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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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면서 두 나라 국민들에게 여러 피해를 주고 있는 미군과, 아시아 재침략을 노리는 일본 군국주의를 반대하고 아시아 전체 의 평화를 위해 한·일 두 나라 민중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지난 8월22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일본인 20여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일본인들이 한국 내 미군기지 앞에서 미군기지철수 시위 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이나 다카시(39)는 부인 미유키(38), 딸 디사토(8)와 함께 시위에 참가 했다. 그는 교토에 있는 ‘일본의 아시아 재침략을 반대하는 일본인들의 운동’이라는 평화단체의 사무장이다.
시위에 참가한 20여명은 ‘우리땅 미군기지 되찾기 전국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김용한)의 초청으로 8월21일부터 3박4일 동안 한국을 방문했 다. 이들의 방문은 지난 2월 한국의 반기지운동단체들이 오키나와를 방문 한 데 대한 답례이기도 하다. 이들은 방한 기간중 평택, 서울, 동두천, 의정부, 부평 등의 미군기지를 돌아보며 한국의 기지문제를 직접 확인하 고 이 지역에서 반기지운동을 벌이는 이들과 ‘친선의 밤’ 행사도 가졌 다.
“일본 주둔 미군의 열화우라늄탄이 오키나와 도리시마섬에서 일어난 사 고로 한국으로 옮겨졌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방사능 오염 으로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주는 살인무기는 일본과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도 사라져야 합니다.”
대학에서 만나 결혼한 지 15년째를 맞이한 이들 부부는 일본 안에서도 일 본 정부의 자위대 캄보디아 파병 반대운동을 벌이는 등 평화운동의 최전 선에 함께 선 동지이기도 하다. 다카시는 “한·일 민중이 함께 하는 강 력한 평화운동만이 일본의 군국주의 재무장과 미군의 동아시아 지배전략 에 맞설 수 있다”며 두 나라 국민들의 연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창석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9월04일 제 17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