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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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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벗기고 검은 두건 씌우는 게 ‘근대문명화’?

국제협약 어기고 타이에서 중국으로 강제 송환된 ‘120명’의 위구르족… 아내와 아이들은 터키로 남편은 중국으로 흩어져, 3주 흘렀지만 송환자의 운명은 깜깜무소식
등록 2015-08-06 12:29 수정 2020-05-02 19:28

“늦은 밤 비밀스럽게, 그것도 굳이 라마단 기간에 서둘러 쫓아내야 했는지 모르겠다.”
타이 무슬림 인권운동가인 앙카나 닐라파이짓은 지난 7월8일 밤 타이 정부가 이민성 감호소에 구금 중이던 위구르족 ‘불법’ 이민자들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것이 인권유린이라며 분노했다. 앙카나는 타이 남부 분쟁 중 무슬림 젊은이들을 변호하다 2004년 강제 실종된 인권변호사 솜차이 닐라파이짓의 아내다. 그날 이래 강제 실종, 고문, 그리고 종교 자유에 관한 것은 늘 자신의 일처럼 챙겨왔다.

중국  화면 갈무리 사진들. 7월8일 위구르족 이민자들이 검은 두건으로 얼굴이 가려진 채 중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중국 정부는 강제 송환자 수를 109명으로 발표했지만, 한 사진(오른쪽 아래)에 ‘120’이라는 숫자가 선명하다. 'CCTV' 화면 갈무리, 맨 아래 오른쪽은 세계위구르협회(WUC) 터키지부 제공

중국 화면 갈무리 사진들. 7월8일 위구르족 이민자들이 검은 두건으로 얼굴이 가려진 채 중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중국 정부는 강제 송환자 수를 109명으로 발표했지만, 한 사진(오른쪽 아래)에 ‘120’이라는 숫자가 선명하다. 'CCTV' 화면 갈무리, 맨 아래 오른쪽은 세계위구르협회(WUC) 터키지부 제공

하필이면 그것도 라마단 기간에

앙카나가 ‘라마단’을 언급한 것을 무슬림의 볼멘소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이슬람력의 신성한 달로 간주되는 라마단 기간에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교사, 학생, 공무원들에게 단식 금지령을 내렸다. 특정 구역에 히잡을 두른 여성이나 턱수염이 있는 남성은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는 경고문을 심심찮게 붙여놓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신장 주의회는 ‘공공장소 부르카 착용 금지’ 법안도 통과시켰다. 컴퓨터에 종교 자료를 저장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공무원도 있다. 카스 지방 수러현 ‘농업기술촉진센터’ 공무원 압둘 칼릴리 아부리미티의 사례다.

이 입수한 해고공문 ‘勒人社字 2013-42호’에 따르면 압둘은 수러현 ‘인사 및 사회 안보부’ 명령 18호, ‘관공서 직원 징계 방침’ 3장 16조 5항과 8항에 의거해 해고됐다. 지난 2월 우루무치에서는 이맘(종교지도자)들이 ‘문명화’의 이름으로 동원돼 거리에서 집단무를 추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맘들은 ‘아이들에게 종교를 가르치지 않을 것이며 기도는 영혼에 상처를 주는 것이다’ 등의 구호를 외칠 것도 강요받았다. 켜켜이 쌓여가는 종교적이고 문화적인 모멸감, 이번 ‘라마다 송환’은 그 모멸감을 극대화했다.

송환 다음날 중국 관영방송의 보도 화면을 보자. 가슴에 70번을 단 송환자는 비행기 안에 앉았고, 80번대를 단 송환자들은 중국에 도착한 뒤 부축받으며 비행기에서 내려왔다. 모두 검은 두건으로 머리가 온전히 가려진 채였다. 종교적 차림에 불과한 히잡이 금지 목록에 오르는 바람에 저항의 상징물처럼 됐다면, 권력이 뒤집어씌운 검은 두건 때문에 누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인권용어로 ‘강제 실종’이다.

“우리가 확보한 정보와 방송 화면을 모니터한 결과 강제 송환된 이들은 (중국 정부가 발표한) 109명이 아니라 최소 120명이다.” 세계위구르협회(WUC) 터키 대표인 세잇 툼투르크는 가슴에 숫자 ‘120’이 선명히 보이는 송환자의 사진을 근거로 제공했다.

