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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 앞에서 나는 울었네

당신은 386입니다. 노무현을 찍고 노무현을 욕했습니다. 지금은 이명박을 찍고 이명박을 욕하고 있습니다. 4월9일, 당신은 흰 천막 안으로 들어가 볼펜대를 잡았습니다. 찍자 찍자 이번엔 진보를… 1cm만 아래로… 그렇지… 그런데! 올해 들어 상쾌하게 날아오르는 아파트값이 생각납니다. 그 돈으로 영어학원을 한 개 더 다닐 아이들도 생각납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나도 한때 투사였는데… 안 돼요 돼요 돼요…. 뉴타운을 부르짖던 그분의 이름을 살포시 누르고 말았습니다. 당신은 투표함 앞에서 최루탄을 맞은 것처럼 울었습니다. 그리고 그 끈적끈적한 투표용지를 살포시 떨어뜨렸습니다.

<한겨레21> 706호는 ‘아파트 투표’라는 새로운 현상을 분석합니다. 욕망은 이성보다 힘이 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