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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트렌스젠더, 왜 변호사가 못 돼?

등록 2020-11-15 19:56 수정 2020-11-18 08:1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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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의 성별과 실제 모습이 다르니 변호사가 될 수 없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변호사 선서를 거부당하고 면허를 받지 못했던 남미 파라과이의 MTF(신체적으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꾸는 것) 트랜스젠더 킴벌리 아얄라(사진)가 11월9일 5년의 투쟁을 끝냈다.

파라과이가 공용어로 쓰는 스페인어에서는 남녀를 뚜렷하게 구분한다. 사법부는 ‘남자 이름’을 쓰는 여성의 선서를 인정할 수 없다고 거부했고, 아얄라는 여러 번에 걸쳐 이를 조정해달라는 요청을 사법부에 제기했다. 인권위원회와 국제사면위원회가 동반한 최근 방문에서야 사법부는 그의 선서를 허가했다.

트랜스젠더의 투쟁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하다. 하지만 세상은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018년 앙헬라 마리아 폰스 카마초가 트랜스젠더로는 처음 미스 스페인이 된 데 이어, 2020년에는 필리핀 출신 트랜스젠더가 ‘미스 뉴질랜드’로 선발됐다. 가톨릭교도인 부모에게 쫓겨나면서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 했던 아리엘 케일의 이야기다. 성인 트랜스젠더의 40%가 목숨 끊을 생각을 해봤다는 통계처럼, 그 역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세상을 등질 고민을 여러 번 했던 것을 밝혔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행정부를 꾸리자마자 행정명령을 발동해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막아놓은 트랜스젠더의 군복무를 허용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은 선거 캠페인을 벌이는 동안 군대에서 커밍아웃한 소수자들의 복무를 막아온 ‘묻지도 말하지도 마라’(Don’t ask, Don’t tell) 정책을 폐기하고 동성혼을 지지하는 등 성소수자 공동체를 위해 고민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당선을 선언하는 연설에서 트랜스젠더를 비롯해 성소수자, 여러 인종의 미국인을 호명하며 역사상 가장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느리지만, 분명한 흐름이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분야 -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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