‘120’ 숫자가 가슴팍에 선명한데

기자가 이 소식을 처음 접한 건 방콕 시각으로 지난 7월9일 아침 7시4분, 소셜미디어 라인(LINE)에 마련된 ‘타이외무부 산하 외신부’ 채팅방에서다. 송환 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방에 등록된 150여 명의 기자들은 송환 사실을 전혀 몰랐고 외무부 직원에게 ‘확인’을 닦달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간밤에 발생한 위구르 시위대의 타이영사관 공격 기사가 실마리였다. 거의 하루 종일 걸린 송환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위구르족들이 중국과 국경이 맞닿은 다양한 동남아 국가들로 탈출하는 현상은 지난 5년간 서서히 고조돼왔다. 지난해 3월 남부 정글에서 발견된 220명을 포함해 다양한 국경에서 타이 경찰에 의해 잡혀온 이들이 약 450명이다. 이들은 5개 타이 이민성 감호소에 갇혔다. 그중 100여 명은 ‘탈출’에 성공해 말레이시아를 거쳐 터키로 향했다. 3살 된 압둘라 압두웰리의 삼촌도 탈출자 중 한 명이다. 혼자 남겨진 압둘라는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감호소에서 결핵에 걸려 지난해 12월 사망했다.

2014년 3월 다양한 국경에서 잡혀온 위구르인들이 타이의 한 이민성에 모여 있다. 지난 5년간 동남아시아의 국경을 거쳐 탈출하는 위구르족이 늘고 있다. 출처 불명

2014년 3월 다양한 국경에서 잡혀온 위구르인들이 타이의 한 이민성에 모여 있다. 지난 5년간 동남아시아의 국경을 거쳐 탈출하는 위구르족이 늘고 있다. 출처 불명

“타이 정부에 전해달라. 우리를 중국으로 추방할 거면 그냥 여기서 사살하라고. 고문받으며 중국 감옥에 갇히느니 여기서 죽겠다.”

지난해 이들을 면회했던 터키의 세잇 툼투르크도, 이들을 옥바라지해온 위구르족 활동가 하산(가명)도 이런 말을 수차례 들었다고 말했다.

강제 송환의 공포에 떠는 이들을 박해국으로 추방한 건 국제인권법이 명시한 ‘강제추방금지’(Non-Refoulement) 위반이다. 타이가 각각 2007년, 1996년 사인한 ‘고문방지협약’(CAT)과 ‘시민과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ICCPR) 모두 이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강제 송환 직후 발표된 터키 외무부의 성명 역시 “강제추방금지 원칙은 난민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생명권을 지닌 누구에게라도 적용돼야 한다”고 짚었다. 게다가 터키는 위구르족 이민자를 받아들이겠노라 거듭 천명해왔다. 강제 송환의 한편에서 6월29일 172명, 7월11일 8명이 추가로 터키로 보내졌다. 이들 모두 터키의 카이세리에서 정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로 간 172명 중 다수는 여성과 어린이이고 추가로 보내진 8명도 여성 넷, 아이 넷이다. 반면 중국으로 송환된 100여 명은 대부분 남자다. 터키와 중국으로 갈라진 이산가족이 발생했다.” 타이국가인권위원회 니룬 피탁와차랏 위원은 정보공개가 투명하지 않아 정확한 이산 가족 수를 알기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2009년 송환된 20명 중 일부 종신형

강제 송환 뒤 3주가 흘렀다. 이민성 감호소에는 아직 52명이 남아 있다. 송환된 이들은 깜깜무소식이다.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타이 ‘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 아누싯 쿠나콘이 송환자들 상황을 체크하겠다며 지난 7월15일부터 3일간 중국을 방문했다. “좋은 환경에서 지내고 있더라.” 그가 전한 이 말을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물론 증거 사진도 없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 말을 누가 믿을까. 2009년 12월9일 캄보디아에서 강제 송환된 위구르족 20여 명은 비공개 재판을 거쳐 일부는 2012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09년 7월5일 발생한 우루무치 폭동 이후 중국을 탈출한 이들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중국 인권단체 ‘두이화재단’이 2014년 2월10일 발표한 ‘동투르키스탄’(신장위구르자치구) 전년도 현황을 보자. 2만1061건의 재판 중 296건이 ‘국가안보위협’(ESS·Endangering State Security)과 연관돼 있다. 신장고등인민법원의 연간 보고서에 기반한 이 자료는 ESS 재판이 전년(2012년)보다 10%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재판을 받은 이의 대부분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카스 지방 출신이다.

강제 송환자들이 도착한 7월9일 이후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고 인권변호사와 활동가 200여 명을 연행했다. 국제앰네스티가 “유례없다”고 표현한 이 단속에서 연행된 이들 중에는 펑루이법률회사 소속 변호사들도 포함돼 있다. 펑루이법률회사는 위구르 경제학자이자 분리주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일함 톨티를 변호하는 로펌이다.

