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사람이야기

“유인촌 교수, 연기가 아녜요”

“훌륭한 배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배우가 가져야 할 기 본적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진짜 연기를 할 수 있습니다.”

유인촌 교수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첫번째 사항이다. 텔레비전은 물론 연극과 영화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인촌(46)씨가 오는 2학기부터 모교 인 중앙대 연극학과 전임교수로 대학 강단에 선다. 이번 학기에는 연출법 , 창작실습, 성격창조 등 3과목의 강의를 맡았다.

유씨가 대학 강단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91년부터 서울시립대를 비롯해 중앙대, 서울예전 등에서 시간강사로 후배들을 가르 쳐왔다. 지난해 중앙대 예술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하기도 한 유씨는 이 번에 교수초빙 심사를 거쳐 전임교수로 정식 발령을 받았다.

“전임교수가 되고 보니 어깨가 더욱 무겁습니다. 현업배우로서 실기를 가르치는 데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하니까요. 현장과 강의실을 연계함으로 써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는 산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유씨는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재주만 믿고 짧은 시간 안에 승부를 걸 려 하는 경향이 있다”며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희곡의 언어를 분석하고 , 흉내가 아닌 진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려면 문학·음악·미술 등 연극 외적인 공부와 피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씨는 현재 서울 청담동에 짓고 있는 2백50석 규모의 소극장이 완성되면 학생들에게 연극 기획 및 제작 참여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 대하고 있다.

지난 95년 극단 ‘유’를 창단해 대표직을 맡아오고 있는 유씨는 새학기 강의준비 외에도 9월 초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연극제 특별공연인 <리어왕 >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 연극에는 미국 독일 일본 멕 시코 불가리아 등 7개국 연기자와 윤석화씨 등 국내외 배우들이 함께 출 연해 각각 자국어로 대사를 한다. 주연으로 출연하는 유씨도 이 때문에 요즘은 삼성동 극단 ‘유’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다.

지창은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9월04일 제 1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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