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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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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양경찰, 말라카해협 출동!

등록 2004-10-21 00:00 수정 2020-05-03 04:23

말레이시아 왕립해양경찰과의 공동작전 동행취재… 에너지 수송로 확보 위해 해적과 미리 싸워보다


인천항 남서쪽 3020마일, 적도 인근 말라카해협에서 해적 진압작전이 펼쳐졌다. 말레이시아 왕립 해양경찰과의 공동작전에 이 동행했다.


▣ 말라카해협·랑카위(말레이시아)=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10월12일 오전 10시(한국 시각 11시), 말레이시아 왕립 해양경찰 당국이 한국 해양경찰청에 급보를 타전해왔다.

“말라카해협 북단 랑카위섬 인근 해상에서 한국 선박이 해적선에 습격당했다. 해적 5명이 선원 6명을 인질로 잡은 채 금품을 요구하고 있다. 양국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긴급상황이다.” 버마 양곤항에서 잡화를 싣고 인천항으로 항해하던 한국 선박이 말레이시아·타이·인도네시아 등 3개국의 영해가 인접한 국제 해상로인 말라카해협에서 해적들에게 장악됐다는 비보였다.

납치 선박 봉쇄 뒤 조타실 장악

때마침 한국-말레이시아 해경 합동훈련을 위해 인근 해역을 항해하던 해경 소속 3천t급 경비구난함인 3005함 통신실로 이 사실이 긴급 타전됐고, 양쪽 해경 간부들이 사태 해결을 위한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말레이시아와 한국의 특공대가 고속보트 2대에 나눠 타고 납치 선박에 승선해 해적을 제압하자.” 말레이시아 해경 작전단장 나심이 제안했다. 한국의 김성기 훈련단장은 “좀더 효과적인 제압을 위해 3005함이 납치 선박의 항해로를 봉쇄하고, 헬리콥터로 해경 특공대원 4명을 선상에 투하하자”는 보강 방안을 추가 제안했고, 양쪽 지휘부의 동의가 이뤄졌다.

두 나라 해경은 신속하게 움직였다. 3005함이 기동해 납치 선박의 전방 항로를 봉쇄했고, 두 나라의 해경 특공대가 탄 고속보트 2대가 시속 30노트(1노트=1시간에 1852m)의 고속으로 해적선 좌우현에 접근, 섬광탄과 연막탄을 터뜨리며 뛰어올랐다. 한국의 특공대는 조타실을 장악했고, 말레이시아 특공대는 갑판에서 저항하는 해적 3명을 사살했다. 동시에 한국의 탑제 헬기인 AS-565펜더가 납치 선박 20여m 상공에서 4명의 특공대원을 레펠로 하강시켰고, 선박은 완전히 장악됐다. 긴장하고 있던 3005함 브릿지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고, 두 나라 해경 지휘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훈련 상황 종료.” 남상욱 함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물론, 예정된 시나리오에 따라 두 나라 해경이 벌인 연합작전 상황이었다.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3020마일(1마일=1.609344km).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적도 인근 말라카해협에서 서너평 남짓한 괴선박으로 목숨 건 헬기 레펠을 감행하는 해경 특공대와 위험스런 헬기 비행술을 펼치는 조종사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우리에게는 아주 낯선 장면이다.

그러나 말라카해협의 안전한 통항권 확보는 이 해협을 영해로 갖고 있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는 물론이고 해협을 통해 원유 등 원자재와 상품을 운송하는 당사국들 사이에도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한 지 오래다.

남중국해와 인도양, 중동을 연결하는 900km에 이르는 전략적 교통항로인 이곳으로 전세계 물동량의 30%가 이동한다. 한국, 중국, 일본의 원유 수송량의 9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연간 2천여척의 한국 선박이 원유, LNG, LPG 등 에너지를 실어 나른다. 아시아 경제의 목줄이자 생명선인 셈이다. 그러나 수심이 낮고 해저 지형이 불규칙한데다, 항로폭이 좁아 통항 선박들이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고, 바로 이런 점을 악용한 해적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불안한 교통로이기도 하다.