한편에선 관영 언론이 ‘귀환한 테러리스트’ 스토리를 연일 내보냈다. 는 7월20일 아이케바이어라는 남성이 2013년 이후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가서 폭탄 제조업을 배운 뒤 돌아왔다고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에 강제 송환된 ‘불법 이민자들’도 예비 ‘지하디스트’”라며 “이 중 13명이 테러리스트 조직과 연계돼 있다”고 했다. ‘이슬람국가(IS) 가입 경로’를 들이대면 전세계인의 공감을 불러올 줄 알았나보다. 마침 지난해 5월 시진핑 주석이 반테러 캠페인 ‘강타’(Strike Hard)를 선언한 참이다.
역사상 최대 폭력 사태 야르칸드도 7월에
위구르족 탄압은 ‘터키 민족주의자’를 자극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라마단 단식 금지’가 전해지자 터키에서는 거리시위가 달아올랐다. 7월4일 한국 여행객이 공격받은 것으로 보도된 시위의 주축 세력은 극우단체 대연합당(Great Union Party·BBP)으로 알려져 있다. 대터키 민족주의를 주창하는 폭력적 성향의 극우단체 ‘그레이 울프’와 가까운 단체다. 이와 관련해, WUC 터키 대표 세잇 툼투르크는 과의 인터뷰 말미에 “한국인들과 타이인들에게 거듭 사과한다”고 강조했다. 세잇은 7월8일 밤 이스탄불의 타이영사관 공격은 강제 송환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불확실한 정보가 전해지면서 흥분한 시위대가 범한 오류라고 말했다.
7월은 위구르족에게 추모의 달이다. 2009년 인종 폭동도, 역사상 최대 폭력 사태로 거론되는 지난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사처현(야르칸드)에서의 학살도 모두 7월에 발생했다. 사처현 학살은 군의 머리 스카프 단속에서 시작됐다. 한 가족의 무참한 사살에 위구르족들이 항의행진을 벌였고 경찰서를 공격했다. 정부는 학살로 답했다. 정부가 통계한 사망자 수는 한족 35명을 포함해 96명이지만 위구르 망명 그룹은 2천 명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발행된 공산당 기관지 (Quishi)에 따르면 신장 지역 군 고위 간부는 “신장 지역을 ‘근대문명화’하자”고 주장했단다. 히잡을 벗기고 검은 두건을 씌우는 게 ‘근대문명화’인 걸까. 누구도 감히 묻지 못하는 질문이다. 터키조차도.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7월28일 중국 방문길에 100명이 넘는 비즈니스맨들을 동반했다. 중국은 터키의 3대 교역국이다.

방콕(타이)=이유경 Lee@Penseur21.com


레비야  카디르  세계위구르협회  회장


“문화혁명  때보다  더  암울하다”


레비야 카디르(68)는 위구르족의 달라이라마로 통한다. 1980년대에 ‘백만장자’였던 그녀는 ‘1천 명의 어머니운동’(One Thousand Mothers Movement)이라는 자선활동으로 위구르 여성들의 자립경제를 도왔다. 그러나 정부의 대분리주의 정책 관련 ‘내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1999년 구속됐고 6년간 복역한 뒤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 현재 워싱턴에 머물며 세계위구르협회(WUC) 회장으로 있다. 카디르와의 전화 인터뷰는, 스피커를 이용해 그의 비서가 통역을 도왔다.


지난 5월31일 분리주의 혐의로 복역 중이던 아들 아볼리킴이 만기 출소했다.
죽지 않고 나온 게 어쩔 줄 모를 만큼 기쁘다. 통화하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두 아들 모두 젊은 시절을 감옥에서 7년, 9년씩 보냈다.
아들이 감옥 얘기를 좀 하던가.
아직 중국 안에 있고 여권도 나오지 않는다. 더 이상 문제 없이 평화롭게 살기를 바랄 뿐이다. 아들이 위험해질 만한 답변은 하지 않겠다.
최근 타이에서 강제 송환된 이들의 소식을 아는지.
8일 (워싱턴 시각) 오전 2시(방콕 시각 오후 1시)께 전화가 왔다. (이민성 감호소에서) 공항으로 이송되는 중이라고. 강제송환되는 거 같은데 저항하겠다고 하더라. 말은 끊겼는데 전화기 건너편으로 괴성, 구타 소리가 생생히 들려왔다. 중국 정부는 그들이 시리아와 이라크로 가는 길이었다고 했다. 이 주장은 송환된 이들의 미래가 아주 어둡다는 걸 말해준다. 검은 두건 장면을 내보낸 것도 위구르 (예비) 난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한 전술이다.
7월13일치에 “소문에 따르면 강제 송환된 이들 중 25명은 도착하자마자 처형됐다고 한다”는 문구가 있다. 확인 가능한가.
증거가 없다. 다만 중국 정부가 송환자 수를 109명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최소 120명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라마단 기간 단식 금지 등의 제약은 언제부터 있었나.
수십 년 되었다. 2001년, 2006년에 더 강화됐고 2010년 시진핑 주석 취임 뒤 악랄해졌다. 2013년 이후 거의 미친 수준으로 가고 있다. 가정집이나 교실을 불시에 들이닥쳐 단식 여부를 체크할 정도다. 종교만 단속하는 게 아니다. 위구르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문화 전체에 대해 공격하고 있다. 문화혁명 때보다 더 암울하다.
위구르인들이 베일 등 종교적 복장을 점점 더 강화한다는 지적도 있다. 위구르족의 전통 복장이 아닌데.
중국 정부의 억압 정책의 결과다. 종교와 문화를 억누르면 극단주의 현상이 나타난다. 위구르족을 극단주의자로 몰아가서 혜택을 보는 건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위험한  등식


