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1997년07월17일 제 166호 한겨레21

연세대 의과대 황수관 교수

‘신바람 건강법’의 주창자인 황수관 교수는 환자들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웃기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텔레비전에 출연하기 위해 별도로 화술을 연구한 적은 없다고 한 다.

―어떻게 그런 화술을 터득하게 됐나.

=환자 한명과 내가 대면하는 시간은 기껏해야 10분 정도밖에 안 된다. 그 나마 5분은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고, 내가 환자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5분이다. 그래서 환자가 내쫓기는 듯한 느낌을 갖지 않고도 짧은 시간에 나의 의도를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을 항상 생각하게 됐다. 그런 습관이 몸에 밴 것이다.

―웃음 명강사들이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 하는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우리 사회가 갑갑하고 어려움에 봉착해 있기 때문 이 아닌가 싶다. 우리 사회가 숨막히는 긴장감에 쌓여 있다는 반영인 것 이다. 사람들은 웃음에서 새로운 탈출구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나의 경 우는 사회 전반의 건강 불안증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등장하고 있는 웃음 명강사들이 너무 웃기는 데만 치중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것은 청중들과 시청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강의내용이 빈약한 데다 삶 의 철학이 없고, 단지 웃기려고만 한다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시청 자들과 청중들은 현명하다.

―신바람 건강법이 너무 평범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건강의 비결은 상식에서 나온다. 곰 발바닥이나 곰 쓸개를 먹는다고 건 강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잘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 된다. 문제는 사 람들이 알면서도 실천을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특이한 건강법을 알려주 기보다는 평범한 건강상식을 사람들이 실천하게 하는 데 강의의 목적을 둔다. 그래서 가능한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 웃기려고 하는 것이다.

―건강법은 서로 다른 이론이 너무 많아 혼란스럴 지경이다. 당신은 아침 을 든든히 먹으라고 한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아침을 굶으라고 한다.

=나는 철저하게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만 말한다. 아침을 안 먹으면 혈 당이 줄어든다. 혈당이 줄어든다는 것은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에 너지가 부족하면 뇌의 활동에 지장이 있게 된다. 그래서 아침을 먹으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뇌의 기능이나 위장병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자기 영역 을 넘어선 것은 아닌가.

=생리학을 전공했으니까 기본적인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도 범주 를 넘어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관련 전문의들의 조언을 받고 있다. 모든 내과 의사나 신경정신과 의사들이 봐도 동의할 수 있게 말이다.

―시청률이라는 인기와 강의의 질 사이에서 갈등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글쎄(웃음). 방송사에서는 농담조로 “재밌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나 도 가능한 재밌게 강의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강의의 질과 재미를 겸비 하는 것이 항상 쉽지는 않다. 원맨쇼에 그치지 않으려고 늘 주의를 기울 인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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