말레이시아의 수도 콸라룸푸르에 있는 국제해사국(IMB) 산하 해적신고센터(PRC) 통계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04년 6월까지 전세계 해상에서 발생한 해적 사건 3265건 가운데 37%인 1221건이 말라카해협을 끼고 있는 이들 3개국의 인근 해역에서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천개의 섬이 산재해 있고 상대적으로 경제·정치적 불안이 높은 인도네시아 영해에서는 말라카해협 전체 해적 행위의 72%인 877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말레이시아의 유력 언론인 등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사들도 최근 말라카해협을 항해하는 선박에 대해 극도의 주의를 경고하고 있지만 해적 행위가 빈발하고 있다며 그 심각성을 경고했다. 이들은 지난 5월 이후 공식 확인된 해적 행위만도 7건에 이른다며 해당 국가들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할 정도다.

해적국가, 인도네시아?

실제 말라카해협에서는 해적 행위가 계속 빈발하고 있다. 5월25일 오후 5시 자동소총과 기관총으로 무장한 채 고속보트에 탄 4명의 해상 강도가 말라카해협의 수마트라섬 인근을 항해하던 일반 화물선 베르자야2호를 습격해 통신장비 등을 파괴하고 선장과 기관장을 납치했다. 6월8일에는 20여명의 해적이 베르할라(Berhala)섬 북방 20마일 해상에서 이카무르니호를 습격한 뒤 선원 12명을 바다로 던져버리고 선장과 기관장을 납치했다. 특히 지난 6월11일 같은 섬 인근 지역에서 납치된 페르타미나호의 경우 선원들의 신고를 받은 인도네시아 군함의 공격으로 정체불명의 해적 3명이 사망하는 유혈극으로 막을 내리기도 했다.

한국 해경이 말레이시아 해경과 해적대응 합동훈련을 하기 위해 출항하기 3일 전인 9월30일에도 말라카해협의 벨라완섬 부근에서 해적 행위가 발생했고, 해경 3005함이 인천항을 출항한 9시간 뒤인 10월2일 오후 6시에도 이 섬 인근 해상에서 고속정을 탄 8명의 해적이 예인선을 습격해 금품을 갈취하고 선장과 기관장을 인질로 납치해가는 일이 벌어졌다. 해적 행위는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급박한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해적 행위의 배후 세력과 구조, 주요 근거지 등 그 실체에 대한 정보는 매우 부족하다. 말레이시아 당국자들이나 전문가들은 치안 상태가 상대적으로 불안하고 경제적으로 낙후된 인도네시아 등 인접 국가들이 해적 행위의 주요 대상국이 되고 있다고 추정한다. 라난 빈 하지 아마드(Ranan Bin Hj Ahmad) 인도네시아 해경 사령관은 과의 인터뷰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싱카포르에는 이제 해적이 없다”면서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 사정이 복잡한 인도네시아 등 인접 국가 출신들이 해적질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해적 행위가 인도네시아의 베르할라섬과 밸라완섬 인근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인도네시아가 해적들의 주요 근거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하지만 해적신고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영해에서도 2003년부터 올 6월까지 각각 10건, 7건의 해적 행위가 발생해 이 지역 역시 완전한 안전지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해적의 배후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등을 근거지로 분리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에이체(Ache) 반군이나 필리핀의 모로(Moro) 이슬람 해방전선 등 반정부 단체들이 투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조직적인 해적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물증은 없다. 또 이 지역의 군벌세력, 테러리스트, 국제 선박 및 화물 매매 신디케이트 등도 배후로 지목되지만 역시 추정일 뿐이다.

