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청문회’는 304명의 생명을 구하지 못한 원인을 새롭게 밝혀내지 못했다. 다그치며 추궁했지만 해양경찰 지휘부는 무딘 칼날을 유유히 피해갔다. 세월호를 둘러싼 ‘진실의 조각’을 하나씩 맞춰온 은 청문회 지상 중계와 함께 특조위가 지적하지 못한 청문회 증인들의 거짓말을 짚어봤다. _편집자
“아직까지 세월호에서 못 올라온 아홉 구의 실종자들을 가슴에 묻어두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다 수습하고 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유가족분들이 당시 저희들한테 ‘마지막 희망’이라고까지 했습니다. 많은 유가족들한테 미안하다고, 또 (실종자) 친구들에게 끝까지 다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12월16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청문회가 열린 서울 명동 YWCA회관 4층 강당.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말, “미안하다”가 청문회 마지막 날, 처음 나왔다. 사과는 정부 책임자가 아니라 전남 진도 팽목항 앞바다에서 86일간 실종자를 수색했던 민간 잠수사의 몫이었다.
잠수사 전광근씨는 “추후에 또 이런 사고가 있을 때 또 필요하면 언제든지 달려갈 것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은 해드리고 나서 욕을 먹든 칭찬을 받든 (하겠습니다). 그때도 결정은 똑같이 할 것 같습니다.” 박수 소리가 우렁차게 퍼졌다. 노란색 옷을 입고 방청석에 앉은 아빠, 엄마들은 눈물을 훔치며 얼얼할 정도로 손뼉을 마주쳤다.
참사 1년8개월… 정부는 사과하지 않는다세월호 참사 1년8개월, 특별법 제정 이후 1년 만에 열린 특조위 청문회에서 잘못을 인정한 정부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다. 참사 직후 거센 비판 여론에 밀려 고개를 숙였던 해양경찰 지휘부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석균 해경청장, 이춘재 해경 경비안전국장, 김수현 서해지방경찰청장, 유연식 서해청 상황담당관, 김문홍 목포해양경찰서장, 김경일 목포해경 123정장(징역 3년 실형 확정돼 수감) 등 해경 관련 증인 16명이 출석했다.
꽃다운 생명을 구해야 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자들은 그 누구도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했던 목포해경 123정 대원 박상욱씨는 “애들이 어려서 철이 없어서 그런지 위험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고 희생자를 탓했다. “세월호 앞에서 학생들에게 위험하다고, 벗어나라고 소리 질러도 (아이들이)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구조 책임을 추궁받던 김문홍 목포서장은 “내가 신이냐”고 반문했다. 김 서장은 마지막 날, 사흘간 증인으로 부른 “저의가 무엇이냐”고 특조위에 따져물었다. “나는 인격이 없나. 내 인권은 없나.” 그는 청문회가 끝나고 고 박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씨가 최후 발언을 할 때 가방을 챙기며 귀를 닫았다. 이호중 특조위원이 세월호와 교신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 추궁하자 김 서장은 “참는다, 내가”라고 맞받아쳤다.
이호중 위원 더 많이 참아라. 지금은 그래야 한다.
김문홍 서장 나를 지금 조롱하나? 아무리 내가 죄인이라지만 함부로 하지 마라.
이호중 위원 전 함정 출동하라 지시하고, (탑승했던) 3009함 직원들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세월호로) 가고 있다. 그때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문홍 서장 지금 이야기하겠다. (말을) 자르지 마라.
해경 지휘부는 승객 구조 책임을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에게로 떠넘겼다. 유연식 서해청 상황담당관은 “선장은 엘리트다. 사고가 나면 80%는 배에서 자위 조치를 하고 나머지 20%는 구조기관(해경)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균 해경청장도 2009년 일본 아리아케호 침몰 사고를 예로 들며 이렇게 연설했다. “구조 과정에서의 혼선, 미비점에 대해선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고 책임을 통감한다. (다만) 세월호 사고가 어떤 사고였는지 다 같이 또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009년 일본 아리아케호는 풍랑에 의해 화물이 휩쓸리는 세월호와 같은 전복 사고가 났다. 3시간 만에 해상보안청 헬기가 도착했고 5시간 만에 (배가) 전복됐는데, 선장이 끝까지 남아서 28명 선원을 다 구조했다. 세월호는 불과 1시간40분 만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빨리 전복됐다. 과적이라든지 불법 개조에 의한 복원력 상실이 있었다.” 방청석에 앉아 았던 유가족들이 무책임한 해경 지휘부에 분노했다. “애들을 평생 못 봐! 죽을 때까지.”
