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칼럼
1997년02월27일 제 146호 한겨레21

Stone Roses, Garage Flower

* 1997년 팝칼럼은 작년에 `한겨레'에 연재되다가 지면 개편으로 중단된 것을 속개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마지막 회는 오아시스(Oasis)를 중심으로 이른바 ‘브릿 팝’(BritPop)을 소개했는데, 그에 이어 80~90년 대 영국의 인디 록을 검토하는 것으로 연재를 속개하겠습니다.

‘브릿 팝’이란 용어는 본래 영국 팝 음악(British Pop Music)의 축약어 이지만, 저널리즘에 의해 94년 이후 대거 등장한 영국의 젊은 밴드들의 음악에 국한해 사용된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밴드는 브릿 팝이라는 ‘국 민가요’가 나타나기 이전, 맨체스터 사운드라는 ‘지방가요’를 탄생시 킨 주역 중의 하나이다.

이들의 음악의 정수를 느끼기 위해서는 정규 1집 앨범인 (1 989)을 듣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 음반이 맨체스터뿐만 아니라 영국 전역 을 들끓게 했던 것은 70년대 이후로 좀처럼 융화를 이루지 못했던 록 음 악과 댄스 음악을 크로스오버했기 때문이다.

1989년은 ‘두번째 사랑의 여름’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하우스(정확 히 말하면, 애시드 하우스 acid house)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하위문화가 활성화된 해이다. 스톤 로지스는 하우스 리듬을 밑에 깔고, 60~70년대의 사이키델릭 기타 사운드를 섞은 뒤, 그 위에 마치 팝의 고전 같은 멜로디 라인을 얹었다. 그 효과는 젊은이들이 기타 밴드의 음악을 들으면서 다시 춤을 출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우스 문화와 인디 록 문화가 결합되었고, 대처리즘하에서 달성된 것처럼 보였던 세대간 화합은 균열의 조짐을 보였 다.

그런데 이들은 소속 레코드사와의 법정투쟁으로 장장 5년간을 침묵해야 했고, 산고 끝에 발표된 <세컨드 커밍>(1995)은 의외로 고전적인 아메리 칸 록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밴드 활동의 한 국면을 대변할 수도 있는 텍스트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밴드는 이듬해 최종적으로 해산 되고 말았다. 이 사건은 하우스 신의 쇠퇴와 더불어 한 시대의 종언을 상 징하는 것이었다.

최근에 발매된 이 앨범은 정식 데뷔 이전 레코딩했던 곡을 모은 것이다. 여기서는 그들이 ‘맨체스터 사운드’의 전형을 확립하기 전의 다듬어지 지 않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전형적인 영국산 펑크네’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고, ‘펑크 치고는 멜로디가 좋다’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Act locally, Think globally!”라는 금언을 실천 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한 밴드의 견습 과정을 잘 보여주는 음반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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