위구르족=이슬람  테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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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E Intel Group 웹사이트

SITE Intel Group 웹사이트

‘이슬람 테러리즘’은 중국 정부가 위구르 문제에 접근하는 핵심 키워드다. 최근 그 연장선에서 이슬람국가(IS)를 연계시킨다. 2013년 7월 중국 관영언론들은 메메티 에일리라는 23살 위구르 청년의 ‘자백’을 빌려 시리아에 “중국 출신 지하디스트”가 있다고 보도했다. 2014년 9월2일 이라크 국방부는 중국인 IS 대원 생포 소식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9월4일치 보도에 따르면 이 중국인은 ‘보왕’이라는 이름의 한족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7월 중국 정부는 중국인 전사 100명이 중동에 있다고 말했고, 12월 이후로는 ‘중국 국적자 300명 IS 가담설’이 언론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이 정보의 출처는 중국 관영 영자지 12월15일치와 지난 1월 중순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중국 공공치안부 멩홍웨이 차관의 발언이다. ‘이슬람 테러리즘’에 관한 한 ‘성급한 일반화’ 습성을 보여온 중국의 태도를 고려하면 곧이곧대로 믿을 수만은 없다.
“중국 인구가 13억 명이 넘는다. 그중 정신 나간 300명이 없겠나.” FATA 리서치센터 사이풀라 마흐수드 국장이 IS의 종파 극단주의와 위구르 지하드는 거리가 있다며 덧붙인 말이다.
최근 계속된 파키스탄의 군사작전으로 이들의 위치가 아프가니스탄 북부와 중앙아시아 쪽으로 조금씩 밀려 지하디스트 ‘벨트’가 형성됐다는 게 사이풀라 국장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아프간 북부 지역에 무장단체 공격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은 위구르족 지하디스트 리더인 압둘 만수르와의 통화 내용을 전했는데, 이때 파키스탄 정보국 자료를 바탕으로 이 일대의 위구르 지하디스트 수를 약 400명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사이풀라 국장은 이 일대 지하디스트 중 위구르족 규모를 “약 100명 내외”라고 추정한다.
중앙아시아-코카서스연구소(CACI)는 7월8일 웹사이트에 올린 ‘중앙아시아의 IS, 위협인가 기회인가’에서 이 지역의 상황을 분석하며 이렇게 말한다. “중국은 신장 지역 불안의 원인으로 IS를 노골적으로 지목한다. 그러면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정보 교류, 군사 협력을 그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지역 내 중국의 전략적 기반을 아주 용이하게 확산시킬 수 있는 기회다. 중앙아시아의 IS 문제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중국 윈난성 쿤밍 기차역에서 한 무리의 남자들이 장칼과 장대를 휘둘러 무고한 민간인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 있었다. 이들에 대해 중국 정부는 장칼·장대를 든 테러리스트라고 묘사하며 ‘히즈라 지하드’(Hijra Jihad) 소속이라고 지목했다.
사이풀라 국장은 두 가지를 주목한다. “‘벨트’ 지대의 지하디스트들이 국경을 넘어 그 먼 곳까지 가서 칼이나 장대를 사용해서 테러를 감행할 것 같진 않다. 신장 내부에 정부의 정책과 억압에 반기를 드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막대나 칼을 휘두른다는 건 물자가 부족하다는 의미이자 그들이 절박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위구르족 문제는 아직까지는 국가의 억압과 (한족 이주) 정책이 야기한 차별에 대한 불만과 인종 갈등, 반정부 성격이 짙다.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이슬람 테러리스트’ 수사를 구사하면 그게 바로 지하디스트의 관심을 끄는 길이다.”
신장 지역이 지하디스트 단체들의 ‘관심 지역’으로 떠오르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도, 알카에다 매거진 (Inspire)도 지난해 ‘신장’을 키워드 삼았다. 사이풀라 국장은 중국의 이번 강제 송환 조치는 대단히 위험한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IS는 그 게임을 선전술에 이용할 줄 아는 조직이다. 최근 그들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시리아 알레포발 비디오는 2명의 위구르 전사를 내세우고 있다(사진). 비디오에서 전사들은 ‘투르키스탄’(신장) 무슬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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