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독자
1997년02월27일 제 146호 한겨레21

서울 충암고 1학년 양항준군

공부하기 싫으면 `한겨레21'을 본다?

그는 그렇다. ‘대학’이라는 두 글자가 부담스러워지는 고1. 이제 며칠 만 지나면 고2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학을 향한 행군뿐. 정규수업에 보 충수업, 또 야간자율학습….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10시 . 다시 책상에 앉지만 정신집중이 쉽지만 않다. 바로 그럴 때 그는 <한겨 레21>을 뒤적인다.

서울 충암고 양항준(16)군. “생각하는 경제를 즐겨 읽죠. 경제에 대한 살아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좋아요.” 그는 이과계 학생이지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다. 논술고사도 염두에 뒀다. 선생님이 늘 시사주간지 하나는 봐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근데 왜 하필 <한겨레21>일까. 일주일에 한번씩 집으로 찾아오는 영어 과외선생님의 추천 덕분이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정기구독 요청’을 했고 흔쾌히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9월이었다.

그런데 늘 헷갈린다.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과 `한겨레21'의 주장이 전혀 다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한총련 시위 때가 가장 심했다. 그래서 뉴스 때면 아버지와 격론을 벌였다. 아버지는 주로 방송을 옹호했 고 그는 `한겨레21'를 두둔했다.

그래도 아버지는 아들의 생각을 존중해준다. `한겨레21'도 꼼꼼히 읽는다 . 부자간에 대화의 시간이 늘 수밖에 없었다. “너무 기뻐요. `한겨레21' 덕에 아빠와의 관계가 참 부드러워졌거든요.”

양군은 무엇을 위해 열심히 공부할까. 그는 치과의사나 도시설계사가 되 고 싶단다. 그 이유가 재미있다. “돈을 많이 버는 직업 아닌가요?” 그 것은 건설업을 하던 아버지가 부도로 고생했던 어린시절 추억에 뿌리를 대고 있다.

대단히 젊은 나이. 양군은 `한겨레21'을 보며 다른 미래를 설계할지도 모 른다.

고경태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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