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1997년07월17일 제 166호 한겨레21

역사로 떠난 미국의 '국보'

“미국은 ‘국보’를 잃었다.”

지난 7월2일 왕년의 명배우 제임스 스튜어트가 베버리힐스의 자택에서 심 장마비를 일으켜 89세의 나이로 숨지자,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렇게 추도했다. 미국 언론들도 ‘위대한 미국인 가다’ 등의 제목으로 앞다퉈 그의 죽음을 크게 보도했다.

1940년대와 50년대에 주로 활약한 스튜어트는 느린 말투와 중산층 미국인 다운 풍모로 <형제는 용감했다> 등 70여편의 영화에 출연해 전후 미국의 보수적인 가치와 도덕을 대변한 인물이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프린스턴대학에서 건축학 을 전공한 뒤, 1932년 뉴욕 브로드웨이의 연극계를 통해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2차대전이 일어나자 그는 미국적 가치를 은막 속에서 체현하던 배우답게 41년 공군에 입대해 직접 전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40년에는 <필라델피아 이야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으며, 이후에도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46년), <멋진 인생>(47년), <하비>(5 0년), <살인자의 해부>(59년) 등의 작품으로 4번이나 주연상 후보에 올랐 다.

과묵하고 온화한 성격이었던 그는 출연작품 속에서도 현실의 자신과 비슷 한 인물 역을 주로 맡았으며, 특히 <이창>(54년), <현기증>(59년) 등 히 치콕 감독의 작품에 자주 출연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영화평론가 리처드 쉭켈은 스튜어트가 “고전 영화 시대의 마지막 위대한 배우였다”며 특히 50년대 이후의 서부극 등 그의 후기작품을 높이 평가했다.

임민 기자/ 한겨레 국제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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