건강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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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오줌을 싸면 사람들은 흔히 오줌싸개라고 부른다. 어린 아가라면 몰 라도 다 큰 아이가 하루이틀도 아니도 몇년간 이불에다 지도를 그린다면 이것은 큰일이다. 타일러 보기도 하고 야단을 쳐보기도 하지만 좋아지지 않는다. 요즈음은 오줌싸개라는 말 대신 좀더 고상한 말로 야뇨증이라고 부르지만 부모가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야뇨증에 대해서 알아보 자.
야뇨증이란 오줌을 가릴 수 있는 만 5세가 지났는데도 잘 때 자신도 모르 게 오줌을 싸는 것을 말한다. 야뇨증은 초등학생 열명 중 한두명이 고생 할 정도로 아주 흔하다. 부모를 닮는 경우가 있어 부모가 어릴 때 오줌을 자주 쌌다면 아이들도 오줌을 싸는 경우가 많다.
야뇨증은 아주 드물게 요로감염이나 당뇨 요붕증과 같은 병이 원인이 돼 서 생기기도 하지만 대개는 별다른 이상이 없이 생긴다. 야뇨증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지는데 15세가 되어도 1백명 중 한명은 야뇨증으로 고생한다. 처음부터 오줌을 못 가리는 아이도 있지만 전에는 잘 가리던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갑자기 못 가리는 수도 있다.
아이가 야뇨증이 있으면 부모는 답답하고 힘들지만 어른 이상으로 아이들 도 오줌 싼 것 때문에 속상하고 부모 눈치를 보게 된다. 야뇨증은 아이들 의 의지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타이르거나 야단을 치는 것 으로 좋아지지 않고 스트레스를 주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친구나 이웃 에 무심코 아이가 오줌을 싸는 것을 말하는 부모도 있는데 아이도 자존심 이 상하므로 오줌 싸는 것은 엄마와 아이 둘만의 비밀인 것이 좋다. 키를 씌워 이웃에 소금을 꾸러 보내 창피를 주었던 옛날 이야기를 따라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고 무작정 그냥 두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은 아니 다. 야뇨증이 오래되면 아이가 수치심과 열등감을 느낄 수 있고 유치원이 나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에게서 놀림을 받고 따돌림당하기도 해서 심리적 으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오줌 싸는 것이 걱정되어 남들 다 가는 캠프도 못 가고 방학 때 친척집에도 못 가니 생활에 제약이 생기기도 한다. 부모 역시 스트레스를 받아 괴로운데 빨래와 그 뒤치다꺼리도 쉽지 않다.
이불이야 빨면 깨끗해지지만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면 오래 지워지지 않는 수도 있기 때문에 야뇨증이 오래가고 아이가 오줌 싸는 것 때문에 괴로워하면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요즘은 여러 가지 치 료약이 개발되어 있으며 소아과 의사의 도움을 받으면 야뇨증을 좀더 빨 리 치료할 수 있다.
만 5세가 넘어도 야뇨증이 있으면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야뇨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일반적인 지침과 행동치료와 약물치료가 있다. 야뇨증은 치료될 수 있다는 확신을 부모와 아이가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 평소에 아이를 자주 칭찬하고 격려해 자신 감을 북돋아 주고 소변을 싸지 않았을 때 예쁜 스티커를 붙여 주는 것도 좋다.
오줌 싼다고 야단을 치거나 벌을 주는 것은 소용이 없다. 저녁식사 때 짜 게 먹이지 말고 수분 섭취도 줄이고 자기 전에 주스나 음료는 피하는 것 이 좋다. 잠자리에 들기 전 소변을 보게 하고 부모가 잘 때 깨워서 한번 더 소변을 보게 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일반적인 지침이다. 행동지침으 로는 낮에 소변 참는 연습을 시키고 자신의 이불과 옷을 정리하여 책임감 을 키워 주는 방법이 있으며, 밤에 오줌을 싸면 알려주는 기구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것은 소아과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이런 방법과 병행해서 소아과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을 사용할 수 있다. 코에 뿌리거나 먹는 항이뇨호르몬이나 항우울제 중에서 야뇨증에 효과가 있는 약을 사용하는데 약효는 비교적 좋은 편이다. 이상의 여러 가지 치 료방법은 상호보완 작용이 있기 때문에 소아과 의사뿐 아니라 집에서 부 모와 아이가 같이 노력하는 것이 치료의 지름길이다.
지금도 다 큰 아이가 밤에 오줌을 싸는데도 이불이나 빨며 한숨을 쉬는 부모들이 꽤 있다. 야뇨증은 잘 알고 적절히 치료하면 아이도 엄마도 고 민을 덜 수 있다.
하정훈/ 소아과 전문의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11일 제 18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