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건강만세

기저귀 발진엔 씻고 말려라

여름에는 아기들이 땀을 많이 흘리면서 기저귀 발진에 잘 걸린다. 한 번 짓무르면 잘 낫지 않는 것이 기저귀 발진인데 그렇다고 기저귀를 안 채울 수도 없고 난감한 일이다. 아이를 키우면 적어도 한번은 겪게 되는 기저 귀 발진이지만 주위에서 권유하는 말은 조금씩 다르다. 참기름부터 감자 가루까지 다양한 치료제가 등장한다. 아기의 기저귀 발진, 어떻게 해야 할까.

기저귀 발진이란 일종의 자극성 피부염으로 기저귀가 닿는 부위에 생기는 피부염을 말한다. 기저귀에 아기의 연약한 피부가 긁혀서 생기기도 하고 젖은 기저귀에 피부가 불어 쉽게 손상을 받아 생기기도 한다. 기저귀에 묻은 대변과 소변에서 생긴 암모니아가 약해지고 짓무른 아기의 피부에 염증을 일으켜 생기기도 한다. 여기에 ‘캔디다’라는 곰팡이까지 자라면 기저귀 발진은 심해지고 오래간다. 기저귀 발진이 생기면 기저귀가 닿는 피부가 발갛게 변하고 심하면 짓물러 피부가 벗겨지고 피가 날 수도 있다 . 피부가 헐게 되면 아기는 아파서 보채고 엄마가 손만 대도 울게 된다. 아기들도 힘들고 보는 부모도 힘든 것이 기저귀 발진이다.

기저귀 발진은 예방이 제일이다. 젖은 기저귀가 아기의 엉덩이를 오래 감 싸고 있을수록 발진이 잘 생기므로 기저귀는 젖자마자 갈아줘야 한다. 공 기를 잘 통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비닐 기저귀 커버는 공기가 안 통 해 습기가 차고 피부가 숨을 쉬기 곤란하다. 대소변을 본 뒤에는 잘 씻겨 줘야 하고 비누를 사용할 때는 피부에 비눗기가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궈 주고 엉덩이는 잘 말려줘야 한다. 목욕 뒤에는 피부보호제를 아기의 엉덩 이에 발라주는 것도 좋다. 기저귀는 잘 세탁하여 완전히 말려야 하고 자 주 삶아주는 게 좋다. 비눗기가 남지 않게 잘 헹구어야 하고 자주 햇볕에 말리는 것도 필요하다. 간혹 기저귀를 모아서 세탁하려고 물에 담가두는 경우가 있는데 세균이 잘 자라 아기의 피부에 해롭기 때문에 기저귀는 물 에 담가두면 절대 안 된다.

기저귀 발진이 생겼을 때 제일 중요한 치료도 역시 아기의 엉덩이를 잘 씻겨주고 말려주는 것이다. 피부가 접히는 부분까지 잘 닦아주고 습기 찬 날에는 드라이어를 사용해 말려주는 것도 좋다. 드라이어를 너무 가까이 해서 피부가 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면 기저귀를 쓸까 종이 기저 귀를 쓸까 고민하는 부모도 있는데 어떤 것을 사용하든 자주 갈아주는 것 이 중요하다. 면 기저귀는 자극성이 적어 좋지만 밤잠이 많은 부모라면 밤에는 차라리 흡수성이 좋은 종이 기저귀가 나을 것이다. 발진이 잘 낫 지 않으면 하루에 몇 시간씩 기저귀를 채우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 기의 몸이나 옷과 이불에서 지린내가 난다면 적신호이다. 지린내는 암모 니아가 남아 있다는 증거이고 암모니아를 만드는 균들이 자라고 있을 가 능성이 있으므로 이불과 옷은 살균 소독을 하거나 삶아서 햇볕에 잘 말리 고 아기는 목욕을 깨끗하게 시켜야 한다. 기저귀 발진이 심한 경우는 소 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부신피질 호르몬제나 항진균제 연고를 필요에 따라 처방하기도 한다.

아기의 엉덩이가 짓무르기 시작하면 이른바 잘 듣는다는 연고를 바르고 땀띠분을 톡톡 뿌리고 흐뭇해 하는 부모들이 많다. 연고를 바를 때는 그 위에 분을 뿌려서는 안 된다. 연고와 분을 같이 사용하면 떡같이 피부에 달라붙어 피부가 숨을 쉴 수 없고 습기를 머금은 분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를 보호하는 로션 종류는 기저귀 발진이 심한 경 우는 치료 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에 로션만 바르고 낫기를 기다리다가는 아기만 고생시킨다. 엉덩이에 생겼다고 다 기저귀 발진도 아니고, 기저귀 발진이라고 다 같은 약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니 함부로 연고를 바르는 것 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하정훈/ 소아과 전문의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9월04일 제 1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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