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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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의 뇌는 어떻게 생겼을까? 국회에서 대통령의 뇌 구조를 문제 삼은 야당 국회의원의 발언에 이어 삼순이와 삼식이 뇌 구조, 강호동, 동방신기 등 연예인의 뇌 구조가 누리꾼들에 의해 ‘분석’된 바 있다. 누리꾼들은 군인들의 뇌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풀빵닷컴(pullbbang.com)에서 발간하는 <짬밥센스> 5탄은 ‘집중탐구! 계급별 머리 속’을 특집으로 구성, 군인들의 계급별 뇌 구조를 분석했다. 이등병은 서열상 계급은 가장 낮지만 머리 속은 가장 복잡한 특징을 지녔다. 이등병의 뇌는 ‘관등성명’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 이유는 “자다가도 누가 건드리면 관등성명을 댈 수 있을 정도의 군기가 잡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서열에 대한 주지’ ‘부르는 소리를 잘 들으려는 의욕’ ‘잘 못 들었습니다의 반사신경’ ‘관물 정리와 10대 군가 숙지 충추’ ‘다림질 기량 시냅스’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일병의 두뇌는 이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한 편이다. 청소나 눈 치우기 등 사역 동원 때 사용하는 ‘삽’ 외에 ‘마대’, ‘곡괭이’, ‘빗자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대 잡일 능력’이나 ‘상병들 위치 파악 뉴런’도 관심거리다. 이때부터 ‘전역 날을 인지하기 시작’하고 ‘갈구고 싶다는 욕망’, ‘휴가에 대한 욕심세포’, ‘애인에 대한 그리움’이 서서히 나타난다.
상병은 군대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단계다. ‘서열 가늠 중추’ ‘꼬투리 잡기 신경’ 등 대부분의 생각이 군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전투화 광에 대한 집착' ‘전투복 줄 잡는 신경’ ‘다른 병사 전투복 줄에 대한 탐색’ ‘모자챙 각도에 대한 신경’이 높아지지만, 반대급부로 ‘날짜 계산 뉴런’이 작동하고 ‘전역을 하고 싶다는 욕망’도 커진다. 제대를 앞둔 병장의 뇌 구조는 가장 단순하다. 오직 전역 날을 기다리는 ‘카운트다운’과 TV 채널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특권 때문에 ‘TV 편성표’에만 관심이 쏠린다. ‘행보관의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도 커졌다. 때문에 자신이 군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세포는 눈을 씻고 봐야 찾을 수 있다.
이 그림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열광했다. “재미있다” “공감한다”는 찬사를 넘어 군대 간부나 훈련병의 뇌 구조도 분석해달라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짬밥센스>는 군을 주제로 한 인터넷 잡지로, 2004년 첫선을 보인 뒤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