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1997년05월22일 제 158호 한겨레21

아파트공동체, 알아야 만든다

(사진/아파트 관리는 부정.이권개입이 이루어지기 쉽다. 삼환아파트 주민들은 부당한 관리비 인상에 맞서 새로운 아파트 만들기에 나섰다.)

아파트 주민인 당신은 다음의 질문들 가운데 몇 개나 알아맞출 수 있을까 . 첫째, 건물분양 면적·공용면적·대지공유지분 면적의 정확한 개념은 무엇인가. 둘째, 아파트 관리규약의 중요한 내용을 알고 있는가. 셋째, 한달에 내는 관리비는 정확하게 얼마이고, 모인 관리비는 어떻게 쓰이는 가. 넷째, 아파트가 재건축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다섯째, 우리아 파트의 위탁관리회사는 어디이며 한달 위탁비로 한 가구당 얼마나 내나. 한두 문제라도 정확히 알고 있다면 당신은 아파트를 살림의 공간으로 인 정할 수 있는 소양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세 문제 이상을 맞췄다면 당 신은 아파트를 살기좋은 공동체로 만드는 운동을 주도해도 좋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마 위의 질문들에 당혹해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내가 몰라도 다 알아서 해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이들을 데리고 아파트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까. 권리의식을 높이려 면 먼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아파트운동가들이 만든 것이 아 파트법률학교와 아파트시민학교이다. 이 학교는 아파트문제에 관심을 두 는 시민과 아파트주민들을 상대로 아파트와 관계있는 법률, 시설, 환경 등 불거질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다루는 교육의 장이다. 물론 하자보수나 입주자대표회의의 민주적 구성 등 주민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문제를 기 본주제로 삼는 것이 원칙이다. 지난 95년 수원에서 처음 시작된 이 학교 는 현재 여러 아파트촌으로 퍼지고 있다. 지금까지 학교형태로 교육이 진 행되는 곳은 평택, 분당, 광주, 일산 등 새도시와 아파트밀집지역들이다. 초기 법률에만 치중되던 교육내용은 현재 사회복지나 환경분야로 그 폭을 넓혀가고 있다. 수원 살맛나는 아파트 만들기 시민모임의 이은주 회장은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은 전업주부들을 아파트시민 학교로 이끌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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