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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재벌 |
1997년05월22일 제 1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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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용곤 명예회장(오른쪽)과 함께 그룹 행사에 참석한 박용오 회장.)
박용오 두산그룹 회장은 두주불사로 소문나 있다. 회장 취임 이전부터 주량으로 박 회장을 이긴 사람은 아직 없었다고 그룹 관계자들은 말한다. 박 회장은 현장 사원들과 저녁 회식을 하게 되면 직접 `‘대포주’를 제 조해서 돌린다. 술잔은 냉면그릇이나 넙적한 사발이다. 술은 꼭 라거맥주 다. 대포주는 원샷이 원칙이다.
취임 이후 박 회장은 매일같이 하던 아침 조깅을 못하고 있다. 좋아하던 골프도 거의 끊은 것으로 알려진다.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밤 12시 전에 집에 들어간 적이 손꼽을 정도라고 한다. 37년생인 박 회장은 우리 나이 로 올해가 환갑이다. 웬만한 건강으로는 엄두도 못낼 일이다. 요즘 그는 일요일에 관악산 등 서울이나 근교 산을 찾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한다. 앞으로는 산행도 직원들과 함께 할 계획이다.
박 회장의 스타일은 전임 박용곤 회장(현 명예회장)과 크게 대비된다. 박 명예회장은 평소에 말이 없다. `권위주의까지는 아니더라도 근엄한 스타 일이다. 박 회장은 활동적이면서도 서민적이다. “박 회장이 회장에 취임 하기 전 일이다. 박 회장은 저녁 약속 때문에 일찍 나간 뒤에 퇴근길에 특별한 일없이 갑자기 사무실을 들르는 일이 많았다. 사무실에서 늦게까 지 남아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이 있으면 떡이나 담배를 내놓거나 술을 청하곤 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창업 1백주년과 회장 교체라는 두가지 큰 일을 치렀다 . 박 회장은 오비맥주의 부실로 초래된 그룹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해 결사를 자처했다. 연륜이 오래된 회사에 만연하기 쉬운 현실안주와 정체 를 벗어나기 위한 승부수다. 그룹 총수까지 바뀌는 마당에 모두가 변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구성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뜻이었 다.
“전통 1백년을 기반으로 도전 1백년을 달성하기 위해 그룹의 분위기를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기업풍토로 전환하는 것을 경영방침의 최우선으로 삼겠다.” 박 회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말이다. 그는 올해 그룹 방침을 도 전경영으로 정하고 그룹 이미지를 공격적인 면모로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