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특집

인터뷰/페터 오피츠 뮌헨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최근 한국을 방문한 난민문제 국제적 권위자인 페터 오피츠 교수(60·뮌 헨대학교 정치학과)는 “89년 이전 2백만명의 동독주민이 서독으로 넘어 왔지만 서독은 단 한명도 버리지 않았다”면서 “남한 정부도 헌법 규정 상 탈북자들을 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균관대·충남대에서 개최한 난민문제 등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 한한 오피츠 교수는 80년대 초부터 국제난민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으며, <세계적 난민문제>(1988) <세계적인 이주>(1997) 등 난민과 관련된 다수 의 저서를 갖고 있다.

-독일통일 이전 서독은 동독 탈출자에 대해 어떤 정책을 갖고 있었나.

=45년 이후부터 대량탈주가 시작된 89년까지 동독 탈주자들은 2백만명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때 ‘망명’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서독이 동독 탈출자에 대해 자국민으로 대하는 정책을 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독 탈출자가 서독에 오는 것도 자국민이 자기 나라에 가는 것이 었다.

-89년 대탈출 사건 때 탈출자와 관련해 큰 문제가 없었나.

=물론이다. 89년 당시 동독 시민들은 헝가리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헝 가리는 당시 동유럽국가 중 유일하게 오스트리아로의 여행을 허용하고 있 었다. 오스트리아로 간 동독 주민은 아무 문제없이 서독으로 넘어올 수 있었다.

-그 이전 상황은 어땠나.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이후부터 89년 이전까지의 사람들은 배를 타고 덴 마크·네덜란드 등지를 거쳐 서독으로 왔다. 이 나라들은 동독하고 외교 적 관계가 긴밀하지 않고 서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큰 문제가 없었다 .

-한반도에서도 최근 탈북자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남한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망명은 다른 제 3국 국민이 왔을 때 경우를 말한다. 남한은 북한지역까지 통치권을 주장 하므로 탈북자들도 망명자가 아닌 자국민으로 봐야 한다.

-주로 중국을 통해 탈북하는데 중국의 입장이 강경하다.

=남한 정부는 중국에 대만과의 관계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 은 대만까지도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고 대만으로부터 오는 사람들을 받아 들인다고 천명하고 있다. 따라서 남한 정부는 북한까지도 법적인 통치권 임을 내세워 중국과 다를 것이 없음을 설득해야 한다.

-만약 황장엽씨처럼 귀순신청을 한 사람을 남한 대사관이 돌려보낸다면.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만일 중국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를 치 외법권 지역인 대사관 안에 두는 수밖에 없다.

-남한 정부는 탈북자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지적이 있다.

=서독의 경우는 동독 탈출자를 우선 모두 다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후에 간첩이 있으면 체포했다. 남한 정부도 헌법상 북한까지 통치권이 미치는 것으로 규정했다면 전부 다 받아들여야 한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11일 제 1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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