청문회 첫날, 생존자 김동수씨는 방청석에서 해경의 이런 증언을 듣다가 “솔직히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소리쳤다. “억울하다. 위증이다, 위증!” 김씨는 산행할 때 들고 다니던 가위를 꺼내 가슴과 배를 찔렀다. 옆에 있던 김씨의 아내는 놀라 쓰러졌다. “아이들을 구한 우리 남편이 왜 이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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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씨는 세월호 사고 때 소방 호스 등으로 학생 20여 명을 구조해 ‘파란 바지의 의인’으로 불렸다. 그는 청문회가 시작할 때부터 혼잣말했다. “한 놈만 미안하다고 해라, 한 놈만….” 뻔뻔한 거짓말을 일삼는 해경을 지켜보다가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했다.
김동수씨는 과 만나 “청문회가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생존자가 사고를 상세히 기억해, (해경 거짓말에) 바로 답할 수 있는데 (특조위가) 각본대로 (청문회를 진행)하는 게 답답했다. (해경들이) 어이없이 (거짓으로) 답하니까 내 창자라도 보여주고 싶었다.” 특조위가 김동수씨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조사한 적이 없다고 했다.
특조위의 청문회 진행은 미숙했다. 김선혜 특조위원이 이주영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질문지를 보며 계속 물어보자 한 방청객이 소리쳤다. “눈을 보고 질문을 하세요. 답변을 듣고 질문을 해야지, 계속 읽기만 하면 어떻게 합니까. 초등학교 국어 시간이에요?” 항의가 잇따라 터져나오자 김 위원은 더 이상 어떤 증인에게도 질의하지 않았다.
이호중 위원은 진술 기회를 아예 차단해 출석한 증인이 “청문회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발했다.
이호중 위원 왜 이렇게 (세월호) 상황과 안 맞는 지시를 했을까. (교신으로) 상황 파악을 안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바로 엄청난 인명 피해 참사를 만들었던 것이다. 내 의견이다. 동의하나.
김문홍 서장 동의할 수 없다. 답변하겠다.
이호중 위원 답변을 원하지 않는다. 이 장면을 지켜보는 많은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할 거라고 생각한다.
김문홍 서장 청문회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하면 안 된다.
특조위원, 해경 거짓말 증거로 반박 못해
특조위원은 증인들을 몰아붙였지만 그들의 거짓말을 증거로 반박하며 새로운 진실을 발굴하는 데는 실패했다.
우선 123정의 첫 현장 보고를 본청 상황실이 어떻게 묵살했는지 밝혀내지 못했다. 2014년 4월16일 사고 현장에 도착한 김경일 123정장은 여인태 본청 경비과장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제1058호 표지이야기 ‘운명의 40분 해경은 4번의 현장 보고를 무시했다’ 참조). 오전 9시36분이었다. 김 정장은 2분22초간 “사람이 하나도 안 보이고 구명벌(구명뗏목) 투하도 없고 (승객이) 선박 안에 있나보다”라고 보고한다. “배는 좌현 50도 기울어졌고” “계속 기울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여인태 과장은 이춘재 국장에게 곧바로 보고했지만 본청 상황실은 세월호 승객의 퇴선을 유도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다른 해경 상황실로도 세월호 상황을 전파하지 않았다. 장완익 특조위원이 물었다.
장완익 위원 세월호의 급박한 상황을 알고서 당시 어떤 조치를 취했나.
이춘재 국장 (본청) 상황실에서 공유하고 45분경 여객선 구명벌을 즉각 투하하고 승선시킬 것을 계속 지시했다.
장완익 위원 증인이 김석균 해경청장에게 보고했나.
이춘재 국장 같이 있었다.
그러나 김석균 해경청장은 “당시에는 몰랐고 이후에 알았다”고 다르게 증언했다. 이춘재 국장은 금세 말을 바꿨다. “내가 왔다갔다 하면서 지휘해서 여인태 과장이 그쪽(지휘부들)에도 전파한 것으로 알았다.” 장완익 위원이 현장 보고를 받고 “퇴선 조치를 취했나”라고 묻자 이춘재 국장은 9시50분에 “경찰관이 직접 승객들에게 라이프재킷(구명조끼)을 채워서 (바다에) 뛰어내리라”는 등 계속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질의응답은 거기서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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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춘재 국장은 청문회에서 “(123정에) 영상도 없고 문자 시스템도 없었던 것을 알았다”고 증언했다. 특조위는 본청 상황실의 문자 지시를 들이대며 언제, 어떻게 알았냐고 따져묻지 못했다.
