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 음식이다. 만드는 방법은 대충 이렇다.
먼저 곡식으로 밥을 짓는다. 잘 익은 밥을 엿기름으로 적당히 삭힌 뒤, 다시 겻불로 밥이 물처럼 되도록 끓인다. 그걸 자루에 넣고 짜내서, 진득진득해질 때까지 다시 고아낸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이다. 그렇게 한동안 애를 쓰면, 달고 끈적끈적한 ‘이것’이 만들어진다. ‘이당’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세는 단위는 ‘가락’이다. 한 가락, 두 가락, 세 가락….
흔히 남을 은근히 골탕 먹이거나 속여 넘길 때, 이것 ‘먹어라’는 표현을 쓴다. 쫀득쫀득 달큼한 그 맛을 놓고 볼 때, 이것이 나쁜 뜻으로 사용되는 게 묘하다. 하긴, 영 맘에 들지 않는 일이 벌어질 때면 이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요즘 세상, 특히 정치판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불현듯 한마디 내뱉기 마련이다. ‘정말 엿 같군.’
정치의 역류 막아낼 군자금 운동
출근길 신문을 보다가도, 점심시간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가도, 퇴근길 술자리에서도, 어김없이 ‘엿’이 등장한다. ‘엿’ 같다면서도, 우린 왜 정치판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 걸까? 이유가 있다. 세상을 바꾸는 게 정치라는 말,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투표 한 번으로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다들 체감하고 계시리라. 아니, 두 번이었군. 그 두 번의 투표로 우리가 이뤄놓은 ‘성과’들을 굳이 입에 올릴 필요는 없겠다.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던 10년 세월도 모자라, 20년 세월을 거슬러 해직 교사가 양산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거, 거의 ‘엿 먹은’ 심정이다.
임기 5년의 다음 대통령 선거까지는 아직 4년이 남았다. 임기 4년의 국회의원 선거는 3년하고도 몇 달이 더 남았다. 촛불만 들고 섰기엔 시간이 너무 길다.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한 가지 있기는 하다. 직접 정치를 해보면 어떨까? 출마를 권하는 게 아니다. 독립군에게 군자금을 대주는 것도 일종의 독립운동이다. 쓸 만한 정치인을 가려내 정치자금을 대주는 것도 나름 정치다. 일단 돈을 내면, 상황이 사뭇 달라진다. 말하자면, 공짜로 학원에 다닐 때보다 돈 내고 다닐 때 더 열심을 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으면, 연말정산 때 새삼 보람을 느끼게 된다. ‘친절한 포털’씨에게 물어보시라. “정치자금법 제59조에 따라 연말정산 때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를,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대답을 얻을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정치자금기부센터(give.go.kr)에 가면, 손쉽게 참여가 가능하다.
내친김에 아예 ‘정당인’이 돼보면 어떨까? 긴장하실 필요까진 없겠다. 부담 느끼실 이유도 없으시다. 어느 대머리 독재자는 통반장을 동원해 ‘당원’을 끌어모은 뒤 ‘평생동지’라는 이름표를 붙였지만, 정당이 무슨 ‘조폭’은 아니다. ‘클릭’ 한 번으로 들고 남이 자유롭다. 맘에 들면 입당이요, 실망하면 탈당이다. ‘철새’면 어떤가, 당원이면 됐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일러스트레이션 이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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