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를 닮았다. 탤런트 정준호씨는 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그는 분초를 나눠 쓸 정도로 분주한 와중에도 세계대백제전(이하 백제전) 문화사절단장을 맡았다.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 9월4일 전화를 했다. 목소리가 힘찼다.
“충청도는 지리적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입니다. 그런데 경제적으로는 뒤처져 있습니다. 관광자원도 많지만 개발이 안 돼 있어요. 충청도민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맡았습니다.”
그는 “백제 역사가 많이 축소된 채 남아 있어서 안타깝다”며 “백제의 올바른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리고 충남의 관광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고향 위해 일할 것”백제 문화의 세계화에 대한 바람도 밝혔다.
“지금 일본에서는 한류 바람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백제 문화는 고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런 백제 문화를 재조명해 한류에 접목한다면 내실 있는 한류 확산이 가능합니다.”
백제 문화 제대로 알리기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그의 목소리는 차츰 높아지고 빨라졌다.
“홍보 이벤트를 마련하고 언론에 많이 노출시켜 백제전을 국민에게 알려야 해요.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겠어요? 그런데 예산이 없어서 홍보 활동이 위축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나는 방송에 출연할 때 기회가 나는 대로 백제전 홍보를 할 생각입니다. 그게 지금으로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아요. 최대의 홍보 효과를 내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전화 끊으려다 한마디 “세계 속 백제전 될 것”재원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에게 활발한 연기 활동과 더불어 세계대백제전 성공에 밑거름이 되기 바란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으려 했다. 그런데 그가 ‘잠깐만’을 외쳤다.
“한 가지만 더 말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올해는 ‘한국 방문의 해’이고 또한 ‘대충청 방문의 해’입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광 인프라를 개발하는 게 중요합니다. 백제전을 충청권을 넘어 한국의 대표적 관광자원으로 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백제문화유산은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될 만한 매력이 있어요. 백제전을 더 발전시키면 전세계 관광객이 한국을 찾고 충청을 찾을 겁니다. 올 백제전이 세계 속의 백제전으로 향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랍니다.”
그는 힘주어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길지 않은 인터뷰의 아쉬움을 달래며 다음 일정을 준비하는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계백은 군사 500명으로 5만 명의 신라군에 맞섰다. 다섯 번의 황산벌 전투에서 네 번을 이겼다. 그래서 누구도 그를 패장이라 조롱하지 않는다. 인터뷰를 마치고 백제전의 발전을 위해 관광산업의 전장으로 뛰어들 ‘계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참, 그의 고향은 충남 예산이다.
이정훈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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