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
1997년07월17일 제 166호 한겨레21

이회창 36.6%, 정체 속의 독주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 경선전이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대표 교체, 괴 문서 사건, 공식 선거전 돌입 등 여건의 큰 변화 속에서도 이회창 후보가 변함없이 2위와 여전히 큰 차이로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겨레> 여론조사팀(팀장 원성연)이 7월4일부터 6일까지 사흘에 걸쳐 전국 15개 시도의 지역 선출 대의원 3백85명과 당연직 및 중앙의 선 출직 대의원 1백19명 등 총 5백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의 오차한 계는 95% 신뢰수준에서 ±4.4%이다. 편집자

신한국당 대의원들의 후보별 지지도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36.6%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15.1%의 지지를 얻은 이인제 후보, 3위는 10.0%를 얻은 이수성 후보가 차지했으며, 그뒤를 김덕룡 후 보(8.8%)가 바짝 뒤쫓고 있다. 이어 이한동 후보는 5.5%, 박찬종 후보는 5.3%, 최병렬 후보는 0.7%를 기록했다.


김덕룡 상승, 박찬종 하락

지난 6월15일 <한겨레> 여론조사팀의 조사와 비교할 때 1, 2, 3위의 지지 율은 등락의 폭이 다소 차이가 있지만, 두드러진 추세의 변동은 없는 것 으로 보인다. 7명의 후보 전체를 놓고 볼 때는 김덕룡 후보의 상승과 박 찬종 후보의 하락이 대조를 이룬다. 당내파 가운데 독자세력이 탄탄한 김 후보는 3.2%에서 8.8%로 도약했으나, 대중지지도에 비해 당내 지지도에서 는 고전하고 있는 박찬종 후보는 9.0%에서 5.3%로 지지도가 크게 후퇴했 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양상은 이회창 후보가 대표직 사퇴와 이만 섭 대표서리 임명이라는 다소 불리한 상황 변화에도 여전히 선두에서 독 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직 사퇴 전인 지난 6월15일의 지지도 36.6%가 거의 고스란히 유지되는 등 다른 주자 진영에서 예상했던 대표직 상실로 인한 영향을 별로 받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지율이 정체 상태여 서 이른바 이회창 대세론 역시 주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현 상 황은 다른 후보들의 합종연횡에 따라서는 언제든 역전당할 수 있는 유동 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 지지도에서도 이 후보는 호남(김덕룡 후보 33.9%, 이 후보 29.0%) 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 정권의 기반인 부산 경남에서도 36.9%를 얻 어 이수성 후보(13.7%)와 박찬종 후보(13.4%)를 큰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 연령별로도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1차에서 탈락할 경우 2차투표 때 누구를 밀겠느냐’는 물음에 대해 대의원들의 18 .0%가 이인제 후보, 15.6%가 이회창 후보를 꼽았다. 약 40%가 ‘그때 가 서 결정하겠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회창 후보는 ‘대안’으로서의 흡수력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본선에서의 경쟁력도 이 후보가 48.1%로, 이인제 후보(14.0%) 와 이수성 후보(10.3%)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밖에 지지 도와 상관없이 ‘누가 최종 후보가 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서는 전 체 응답자의 55.6%가 이 후보를 지목했다. 이는 지난 6월15일 조사 때(48 .8%)에 비해 7%가 높아진 수치다.


이수성 지지는 늘어날 여지 커

이에 비해 이번 조사 결과만을 놓고 볼때 어느 누구도 이회창 후보에 맞 설 ‘대항마’로 뚜렷하게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 텔레비전 토론회 이후 지지도가 급상승했던 이인제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도 다른 후보를 제치고 2위 자리를 지켰다. 지역별 지지도에서도 충청권의 30.4%를 비롯해 서울 20.4%, 대구 경북 15.3% 등 고른 지지를 기록했다. 그리고 응답자의 40.7 %가 최종 결선을 이회창 대 이인제의 대결로, 30.7%가 이회창 대 이수성 의 대결로 보고 있을 정도로 이인제 후보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졌다. 그 러나 이인제 후보에 대한 지지도(<한겨레> 조사)는 지난 6월15일의 17.7% 에서 이번에 15.0%로 다소 처지는 등 상승세가 주춤한 형국이다. 일반 유 권자들을 사로잡은 세대교체 바람이 신한국당 전체 대의원의 약 60%에 가 까운 50, 60대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수성 후보는 전체 지지도에서 3위에 머물렀으며, 그마저도 김덕룡 후보 에게 위협당하고 있는 양상이다. 지역별로는 대구 경북 지역(30.0%)에서 2위를 차지했을 뿐 서울과 인천 경기, 충청 등 수도권에서는 바닥세에 머 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는 특히 본선 경쟁력이나 김대중 야 권 단일후보에 대한 가상대결에서 이인제 후보보다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 타나는 등 오히려 당내의 기대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번 조사는 정발협의 이수성 후보 지지 결정이라는 상황 변화가 전 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었다. 따라서 앞으로 이수성 고문에 대한 대의원 지지도는 민주계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구체화될 경우 상당히 늘어날 여지 가 크다고 하겠다.

박찬종 후보도 이인제 후보의 상승으로 추락한 ‘피해자’인 것으로 나타 났다. 자신의 텃밭인 부산 경남에서조차 13.4%로 이인제 후보(11.1%)에 쫓기고 있으며, 본선 경쟁력 항목에서는 이인제 후보(14.0%)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9%에 머무는 등 대의원들의 관심에서 차츰 밀려나고 있는 양 상이다.


“대통령 경선 관여” 22%

이번 조사 결과만을 놓고 볼 때는 후보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경우 지지표 가 그대로 따라간다고 가정한다 하더라도 반이회창 후보 연대가 이회창 후보를 이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병렬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5명 후 보의 지지율을 합해야 이회창 지지율을 앞지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 히 속내를 보이지 않는 부동표의 흐름이나 대세 판단에 따른 '표심'의 동 요 따위를 감안한다면 아직은 섣불리 장담할 수 없다고 보는게 정확할 것 같다.

한편 신한국당 대의원들은 지지후보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 에 대해서 합동연설회(35.0%)와 민심(34.0%)을 먼저 꼽았다. 다음으로는 지구당위원장의 의중(18.7%)과 당 총재의 의중(4.1%)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김 대통령이 이번 경선에서 중립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대의원이 71.3%인 반면에 어떤 식으로든지 관여할 것으로 보는 의견은 22.0%에 불 과했다. 또 응답자의 85.6%가 경선이 공정하게 치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철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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