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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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비록 한국을 떠났어도 조국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호주 교포 들의 ‘대부’인 신경선(79)옹은 조국을 위한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 고 앞장서 나선다.
신옹은 현재 호주 시드니에서 교민들을 상대로 충효 및 경로사상을 높이 고 한글애호사상을 확산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호주 충효운 동본부’(시드니 9718 -2288)를 만들어 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도 이 때문 이다.
신옹이 충효운동에 나선 것은 최근 들어 일부 교포 청소년과 유학생들이 점차 조국의 소중함을 망각하거나 탈선 등으로 교포사회에 문제를 일으키 는 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충효운동을 통해 조국에 대한 사랑을 되 새기고 동시에 호주사회에도 기여하는, 존경받는 교포가 될 것을 호소하 고 있다.
신옹이 평생 애정을 갖고 추진해온 일 가운데 또다른 하나는 한글사랑이 다. 교포2세들을 위한 한글교육은 그의 마음에서 떠난 적이 없다. 그가 이민와서 가장 보람있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도 바로 지난 80년 재호 한인 청소년 웅변대회를 개최했던 일이다. 한글사랑을 통해 조국의 뿌리 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그뒤로 매년 10월9일 한글날을 맞아 웅변대회를 개최해왔다. 그러나 몇년 전부터 이 웅변대회가 사라져 신옹의 마음을 아 프게 하고 있다.
“우리의 뿌리가 한국이라는 것을 망각하면 안 되지요.” 신옹은 ‘조국 을 욕되게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래야 한국과 호주사회에 모두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확신 때문이다.
신옹은 지난 70년대 초 처음으로 본격적인 호주이민이 시작될 때 시드니 로 건너온 교포 이민사의 산증인이다. 베트남전 당시 파월기술자(측량사) 로 월남의 맹호부대에 파견됐던 그는 베트남전이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7 4년 일자리를 찾아 호주 시드니로 건너왔다.
그뒤 그는 지난 76년에는 호주 한인회를 창설해 초대 한인회장을 역임하 는 등 한인사회 일에 발벗고 나섰다. 한-호주 우호협력을 위해 한국전쟁 에 참전했던 호주 재향군인과 그 가족 미망인으로 구성된 ‘호-한협회’ 창설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호주 정부가 이민자를 위해 만든 SBS방송 으로부터 한국어 방송시간을 얻어내는 한편, 시드니 한글학교 창설과 교 포 청소년 웅변대회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조국을 위해서 방위성금 모금 운동, 수재민돕기운동 등에도 항상 참여했다. 신옹의 조국에 대한 사랑은 황혼의 나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시드니(호주)=김성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23일 제 17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