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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 |
1997년02월27일 제 1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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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얼리니스트 정경화(49)씨가 올해로 세계무대에 등장한 지 30년째를 맞았다. 지난 67년 미국 카네기홀에서 열린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하면서 세계무대에 첫발을 내딘 19살 소녀가 이제 쉰을 바라보는 중 년이 된 것이다. 반평생을 바이얼린과 보낸 그가 이제 ‘정경화 30주년 기념공연’을 통해 새로운 음악인생을 시작한다.
런던 바비칸센터가 기획한 이번 기념공연은 내년까지 이어진다. 오는 3월 한국공연을 시작으로, 10월엔 런던에서 잉글리시체임버, 런던심포니와 협 연을 하고, 내년엔 일본, 유럽, 미국을 돈다. 한국공연에선 서울공연(3월 1일 독주회, 5일 체임버 협연)에 앞서 먼저 지방공연(2월20일 포항, 21일 광양, 26일 부산, 3월3일 춘천)을 갖는다. 독주회에선 브람스, 바르톡, 슈만의 소나타를, 체임버 협연에는 바흐의 바이올린 콘체르토와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한다.
30주년을 맞는 그에게선 여유가 느껴진다. “30년이 너무 빨리 지나갔어 요. 지금까지 솔로로 커리어를 쌓는 것에 열중해 왔지만 이젠 뮤직메이킹 을 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쁩니다. 아이들(9살, 12살 아들) 때문인지도 모 르겠어요.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음악이 내 몸에서 난 아이’처럼 느껴 지거든요.”
음악에 대한 생각도 바뀐 듯하다. 완벽주의자라는 평을 듣던 그답지 않다 . “예전에는 연습 때도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느라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이젠 그런 에너지가 없어요. 함께 하는 이들끼리 마음을 맞추는 게 더 중 요하다고 생각하죠.” 그래서였을까. 연습실에서 13명의 체임버 오케스트 라와 소리를 맞추는 그의 바이얼린에선 푸근함과 넉넉함이 배어나오는 듯 했다.
권태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