국가간 24시간 협동 체제 뒷면엔…

지난 1998년 9월 한국 선원 2명이 타고 있던 온두라스 국적의 2660t급 텐유호 선원 실종과 선박세탁 사건을 수사했던 부산해경 정보과 조철제 외사계장은 “말라카해협 해적질의 행동대원은 인도네시아나 타이의 가난한 영세민들이지만, 항해로와 선적화물 등의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박을 습격하고 탈취 화물은 물론 선박까지 세탁·판매하는 체계를 갖춘 것을 볼 때 좀더 크고 강력한 배후 조직이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제해사국의 말라카해협 지역 책임자인 노엘 충(Noel Choong)도 와의 인터뷰에서 “얼마나 많은 그룹들이 해적 행위를 벌이는지, 이런 행위가 에이체 분리독립 운동을 벌이는 반군이나 군벌, 테러리스트, (선박매매) 신디케이트와 연계됐는지 여부는 알 길이 없다”면서 “이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큰 의문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해적들이 당국을 피해 점차 활동 장소를 이동시키면서 아체 반군이 활동 중인 해상지역에서 수마트라섬 북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경찰력으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말레이시아 영해를 비롯해 싱가포르해협이나 순다해협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당국은 일단 자국 영해에서 해적 행위의 존재를 강하게 부인하며, 주변국에 그 책임을 넘기는 듯한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한국 해경과 합동훈련에 참가한 탄 층 산(Tan Cheug San) 말레이시아 훈련대장은 “너무 민감한 문제”라면서도 “말레이시아 영해에서는 해적 행위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해적신고센터의 집계 결과 말라카해협 인근의 해적 행위 가운데 72%가 발생해 ‘현대판 해적국가’로 지목된 인도네시아의 저항은 거세다. 지난 3년여 동안 동남아 국가들과 해적 근절 대책을 협의해온 해경의 김근조 국제협력단장은 “인도네시아는 국제해사국회의 등에 참석해 해적신고센터의 통계는 신뢰할 수 없다며 별도의 반박 자료를 내놓는 등 주변 국가들과 적잖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 3개국은 최근 해적 행위가 빈발하면서 말라카해협 인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과 국가 이미지 실추가 현실화되자 해적 감시와 대응 체계, 작전능력 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국은 지난 6월부터 17척의 경비정을 동원해 협력순찰을 강화했다. 일단 자국 해역을 순찰하면서 해적 행위에 대한 24시간 상호 협동통신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인접국간 합동훈련도 가시화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해경 당국자들은 “한국 해경이 도착하기 1주일 전에 인도네시아 해경과 랑카위 인근에서 합동훈련을 벌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말라카해협 인접 국가들은 해적에 대한 상호협조 체제를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해적 소탕 능력 향상을 명분으로 동아시아의 주요 통항로인 말라카해협의 제해권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최근 선주협회, 선박 보험회사 등 비정부 기관과 함께 해양경찰, 해군, 해양부, 국가해양조정센터 등이 해적 예방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해적 발생 빈도가 높은 해역에 대한 모니터링과 합동순찰 강화는 물론 한국·일본 등 말라카해협의 안전에 경제적 사활이 걸린 국가들과 해상 진압 기동작전 훈련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말라카해협의 최대 수혜자인 싱가포르 역시 해양경찰, 해군, 해양·항구 관할 당국과 함께 매일 경비정을 동원해 인근 해역을 순찰하는 등 해역에서의 활동 역량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 당국은 특히 야간 해적 행위 예방을 위해 항공기를 동원한 순찰까지 벌이고 있다. 실제 인천을 출발한 3005함이 10월9일 아침 말라카해협의 길목인 싱가포르 해협에 들어서자 두척의 경비정이 한 시간 가까이 우리 함정을 따라붙는 등 민첩하게 대응했다.

주변국의 대해적 해상활동 강화 움직임에 따라 해상 제패권을 손상당할 우려가 높아진 인도네시아도 최근 인근 해역에 대한 정기 정찰을 확대하고 일본 해상보안청, 오스트레일리아 연방경찰 등과 교육 및 기술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등 뒤늦게 경쟁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상선의 안전 교두보 확보

하지만 인도네시아 당국은 말라카해협에서 해적 행위의 주무대로 알려진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사이에 폭 30km의 필립해협에 산재한 3천여개의 섬들에 대해 적절한 단속을 벌이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또 최근 해적 활동의 근거지로 떠오른 수마트라섬 인근 역시 에이체 분리독립운동 세력의 저항 등으로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아 ‘현대판 해적국’의 불명예를 씻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국제해사국도 최근 “해적행위의 진정한 해결책은 문제의 뿌리에 접근하는 것이며, 그 핵심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정보기관들이 해적 행위를 저지르는 세력들의 배후까지 철저하게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며, 인도네시아 정부에 더 신속하고 전향적인 해적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까지 보냈다.

