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8월2일 제시 잭슨 목사가 미국 워싱턴의 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주거권 보장 촉구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미국 민권운동의 상징 격인 제시 잭슨 목사가 2026년 2월17일 시카고의 자택에서 숨졌다. 2017년 진행성 핵상마비(파킨슨병의 일종)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이어온 잭슨 목사는 2025년 11월 증세 악화로 입원치료를 받은 바 있다. 향년 84.
‘제시 루이스 번스’는 1941년 10월8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 헬렌 번스는 출산 당시 18살 고등학생이었다. 생부 노아 루이스 로빈슨은 이웃에 사는 33살 기혼남이었다. 2년여 뒤 어머니는 우체국 직원 찰스 헨리 잭슨과 결혼했다. 그는 자신을 입양한 계부의 성을 따랐지만, 생부와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1960년 ‘미식축구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한 잭슨 목사는 일찌감치 민권운동에 눈떴다. 대학 졸업 뒤 시카고신학교에 입학한 그는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셀마-몽고메리 행진’(1965년)에 참여하며 마틴 루서 킹 목사와 조우했다. 뉴욕타임스는 “젊은 잭슨 목사에게 킹 목사는 닮아야 할 롤모델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고 짚었다.
잭슨 목사는 1980년 대선 때 지미 카터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뛰면서 정치권에 발을 담갔다. 카터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지만, 수많은 흑인 유권자를 새로 등록시킨 잭슨 목사는 민주당에서 영향력이 커졌다. 그는 인종과 신념을 뛰어넘는 평등한 세상을 위한 ‘무지개 연합’을 만들어 1984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사상 첫 흑인 여성 연방 하원의원 출신인 셜리 치점(1972년)에 이은 두 번째 흑인 대선 후보였다. 그는 1988년에도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가 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그는 시카고에서 열린 축하행사 연단에 올라 진한 눈물을 훔쳤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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