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기획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10월06일 제529호
수소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천연가스나 원유 부산물 이용하면 원료가격보다 비쌀 수 밖에… 핵융합이 궁극적인 방법이라는 주장도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수소는 1개의 양성자와 1개의 전자로 이뤄졌다. 가장 간단한 원소인 수소가 지구의 경제와 환경,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열려라 참깨’로 여겨지고 있다. 만일 수소가 자연 상태에서 홀로 존재한다면 바닥을 드러내는 화석연료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대로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소는 항상 산소나 탄소 등에 결합하면서 1g당 2만8680cal의 열을 낸다. 여기에서 에너지 담체로 존재하는 수소를 분리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지금까지 가장 널리 이용되는 수소에너지 생산방법은 천연가스에 포함된 메탄의 수증기 개질법이다. 니켈 촉매에 반응하면서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분해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하는 수소가 연간 4200만t에 이른다. 이는 전세계 수소 생산량의 48%를 차지한다. 물에 1.75V 이상의 전류를 흘려서 양극에서 수소가, 음극에서 산소가 발생하도록 하는 전기분해법도 널리 쓰인다. 석탄의 가스화 공정이나 원유의 정제과정, 황산·취화철 화학공정 등에서도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천연가스나 원유 부산물을 이용하면 수소가 원료 가격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물을 분해할 때 화석연료를 이용한다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원유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화석연료에 기반한 수소에너지 생산은 고비용을 치러야 한다. 미생물이 태양광으로 물을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기술 등은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물론 아이슬란드처럼 기존의 대체 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만드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수소를 만드는 데 대체 에너지를 활용하기 힘들다. 예컨대 풍력으로 우리나라 전략 소비량인 30GW를 감당하려면 1만㎢의 면적이 필요하다. 경기도 크기의 풍력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만일 여기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수송이나 산업용 에너지까지 충당하려면 면적은 몇배나 더 커진다. 이미 다목적댐을 이용한 수력 발전도 한계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 있는 온천수의 온도로는 지열발전소를 세운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최근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프랑스·영국 등이 초고온 가스로를 개발하고 있다. 원자력으로 고온의 열을 낸 뒤 이를 이용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려는 것이다. 원자력 수소는 천연자원이 없어도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핵확산이나 안전성, 방사성 폐기물 등의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원자력 연구자들은 중수소와 삼중수소 등 가벼운 원소들이 서로 결합해 헬륨처럼 무거운 원소의 핵을 형성하는 핵융합을 궁극적인 에너지원으로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