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맵시내기

셔츠는 속옷이 아니다?

영화 속의 한 남자 배우는 흰색 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맨 모습이 유독 잘 어울린다. 흰색이 그대로 얼굴에 투사되어 깔끔하게 면도한 얼굴이 더욱 환하다. 셔츠도 이처럼 잘 입으면 자신의 매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남성들은 일률적으로 통자 허리 사이즈의 셔츠를 입고 있다. 사이즈가 크면 그만큼 바지 속으로 들어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맵시가 나지 않게 된다. 셔츠는 어떻게 입는 게 좋을까.

김영삼 대통령이 대선을 치를 때 속옷을 입지 않고 야하게 맨몸에 셔츠만 입었다고 비방하는 걸 본 기억이 있다. 김 대통령은 사실 셔츠를 제대로 입었던 것이다. 셔츠는 속옷과 겉옷의 기능을 동시에 갖추고 있기 때문이 다. 그런데도 많은 남성들은 아직도 셔츠를 입기 전에 런닝셔츠라고 하는 속옷을 입고 셔츠를 입는다.

셔츠의 천은 1백% 순면이 가장 좋다. 면은 숨쉬는 천으로 땀을 잘 흡수해 서 좋으나 손질이 조금 까다로운 단점이 있기는 하다. 몸이 비치는 게 영 내키지 않는다면 촘촘하게 짜여진 옥스퍼드 소재의 셔츠를 입으면 되겠다 . 그래도 쑥스럽다면 흰색 속옷을 받쳐 입는다.

셔츠의 소매 길이는 손목을 덮는 정도가 좋다. 슈트 상의 밖으로 1.5㎝ 정도 나오도록 입는 게 맞춤이다. 목 뒷부분 슈트 칼라 위로 셔츠 칼라가 적당히 올라오도록 입어야 한다. 셔츠의 생명은 칼라에 있다. 너무 꽉 끼 면 불편하고 답답해 보인다. 너무 크면 넥타이가 비뚤게 매어지므로 제일 윗단추를 채운 뒤 손가락 두 개를 칼라 속으로 넣어보아 여유있게 움직이 는 정도가 가장 알맞다.

칼라에는 대개 1. 버튼다운 칼라 2. 레귤러 칼라 3. 핀 칼라 4. 윈저 칼 라 5. 탭 칼라 6. 라운드 칼라 등이 있다. 얼굴이 긴 형은 뾰족한 칼라보 다는 넓게 퍼진 게 좋고, 둥근 형의 얼굴은 라운드형을 피한다. 목이 짧 은 사람은 칼라의 폭이 좁아야 하고 목이 긴 사람은 칼라의 폭이 넓은 게 좋다.

흰색 셔츠 이외에 양복에 흰색과 파란 색의 가는 줄무늬 셔츠를 입으면 정장 분위기가 난다. 색깔있는 셔츠 중에는 칼라와 커프만이 흰색으로 된 셔츠가 있는데 스타일이 깔끔해 디자이너, 전문직 종사자들이 즐겨 입는 다.

정연아/ 표정연구소 소장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9월04일 제 1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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