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사람이야기

“옌볜 한글잡지, 한국인도 읽어 주세요”

중국 옌볜의 순한글 과학잡지 <대중과학>이 내년이면 창간 40돌을 맞는다 . 조선족에게 대중적인 과학지식을 보급할 목적으로 지난 58년 창간된 이 잡지가 어느덧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이 잡지사에서 일하는 서춘자(41)씨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초청으로 지난 9월25일 한국 을 찾았다.

“<대중과학>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옌볜에서 칩거하다시피 하며 살아 가는 조선족 동포들에게는 꼭 필요한 잡지지요. 옌볜에서 순한글로 된 과 학잡지는 이 잡지가 유일합니다.”

월간인 <대중과학> 8월호는 중국을 파고 든 다층판매(피라미드 판매)의 실상을 동포들에게 전하고 있다. ‘스티븐 호킹의 우주관’과 같은 기본 적인 과학상식도 싣고 있다. ‘8·9월 병충해 퇴치법’처럼 농토를 일구 며 사는 상당수 옌볜 조선족에게 꼭 필요한 농사정보도 제공한다.

하지만 서씨가 전하는 <대중과학>의 미래가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중 국의 개방열풍으로 4∼5년 전부터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중국정부의 예산은 몇년째 동결돼 있지만, 종이값과 인쇄비용, 직원들 월급은 매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독자들의 요구도 산뜻한 편집과 생활정보를 원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지요.”

서씨는 이를 위해 한국의 과학기술단체나 농업관련 단체들과 인적·기술 적 교류를 맺고 싶어한다. 가능하면 편집·취재기자들을 한국에 보내 자 질을 향상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그의 수첩에는 한국에서 만날 관련단체 사람들이 빼곡이 적혀 있다. 한국에 머무르면서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자매결연을 맺는 성과도 이루었다. “한국인들이 옌볜 동포들의 소식에 관심을 갖고 <대중과학>를 정기구독해 준다면 큰힘이 될 거예요.” 서씨 가 어렵게 꺼낸 부탁이다(연락처: 02-394-7430).

이용인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23일 제 1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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