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작은권리 찾기/전문가 의견

행정과실 손배청구로 보상받을 수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도난차량에 부과된 주차위반에 대한 과태료이므로, 95 년 중구청에서 이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취소한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날 2회째 부과된 과태료의 경우 취소사유가 같은데 도 왜 부과처분을 취소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행정착오라면 법원의 절 차를 밟기 이전에 구정 차원에서 해결돼야 할 사건이다.

그럼에도 중구청쪽에서 서울지방법원에 과태료 재판을 요구한 것은 행정 과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양병호씨는 중구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만약 법원에서 과태료 처분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판결이 과태료 부과 가 옳다고 인정하고 차량에 압류처분을 내릴 경우, 양씨는 이에 대해 7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여 불복할 수 있고 항고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복잡한 법적 구제절차를 밟기 이전에 행정착오 를 손쉽게 정정하는 절차를 두어 양씨의 사례와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 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잘못된 주차위반 과태료 부과의 예로, 서울지방법원이 안양시에 대한 박 모씨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한 경우가 있다.

1995년 박모씨는 안양시로부터 주차위반 과태료 납부고지서를 받았다. 그 러나 박씨는 그런 사실이 없어 안양시에 이의를 제기하였다. 아무런 답변 없이 1년이 흐른 뒤 박씨는 어느 날 안양시로부터 “주차위반 과태료 납 부를 촉구한 바 있으나 응하지 않아… 지방세법 28조 1항과 국세징수법 2 4조 1항 규정에 의해 귀하의 차량을 압류하였음을 통보합니다”라는 내용 의 통보를 받았다. 엉터리행정에 분노를 느끼던 박씨는 새로운 사실을 기 억해냈다. 주차위반 날짜는 1995년 3월10일, 새 차를 사서 신규등록을 한 날짜는 그해 4월20일이었던 것이다. 명백히 과태료 부과가 잘못된 것이어 서 박씨는 안양시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결국 96년 6월20일 서울지방법원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박씨는 승소했고 , 안양시는 공식사과와 함께 5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했다.

장소영/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 간사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9월04일 제 173호


커버스토리 포커스 문화시대 특집 지난호 전체보기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