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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마후라>는 시작일 뿐이었다. 이제 주연들이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바뀌었다. 어른들은 더이상 시뻘건 눈으로 청계천 뒷길이나 학교주변의 비디오 암시장 어슬렁거리지 않아도 된다. ‘빨간 보자기’, ‘빨간 스카 프’, ‘빨간 머플러’ 등이 애마와 젓소 시리즈의 대를 이어 공륜의 심 의를 기다리고 있다. 성인용 에로비디오 제작업체들이 발빠르게 <빨간 마 후라> 아류작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어른들은 <빨간 마후라>의 청소년 들을 일방적으로 단죄했다. 청소년들은 몰매를 두들겨맞아 피투성이가 되 었다. 그들의 피멍을 지워주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데 어른들은 인색하기 그지 없었다. 청소년들을 이 지경으로 몰고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려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빨간…' 시리즈를 통해 그들의 책임은 들 통났다. 음란한 사회의 빨간물은 역류하여 치솟게 마련이다. 이 어른들에 청소년들이 무어라 말할지 착잡하다.
사진·글 이정용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9월04일 제 17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