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독자
1997년05월22일 제 158호 한겨레21

김대년·안태숙씨 부부

100원도 돈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100원은 돈으로 쳐주지도 않는 세 상이다.

그러나 100원은 큰돈이다. 옥수수 769g에 해당하는 액수. 그 돈이면 북한 주민 한사람이 이틀간 끼니를 이을 수 있다.

김대년(39)·안태숙(38)씨 부부는 요즘 그 100원의 보람을 누리고 있다. 경기도 벽제 통일로 부근의 보리밥·손두부 전문점 ‘농가’. 부인 안씨 가 경영하는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 북녁동포 돕기를 피할 수 없다. 식대 에서 100원을 ‘성금’으로 적립하기 때문이다.

식당에선 ‘사랑의 손길’을 스스로 실천하도록 식사 뒤 스티커를 나누어 준다. 손님들은 이 스티커를 마당에 있는 한반도 지도판에 붙이면 된다. 지도판 밑에는 참여숫자가 기록돼 있다. 매월 말일 적립금을 한겨레신문 사에 기탁한다는 글귀도 붙어 있다.

남편 김대년씨의 아이디어였다. 북한 꼬마들의 굶주림 실상을 보도한 <한 겨레21>152호 커버스토리와 <한겨레>가 벌이는 북녘동포돕기운동이 강력 한 동기로 작용했다. “큰 부담이 안 되면서도 많이 이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지요.” 행사 개시 8일 만인 5월11일까지 참여 한 숫자는 6백50명. 적게는 1천원어치에서 많게는 5천원어치까지 스티커 를 따로 사 붙이고 가는 손님들도 있단다.

김대년씨는 철원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고교졸업 직후인 79 년 공무원 사회에 들어와 지금은 5급 사무관이다. 처음엔 농림수산부에서 일했지만 88년부터 지방 선관위에서만 일하고 있다. 그는 <한겨레21> 독 자만평 필자이기도 하다. 94년부터 ‘김상’이라는 필명으로 꾸준히 작품 을 싣고 있다.

아내 안태숙씨는 96년 8월에 이 식당을 열었다. 문산에서 6년 동안 도자 기 가게를 운영했던 사업경험도 갖고 있다. “손익분기점은 넘었지요. 직 접 만드는 두부맛과 15가지가 넘는 풍성한 반찬 덕분인가봐요.”

‘100원의 사랑’은 가을까지 계속될 계획이란다. 부부는 말한다. “이런 운동이 다른 식당에도 널리 퍼졌으면 해요. <한겨레21>도 지치지 마세요. 북녘동포 실상에 대한 감동적인 기사들을 계속 써주셔야겠죠?”

고경태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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