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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05월15일 제 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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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배기 최안나는 지난해 여름 엄마의 손을 잡고 나들이갔던 어린이대 공원의 놀이터를 잊지 못한다. 동그란 터널을 타고 오른 뒤 구름다리를 지나 타고 내려오던 미끄럼틀 하며, 오빠와 함께 하던 시소놀이, 타이어 발판의 그네는 얼마나 편하고 신났던가.
2천세대의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는 8 년된 놀이터가 하나 있지만 안나가 탈 수 있는 놀이기구는 하나도 없다. 미끄럼틀이나 시소 등은 아예 없고 돌지 않는 지구놀이틀과 발판은 갈라 지고 줄마저 떨어진 그네만 녹슬어가고 있을 뿐이 다.
어린이날 선물로 ‘작은 세일러복 인형'을 받는 것이 소원인 안나는 그 작은 꿈이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 엄마는 가난하거든요"
안나는 그러나 그네와 미끄럼틀만큼은 포기하고 싶지않다.
사진·글 이종찬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