둘째, 본청 상황실은 세월호가 전복될 때까지 바다로 뛰어내리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월호의 좌현이 물에 다 잠겨 뒤집어질 때인 10시14분, “여객선 자체 부력이 있으므로 바로 뛰어내리기보다는 함정에서 차분하게 구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9시47분 “승객이 절반 이상 선박에 갇혀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123정이 보고했음에도 본청 상황실은 이 시각까지 현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앞서 본청 상황실은 “구명조끼를 입고 갑판상으로 집결 조치”(9시50분)하고 “선실에 여객(승객) 있는지 확인 바”란다(9시53분)고 했다. 하지만 “승객들 해상 탈출 적극 유도할 것”이라는 본청 상황실의 지시는 10시21분에야 나왔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이 시각 세월호는 뒤집어져 뱃머리만 겨우 남아 있었다. TRS 녹취록, 조작인가 업그레이드인가
권영빈 특조위원은 감사원과 해경이 각각 제출한 주파수공동무선통신(TRS) 녹취록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제1057호 표지이야기 ‘해경이 TRS 조작하고 감사원·검찰은 묵인했다’ 참조). 오전 9시27분 사고 현장에 도착한 첫 구조세력인 헬기 511호가 “승객이 배 안에 있다”고 교신했는데 그 내용이 일부 녹취록에서 삭제돼 있기 때문이다. 헬기 511호와 교신한 수신자도 ‘목포상황실’ ‘제주상황실’로 녹취록마다 다르다. TRS는 해경 지휘부로 사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세력이 교신한 기록으로, 구조 지휘가 적절했는지를 가늠하는 핵심 자료다.
권영빈 의원 TRS 녹취록이 여러 개 돌아다닌다. 조사 주체인 감사원, 검찰청 그리고 국회에 말이다. 녹취록을 여러 개 만든 것인가.
이춘재 국장 우리 (해경) 직원이 녹음을 들어가며 작성했다. 두세 개가 되는 것은 듣지 못했던 부분이 추가,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유연식 서해청 상황담당관 (헬기 511호 보고 수신자는) 제주(상황실)가 아니다. ‘상황 하나’는 (목포 상황실) 상황실장을 얘기하는 것이다.
역시 거짓이었다. 첫째, 녹취록 문서의 형식이 전혀 다르다. 업데이트라면 틀이 동일해야 한다. 둘째, 유연식 담당관은 감사원 조사에서 교신자를 제주 상황실로 인정했다. 감사원은 헬기 511호 보고를 제주 상황실은 들었는데 현장 지휘자였던 서해청과 목포 상황실은 왜 교신을 놓쳤느냐고 추궁한 바 있다.감사원 헬기 511호가 도착 즉시 현장 상황을 보고했는데 왜 청취하지 못했나. 제주 상황실에서는 청취하고 바로 질문했다.
유연식 청취했는데 혼선으로 음성 상태가 좋지 않아 상세히 못 들었다.
(2014년 5월27일 감사원 조사)
김문홍 목포서장 등도 감사원 조사에서 짜맞춘 것처럼 같은 답을 내놨다(5월27일). 녹취록을 업데이트했다는 해명이 또 다른 거짓은 아닌지, 유연식 담당관은 왜 청문회에서 감사원과 다른 주장을 하는지 특조위는 밝혀내지 못했다.703호 들은 진도 VTS “450명 승선”
특조위는 사고 현장에 도착한 인천해경 소속 항공기 703호 강두성 기장을 직접 조사했다. 강 기장은 감사원·검찰에서 조사·수사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 7시18분 김포공항을 이륙한 703호는 서해 지역에서 불법 중국 어업을 단속하다가 9시15분 세월호 사고를 접했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교신을 통해서다. 사고 현장으로 향해 9시26분 도착했다. 703호는 낮 12시33분 제주항공으로 연료 수급하려고 가기 전까지 3시간17분 동안 침몰 사고 현장을 촬영하고 헬기들과 교신했다. 김서중 특조위원이 김석균 해경청장에게 질문했다.
김서중 위원 703호는 진도 VTS 교신을 듣고 급하다고 판단해 혼자 (출동)했다. (본청 상황실이 703호를) 활용할 수 있는 고민도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김석균 청장 세세한 상황은 잘 모르겠다.
