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1997년05월22일 제 158호 한겨레21

칠판없는 교실이 온다

(사진/시범학교에 설치된 멀티미디어교육시스템. 컴퓨터를 중심으로 음성과 영성 처리가능 기능.통신 기능을 추가, 교육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멀티미디어교육시스템 개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15개 과학고 전체와 2백개 실업계고교에 시범적으로 설치됐던 멀 티미디어 교실이 올 들어 크게 늘면서 이에 참여한 국내 국내컴퓨터 업체 만도 40여개로 늘어난 것이다.

이미 전국 3백여개 학교에서 멀티미디어 교실이 만들어졌고, 3백여개 학 교는 계약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업계의 높은 관심은 이보다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공동수업 중에도 개별 지도 가능

교육부는 지난 2월 정보산업 인력을 키우기 위해 99년까지 전국 모든 학 교에 멀티미디어교육시스템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전국초등학 교에 멀티미디어 개인용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정보화 및 컴퓨터 교육환 경을 무료로 구축하고 방과 뒤 특별활동 형태의 수익자 부담 교육을 운영 한다는 것이다. 즉 현재 학원에서 5만~10만원하는 컴퓨터 교육 등을 학교 내로 흡수해 월 3만원 정도의 낮은 비용으로 이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교사들에게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고 모든 초·중·고등 학교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학교전산망을 국가초고속전산망과 연결시키는 2002년까지 이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 부에 따르면 전국의 학교 총수는 1만개를 넘는다. 이중 입시에 바쁜 중고 등학교를 뺀 뒤 초등학교 중에서 학생수가 1천명 이상인 학교만 선택해도 총 3천4백개교에 이른다. 교육부는 이들 학교에 총 17만대의 컴퓨터를 공 급할 예정이다. 컴퓨터 등 하드웨어 설치와 교육용소프트웨어, 운영요원 등 총 경비를 따지면 한 학교당 비용이 1억~1억5천만원 정도가 들어가는 거대한 사업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교육부의 멀티미디어교육시스 템 개발계획 발표 때 5~6개에 불과하던 참여희망 업체가 현재 40여개까지 빠르게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멀티미디어는 시스템의 구성면에서 일반적으로 두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첫째는 ‘여러 개의 다양한 미디어'라는 뜻으로, 예를 들어 텔 레비전, 비디오, 영화, 컴퓨터, 녹음기 등 각각 독립된 기기를 조합하여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보통 미디어 믹스(Media Mix)라 불리며 진정한 의 미의 멀티미디어로 보기 어렵다. 다른 의미로는 컴퓨터를 중심으로 음성 과 영상 처리 기능과 통신 기능을 추가한 시스템을 말한다. 멀티미디어교 육은 후자를 가리킨다.

멀티미디어 교실은 펜티엄급 컴퓨터 50대와 오디오 및 비디오시스템, 스 캐너, 모뎀, 캠코더, 프린터, LCD프로젝터 또는 근거리 통신망(LAN) 등 각종 멀티미디어 관련시설을 갖추게 된다. 멀티미디어 교실은 먼저 칠판 이 필요없다. 컴퓨터 모니터가 칠판을 대신한다. 교사는 더 이상 분필을 쓰지 않고, 학생들 사이를 오가며 목청을 높일 필요도 없다. 반 전체 학 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학생들에 비해 학습능 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개별 지도할 수 있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학생 들은 각자의 책상위에 놓인 PC와 헤드폰, 마이크 등을 이용해 강의를 듣 고 질문도 하게 된다.


업계 고지선점위해 프로그램 개발 박차

최근 들어 멀티미디어교실 설치를 희망하는 학교들이 늘면서, 멀티미디어 교실 수주 경쟁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국의 학교를 돌아 다니며 설명회를 가지고 있는 컴퓨터 업체들의 광고전략도 최근 다양해지 고 있다.

1백여개 학교와 이미 멀티미디어 구축 계약을 마친 삼성전자는 멀티미디 어 수업과 개인학습이 동시에 가능한 주문형비디오(VOD)시스템과 교 재 제작용 소프트웨어인 '매직스쿨시스템'을 활용한다.대우통신의 경우 동화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VOD방식의 멀티미디어교실을 구축했 다. 대우통신은 특히 업계 처음으로 지난해 초등학교에 이 교실을 개설하 기도 했다.대우통신이 지난해 속초초등학교에 개설한 이 교실은 네트워 크 서버 1대와 교사용 PC 1대,학생용PC 50대를 근거리통신망(LA N)으로 연결하고 TV,VTR,CD레코더,캠코더 등 각종 시청각장 비를 함께 연결해 쌍방향 대화식수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이 밖에도 삼보컴퓨터나 LG전자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멀티미디어 교실에 서 이뤄지는 공감각적이고 쌍방향적인 교육은 시각이나 청각을 이용한 기 존 교육방식의 학습효과보다 두 배 이상의 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 다.

최근에는 인공위성과 인터넷을 통해 원격교육을 실용화하려는 업체들이 생겨 경쟁은 새로운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주)솔빛의 ‘애프터스쿨’이 대표적이다. 솔빛에 따르면 애프터스쿨은 중앙에서 방송프로그램을 만든 뒤 이를 각 멀티미디어교실에 보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솔빛은 이런 방식이 ‘질 높은 강의 내용’을 전국에서 동시에 볼 수 있는 이점이 있 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보조교사를 통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질문과 대답 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고양시 백양초 등학교 등 10여개 학교가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 관계자는 이들 다양한 형태의 업체 중 자신의 학교에 맞는 시스템을 설치하려면 이들 다양한 업체가 제시하는 시스템의 장단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멀티미디어 교실 관 련자료를 하이텔에 올려 놓고 있다. 자료는 하이텔 접속 뒤 go moe 한 뒤 다시 6번을 선택하면 볼 수 있다.

김창석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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