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항공사는 1903년 라이트 형제의 비행을 최초의 인류비행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록에 도전하는 조선 임진왜란 당시의 비행체가 12월8일부터 청주 공군사관학교 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됐다. 실물의 절반 크기로 복원된 이 날틀에 붙인 이름은 비차(飛車)로 행글라이더의 전신쯤된다.
비차를 복원한 공군사관학교 박물관 김영주(52) 관장은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도 하늘을 날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획기적인 비행체”라며 “비차의 설계도만 발견한다면 세계 항공역사를 뒤흔들게 될 것”이라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번에 공개된 따오기 모양의 비차는 공사가 건국대 비차복원팀과 공동으로 역사적 고증을 통해 지난 4월 복원·제작해낸 것이다. 길이 6.3m, 폭 11.5m에 재료는 대나무, 무명천, 마끈, 한지 등이 쓰였다.
비차에 관한 기록을 담고 있는 문헌은 조선 철종 때 이규경이 쓴 (五洲衍文長箋散稿)의 ‘비차변증설’(飛車辨證說)로 임진왜란 당시 영남의 어느 고성이 왜군에 포위당했을 때 비차를 이용해 성주를 탈출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비차변증설’은 이 비차가 4명을 태우고 공중에 떠오르면 능히 100장(丈)(약 300m)을 날 수 있었다고 전한다.
“복원된 비차를 시험비행해봤더니 한 사람을 태우고 20m 높이에서 74m 정도를 날았습니다. 다만 설계도를 아직 찾지 못해 당시의 비행 원리를 완전히 알 수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김 관장은 그래서 문헌에 비차 제작자로 나오는 공주사람 윤달규와 김제사람 정평구의 문중을 수소문해 설계도를 비롯한 비차 사료를 추적하고 있는 중이다.
그가 비차를 알게 된 건 공사를 졸업한 뒤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조선시대사를 전공하면서부터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보다 300여년 앞선 우리 항공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을 세우려는 그의 노력이 이번에 비차 복원으로 나타난 셈이다.
그는 1922년 안창남을 조선인 최초의 비행사로 기록하고 있는 항공사도 바꾸려 하고 있다. 상하이 임시정부 시절이던 1919년 독립군이 미국 캘리포니아 윌로스 지역에 독립군조종사양성소(KAC)를 설립해 특공대를 양성했다는 기록과 사진을 찾아낸 것이다. 공사 박물관에 가면 이 사진도 볼 수 있다.
조계완 기자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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