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의 안전성 및 위험성에 대한 시비가 오래된 만큼, 대마초가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1999년 일부 의사들이 대마초 합법화를 요구하고 나선 영국의사협회(BTA)는 대마초가 알코올이나 담배보다 덜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중간 수준의 탐닉’은 건강에 악영향이 없으며, 대마초의 합법화 및 금지 결정은 다른 근거에 기준해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1994년 가 보도한 미국 국립약물중독연구소의 약물비교표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표 참조). 중독성(의존성) 면에서 대마초(1)는 니코틴(6)이나 알코올(4)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단성에서도 대마초(1)는 최저치를, 알코올(6)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마 사범은 재범률이 높다(30%대)며 중독성이 높다고도 하지만, 검거되는 모든 범죄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재범이라는 통계는 이를 무색하게 한다.
대마초는 일부 발암물질 함유 비율이 담배보다 높고, 미세입자의 비율도 아주 높다. 허파의 타르 축적량만 따지면 대마초가 담배의 4배에 이를 수 있다고도 한다. 다만, 흡연 습관을 감안하면 얘기가 다소 달라진다. 구입할 때부터 필터가 달려 있는 담배와 달리, 대마초를 흡연할 땐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마초를 피울 땐 담배보다 깊숙이 연기를 빨아들인다. 이론적으로 대마초 흡연은 같은 양의 담배 흡연보다 훨씬 해로울 수 있다. 그러나 하루 흡연량 면에서는 오히려 담배 쪽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담배 흡연자에게는 담배 관련 암이 많이 발생하지만, 대마초 흡연자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대마초는 코카인이나 헤로인 등 다른 중독성 약물로 유도하는 이른바 ‘관문 약물’(Gateway Drug) 구실을 하므로 통제돼야 한다는 관점도 있다. 그러나 대마초 자체보다는 심리·사회적 요인 때문에 더 강한 약물을 사용하게 된다는 반론이 있다. 심각한 수준의 대마초 사용자들은 새로운 불법 약물뿐 아니라 계속 대마초를 사용하고 있어,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고도 한다.
대마초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도 많다. 주의력 저하, 정신착란, 기억 손상, 무력감 등이 주요 증상으로 꼽힌다. 한국 정부는 △대마초는 1961년 ‘마약에 관한 단일협약’에서 마약류로 분류돼 있고 △각국의 법적·문화적 전통에 따라 적용하는 법률 내용이 다를 뿐이며 △대마초의 폐해가 헤로인·코카인에 견줘 정도가 낮은 건 사실이지만 아주 무해하다고 볼 순 없고 △세계적으로 대마초에 대한 완화 정책이 나오는 것은 해당 국가들에서 남용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font color="#C21A1A">■ 참고 문헌</font>‘대마 사용자에 대한 낙인과 편견 그리고 논쟁들’(윤명숙), ‘대마, 지구상에서 가장 오해된 작물’(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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