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1997년02월27일 제 146호 한겨레21

지리산의 신비 속속들이 밝혔다

지리산국립공원 남부관리사무소 이고봉(55) 소장의 지리산 사랑은 유별나 다. 그는 지난달엔 겨울 먹이부족으로 굶주리고 있는 `지리산 야생동물들 을 위해 먹이주기 운동을 벌였고, 봄을 앞둔 요즘은 산불방지를 위해 직 원 50여명과 함께 매일 산을 오르내린다.

“지리산은 국립공원 제1호인 데서 알 수 있듯이 국내외 어느 산에도 뒤 지지 않을 만큼 경관이 빼어날 뿐 아니라, 갖가지 희귀한 동식물을 품고 있는 우리의 보물입니다. 대대손손 물려줄 이 민족의 영산을 잘 가꾸고 보호하는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94년 5월 이곳 소장으로 부임한 뒤 매일 지리산을 오르고 틈만 나면 지리산 종주를 즐길 만큼 지리산에 푹 빠진 그이지만 “아직도 지리산의 신비를 속속들이 모른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그는 누구 못지 않게 지리산에 대해 해박한 편이다. 부임한 지 1 년 만인 지난 95년 지리산의 환경과 지질, 동식물, 절경, 문화재 등을 담 은 <지리산 가이드북>을 내어 내로라 하는 `지리산 박사들을 놀라게 했다 . 또 지난 94년 10월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리산에 서식하는 동식물과 곤충 2천여점을 전시한 탐방안내소를 열어 관광객들에게 지리산의 소중함 을 일깨우기도 했다.

“사람들이 너무 산을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요. 정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산을 대한다면 산을 더럽히거나 사고를 당할 위험은 없습니다.”

부임하자마자 해마다 3월부터 매주 월요일을 청소의 날로 정해 지리산 구 석구석의 쓰레기를 뒤진다는 그는 그래도 해마다 쓰레기 양이 줄어드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는 진짜 지리산 사람이다.

지리산=정상영 기자/ 한겨레 스포츠레저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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