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 와중에 터진 김형윤 국정원 전 경제단장에 대한 검찰의 뒤늦은 구속에 대해 ‘봐주기 수사’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높다. 이 때문에 때가 늦었지만 검찰의 자체 조사와 엄격한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검찰은 10월5일 김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지난해 12월 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을 수사하던 중 동방금고 이경자 부회장한테서 “금감원 조사가 잘 처리되도록 해달라며 김씨에게 5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낸 지 열달이 흐른 뒤에 이뤄진 처벌이었다.
검찰이 김씨를 구속한 것은 순전히 언론이 김씨에 대한 검찰의 잘못된 처리에 대해 보도했기 때문이었다. 검찰은 부랴부랴 관련 참고인을 소환조사하고 수감중인 이경자씨를 불러 조사한 뒤에 김씨를 구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조사됐던 것과 비교해 추가로 조사된 내용 가운데 알맹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지난해 처리해야 할 것을 하지 않고 뭉개고 있었다는 얘기다.
검찰의 설명은 이렇다. 이 부회장의 진술이 나온 직후 혐의 입증에 필요한 참고인들을 찾아봤지만 모두 외국에 나가 있거나 소재파악이 되지 않아 김씨를 직접 소환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 곧바로 김씨를 출국금지시키고 출국금지 기간도 꾸준히 연장시켜 필요한 조처를 다 해왔다고 한다. 돈을 준 사람의 진술만으로 돈받은 사람을 직접 부를 수 없었다는 논리다.
그러나 검찰이 공무원과 관련한 뇌물사건이나 알선수재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 비춰볼 때 이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부회장은 검찰조사에서 “5천만원을 김씨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제3자, 즉 중간전달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중간전달자가 있을 경우 그를 먼저 소환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돈이 오갔을 경우 두 사람 사이의 대질신문 등으로 충분히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사실은 검찰 안에서는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더욱이 검찰은 사건 직후 김씨의 금품수수 사실에 대해 국정원에 통보했다고 한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금품수수사건의 경우 당사자가 알기 전에 은밀히 소환통보해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수사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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