김서중 위원 703호는 (세월호) 위에 떠 있었지만 밑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기장은 선내 상황을 정확히 알았다면 구조작업을 자기 판단에 의해 할 거였다고 표현했다.
이 또한 거짓 증언일 가능성이 높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헬기들은 한결같이 배의 상황이나 탑승 인원을 몰랐다고 주장한다. “70도 이상 기울어진 상태에서 탈출을 안 하고 배 안에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512호 항공 구조자) “출동할 때부터 구조작업을 마칠 때까지 (상황실과의) 교신에서 세월호 정보를 받은 것이 없(었)다.”(513호 조종사) “출동할 때 (세월호) 톤수라든가 탑승객 인원 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진도대교를 지나며 상황실에 물었는데 답변이 없었다.”(511호 조종사)703호도 특조위 조사에서 다른 헬기들과 같은 주장을 펼친 것이다. 그러나 진도 VTS를 청취하고 사고 현장으로 날아갔다면 탑승 인원을 모를 수가 없다. 진도 VTS가 세월호 탑승 인원이 “350명” “450명” “500명”이라고 계속 알렸기 때문이다. “350명 여객선이 현재 침몰 중에 있다.”(9시27분) “현재 병풍도 근해 승객을 400명 태운 여객선이 침몰 중에 있다.”(9시30분) “450명이 승선한 여객선 세월호가 좌현 60도 이상 기울어진 상태로 침몰 중에 있다.”(9시40분) “승객이 450명, 거의 500명 가까이 돼서 거의 침몰 직전이다.”(9시43분) “승객이 대략 400명에서 500명으로 판단되며 인근 항해하는 선박은 구조활동에 적극 협조 바란다.”(9시49분)
청문회 성과가 전혀 없지는 않다. 첫째, 사고 직후 투입됐다는 잠수 요원 500명의 실상이 드러났다(제1091호 특집 ‘최초 수색 11시24분? 조작된 시간’ 참조). 2014년 4월17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을 방문했을 때 김석균 청장은 ‘잠수사 555명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실제 수중 수색 인원은 누적으로 계산해도 4월16일 8차례 16명, 17일 15차례 30명에 그쳤다. 그 사실은 해경은 물론 해양수산부, 청와대에도 보고된 상태였다. 당시 사고 현장을 다녀왔던 피해자 가족들이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박 대통령은 “그럴 리 없다”고 했다.
이호중 위원은 청문회에서 김석균 청장에게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따져물었다. “투입이라는 의미가 직접 잠수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총동원령을 내려서 전국 잠수 요원을 동원하게 했다.” 김 청장의 답변에 야유가 쏟아졌다. 이호중 위원은 “참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람이 해경 전 직원을 챙기는 청장 자리에 있었다는 게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으로서 정말 부끄럽다.” 이주영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은 구조인력을 부풀린 것에 대해 “옳지 않았고 최종적인 책임은 내게 있다”고 말했다.
둘째, “세월호 승객들에게 퇴선 방송을 했다”는 김경일 123정장의 거짓 인터뷰를 김석균 해경청장이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제1057호 표지이야기 ’구조작업 한창일 때, ‘미션’ 인터뷰’ 참조). “김 정장의 (당시) 기자회견을 누가 지시했느냐”는 김진 특조위원의 질문에 김 청장은 “우리가 했던 (구조활동) 내용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내가) 기자회견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123정이 사고 현장에서 퇴선 방송을 했다는 거짓 내용이 포함됐는지 “세세한 내용까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아들을 가슴에 묻을 수 있게”유가족은 진상 규명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요, 그런데 저는 가슴에 묻을 수가 없습니다, 아직까지는요.” 고 정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씨가 아들이 주검으로 돌아왔을 때 당시의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특조)위원님들 한번 보시고 우리 가족이 아이들을 가슴에 묻을 수 있도록 힘 좀 써주십시오. 우리 애들이 왜 그렇게 추운 바다에서 갈 수밖에 없었는지 꼭 진실 규명해주십시오.” 정씨의 발언에 청문회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한 유가족은 울다가 호흡이 곤란해져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았다.
“특조위는 목숨을 걸고 싸웠다고 했을 정도로, 가족들이 치열하게 싸워서 만든 기구입니다. 특조위는 올바른 (진상) 조사의 마지막 보루, 마지막 끈입니다. 여기서 조사 결과를 성공적으로 만들어주셔야 합니다. 우리가 믿는 것은 이제 여러분들밖에 없습니다.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까요. 끝까지 믿고 지켜보겠습니다.”(이준우군 아버지 이수하씨)
글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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