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주장
1997년05월22일 제 158호 한겨레21

천정부지의 광고 모델료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의 여의봉은 그 무게가 아주 무거워서 아무나 들 수 없었다고 한다. 또 “커져라”는 주문만 외면 하늘을 뚫고 우주로 나간다. 요즘 광고의 모델료도 마치 여의봉 같다는 생각이다.

무조건 ‘억’이라는 주문을 쉴 새 없이 외치고 있다.

물가가 올라서인가. 아니면 광고 모델이 국민을 고뇌에서 해탈시켜 열반 의 경지로 이르게 하는, 즐거움의 매개체적 존재라서인가.

거기다 한술 더 떠 이제는 해외 스타가 젊은이들에게 인기 좀 있다고 하 면 많은 돈을 뿌려서 모셔오기 바쁘다. 물론 광고의 속성은 관심끌기다. 시선을 잡기 위해선 특별하고 오뉴월 메뚜기 뛰듯이 튀어야 한다. 기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쓴 만큼 벌어야 한다는 인과적 기업윤리의 기본 결과 가 우리를 잘못된 지식으로 인도하며 주머니의 먼지까지도 털어내게 한다 . 마치 암수 사마귀의 오묘한 교미와 먹이사슬 관계는 기업의 상품광고와 우리 생활의 양상이 별반 다른 게 없는 것 같다. 물론 모든 광고가 단점 만을 표출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의 폭우 속에서 오히려 풍부하고 유익한 정보와 실용적 광고의 효율성을 실감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광고는 단점 보다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음식의 고마움보다 나쁜 음식에 대한 불평의 목소리가 더 큰 게 사람의 속성이듯이 요즘의 광고 모델료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고물가와 시장성이 서로 사귀고 있기에?

또 광고 시청자가 원해서?

스타들이 그런 비싼 광고료를 받으라고 누구도 권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런 액수는 기업이 주고 싶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그들은 줄 수밖 에 없는가. 바로 여기에 원인과 해결책이 존재한다. 그 스타를 써먹으니 까 사람들이 그 상품을 잘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1차적인 것은 ‘누가’보다는 ‘어떻게’ 이다. 무얼 말하는가. 우리에게 얼마나 유용한가. 비싼 제품은 많은 광고 료도 상품값에 한몫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가뜩이나 불황에 허 덕이는 경제에서도 광고료는 여지껏 그 거품이 걷히지 않고 있다. 물론 기업이 먼저 변해야 한다. 상품의 질을 우선하지 않고 스타에 의존하는 판촉전략이 세계시장에서 통할 리 만무다. 우물안 개구리식의 광고전략을 과감히 폐기하고 상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세롭게 세우는 것이 국가 경제를 바람직하게 할 것이다. 소비자들도 어서 바삐 눈을 떠야 한다. 지 금 이 순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무시무시하고 거대한 사마귀가 뒤통수 를 갉아먹고 있을지도 모른다.

김용관/ 충남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 중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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