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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에 김희애를 보내라

김정일 국방위원장님, 요즘 외롭고 슬프시죠? 아 글쎄, 그 마음 다 압니다. 부정하지 마세요. 콩밥 먹을 위험 무릅쓰고 위로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총대 메겠소” 하던 쓸 만한 측근들 다 세상 떠났죠. 일은 안 하면서 “고저 쳐부숩세다”만 외치는 강경파가 득실대죠. 자나깨나 못 잡아먹어 안달인 부시는 또 어떻습니까. 이번엔 북한 인권법을 쌍절곤처럼 휘두르고 있다네요. 한국엔 기대도 안 하고 중국에 맘 편히 기댈 수도 없고. 고독이 몸부림치는 어느 저녁에 평양 거리를 걷는 위원장님께 노래 잘하는 남쪽 탤런트 김희애씨라도 보내 위로드리고 싶습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부시 대통령님도 요즘 외롭고 슬프시죠? 그 지지율이란 놈이 한동안 참 잘나갔는데요. 텔레비전에서 케리에게 인상 몇번 썼더니 제자리라네요. 아, 말 못하는 게 무슨 죕니까. 싸움만 잘하면 됐지. 그래서 북한이 더 밉게 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은 많으니까 마음 가라앉히세요. 오늘도 성조기를 흔들며 국보법 사수를 외치는 남한 사람들을 생각하세요. 스산한 백악관 창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부시 대통령님. 우리의 김희애씨가 북한 공연을 마치면 그쪽으로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쌍절곤을 휘두르는 미국, 벼랑 끝에 몰린 북한. 극단적인 선택밖에 없는 걸까요? <한겨레21> 529호를 읽으면 정말 김희애씨를 보내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