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엽서
1997년02월27일 제 146호 한겨레21

`한겨레21' 144호를 말한다


검찰의 정략적 수사 우려한다

커버스토리 ‘한보 위장계열사를 뒤져라’는 정경유착의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부패한 권력층을 배후에 두고, 말도 안 되는 대출을 받아 친 인척 명의의 위장계열사에 대출금을 유용했다는 사실이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결혼 전에 중소기업의 대출업무를 담당하면서 은행 문턱이 닳도록 다녔지만 대출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수조원의 한보 대출금을 중소기업 에 대출해 주었다면 현재의 경제 위기를 막고도 남았을 것이다. 한보에 대한 대출과정에서 권력 핵심부가 작용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검 찰은 정략에 의해 몇 사람을 방패막이로 한보사태를 마무리 해서는 안 된 다.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수사해야 할 것이다.

강문금/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1293-5 다세대 3층


한보사태는 문민정부 파산선고

한보사태는 문민정부의 파산선고나 다름없다. 수조원의 대출과정에 정치 실세가 개입했으리라는 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기회 있 을 때마다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거듭 밝히며 문민정부 의 도덕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한보사태의 의혹은 이제 ‘젊은 부통령’ 이라 불리는 대통령의 차남을 포함해 문민정부의 심장부인 청와대를 향하 고 있다. 민주계의 실세들이 한보의 배후에 존재했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 다. 한보사태의 수사는 정권 유지의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정 치적 음모와 깃털론의 실체를 규명하는 가운데 정경유착의 종말을 선언해 야 할 것이다.

김현수/ 서울시 관악구 신림8동 567-20


김형찬씨 분신은 저항 수단이었다

추적 ‘무효! 안기부법’을 지난해 날치기 통과된 노동법과 안기부법을 우려하는 사람으로서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하지만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함!’이라는 기사를 읽다가 치솟는 화를 가눌 수 없었다. 지난해 12 월5일 안기부 요원들에게 불법 연행된 김형찬씨가 ‘죽음에 대한 공포로 엉겁결에’ 분신을 기도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크게 달랐던 것이다. 김형 찬씨는 다른 사람의 영장으로 불법 연행된 뒤 폭행과 고문을 당하는 가운 데 혹시라도 누구의 이름을 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조작된 사건에 연 류될 가능성을 생각해 자신이 잡혀 있는 사실을 밖에 알리기 위한 최후의 방법으로 분신을 택했던 것이다. 마지막 저항의 수단으로 분신을 선택한 김형찬씨가 이 기사를 읽는다면 화상으로 입은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작은 실수로 상처받는 사람이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더욱더 좋은 기사들을 써주길 바란다.

조수연/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동 183-300·천리안 JOHN27


안기부의 직무유기 해명하라

‘한보부도’란 회오리로 나라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에 날치기로 통과 된 노동법·안기부법이 잠잠하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무자비한 악법도 현 실에 맞게 고치는 게 순리다. 시대의 조류를 거슬러 악법을 만들려는 의 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안기부법이 미비해서 간첩을 알고도 못잡았다면 그것은 엄연한 직무유기일 뿐이다. 밀실수사로 올가미 를 씌워 선량한 시민을 용공조작해 빨갱이로 만들어 정국반전을 노리는 수법에 넌더리가 난다. 부여간첩사건 때만 해도 간첩 김동식의 말만 믿고 허인회씨를 비롯한 여러 희생자를 만들기도 했다. 이제 수사도 정도를 걸 어야지 미운놈 때려 잡자는 식은 있을 수 없다. 지금 안기부법은 간첩이 법망을 모두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인지….

채규정/ 충남 서천군 서천읍 군사리 729-1


동포애로 핵 쓰레기 거둬야 한다

포커스의 ‘쌀이 아니라 핵 쓰레기’를 읽으며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생각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북한의 핵폐기물 수입을 대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 는 포용력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냉전적 대립의 사고뿐이다. 북한이 대만 에서 핵폐기물을 수입하는 것은 경제적 실익과 함께 간접적으로는 대외적 인 동정표를 얻기 위해서라 생각한다. 이러한 사태가 빗어진 데는 그동안 의 우리 정부가 행한 대북정책도 한몫 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대북 쌀 지원 등 경제적 지원 정책만이 핵 쓰레기 수입을 그만두게 할 것이다. 그 것은 당장 식량난으로 고초를 겪는 북한 동포를 구할 뿐만 아니라 통일 뒤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이다. 한반도에 드 리운 먹구름을 우리가 제거하는 동포애를 발휘했으면 한다.

안병학/ 대구시 북구 산격1동 724-12 산격아파트 106-719


정치참여에 꽃피는 올곧은 민주

문화시대 ‘총파업에 꽃핀 정치문화’를 보면서 이제야 올바른 사회를 위 한 첫단추가 끼워졌다는 다행스러움이 느껴졌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 민 스스로가 국가의 주인임을 인식하고 자신의 권리를 내세우는 표현의 자유를 만끽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오랜 군사독재의 산물인 권 위주의적 통치체제에 익숙했던 게 사실이다. 정당한 주장은 학생들이나 노동자들만의 몫이 아니다. 이번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파동은 그러한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적극적인 정치적 참여의 확대는 참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는 토대라 할 수 있다. 역사는 일어서는 민중의 편이라는 사실 이 실감난다.

조수현/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 장성마을 대명아파트 401-301


불의에 저항하는 거대한 민심

눈앞의 작은 정치적인 이유를 위해 대다수 시민은 물론 민주주의의 뿌리 조차 위태롭게 하는 어리석음을 국민들이 심판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기 본적 원칙인 절차와 타협이 존중되는 사회에서는 정부 당국의 독선과 오 만이 통할 수 없다. ‘총파업에 꽃핀 정치문화’는 바로 그런 사실을 확 연히 보여주었다. 사무직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오도된 인식을 버리고 대 의에 따르는 자기인식의 확립이 어지러운 정국을 변화시키고 민주적 사회 를 이루게 될 것이다. 추위에 떨면서 날치기법 무효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 아직은 소극적 행동과 냉소주의가 스스로를 우울하게 하지만 작은 정성 이 거대한 민심을 이루기에 희망은 있다. 희망을 가지고 불의에 저항하는 사람들에 의해 새로운 사회는 건설되고 말 것이다.

김남철/ 전남 여수시 둔덕동 주공아파트 6-50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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