말라카해협의 안정적 통항권과 제해권 확보 경쟁은 단지 말라카해협 인접국들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처럼 말라카해협을 통해 원유 수송과 수출입 물동량의 대부분을 소화하고 있는 일본은 지난 1999년 자국 선박인 아론드라 레인보우호가 해적의 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동남아 국가들과 대해적 대응 공조와 협력 체제 구축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이 해경 창설 51년 만에 처음으로 말라카해협에서 합동훈련을 전개한 것과 달리, 일본은 2000년 11월 인도 해경과 문바이 해상, 말레이시아와 포토게랑 해상에서 합동훈련을 전개한 이후 필리핀·인도네시아·브루나이·타이 등 말라카해협과 인접 해상로에 위치한 국가들과 수색구조, 해적선 추적, 나포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해상보안청 퇴직자를 이들 국가에 파견해 항해술을 가르치고 동남아 국가 해경을 일본 해상보안대학에 편입시켜 교육하는 등 말라카해협의 안정적 해상통항권 확보를 위한 인적·물적 네트워크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이번 훈련에 참여한 말레이시아 ‘식스나인 특공대’ 대원들은 “우리는 일본 오키나와현과 3개월마다 한번씩 인력 교류를 할 정도로 가깝다”고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말라카해협은 한국의 원유와 수출입 물동량의 최대 통항로로 우리 경제의 목줄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경제적 한계와 이 지역의 경제적·안보적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해왔다.

지난 2001년부터 해경을 중심으로 동남아 국가들과의 상호 협력관계 구축을 시도한 끝에 첫 결실로 말레이시아 해경과의 합동훈련이 성사된 것이다.

3005함의 남상욱 함장은 “왜 엄청난 돈과 인력을 투여하며 머난먼 바다에서 목숨 건 훈련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훈련을 계기로 우리 상선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하고, 우리의 주요 통항로인 말라카해협의 안전한 통항권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은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8박9일간의 장기 항해 끝에 다다른 적도 인근 바다에서 국가적 자존심을 걸고 위험천만한 훈련을 감행하는 이유인 셈이다.



“해상 범죄는 다국적 문제”

라난 빈 하지 아마드 말레이시아 해경사령관 인터뷰… 미국의 ‘알카에다 해상테러설’ 강한 반감 표시

한국 해양경찰청 소속 3005함 브릿지에서 한국 해경과 말레이시아 해경의 첫 해적 소탕 합동훈련을 참관한 라난 빈 하지 아마드(Ranan Bin Hj Ahmad) 말레이시아 해경사령관은 과의 인터뷰에서 “두 나라 해경의 합동훈련이 매우 성공적이고 만족스럽다”며 “말라카해협에서 발생하는 해상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기술과 지식을 상호 교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라난 사령관은 특히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해상 범죄의 성격이 한 지역 단위의 범위를 넘어선 다국적 문제로 바뀌고 있어, 더 이상 말레이시아 단독으로 이런 다국적 해상 범죄를 근절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 해경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 (말라카해협) 인접 국가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상호 지원 제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말라카해협이 알카에다의 해상 테러 목표가 될 수 있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정치적 주장일 뿐”이라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번 훈련을 어떻게 평가하나.
=아주 성공적이다. 양국 해경이 프로페셔널하게 훈련을 해냈다. 특히 한국 해경의 해적 진압 기술이 뛰어나고, 상황을 잘 이해하여 훈련에 임한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말라카해협이 해적 행위 빈발 지역으로 분류된다. 해적은 도대체 누구인가.
=국제해사국 해적신고센터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출신 해적은 없다. 대부분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 출신이다.
-말레이시아보다 경제적으로 낙후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타이 등이 주요 해적의 근거지라는 것인가.
=그렇다. 말레이시아는 경제·정치·사회적으로 아주 안정돼 있다. 브루나이, 싱가포르 등 말라카해협의 다른 안정된 나라 출신의 해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등은 사회적·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적들은 주로 이렇게 내부 사정이 복잡한 나라 출신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어쨌든 말라카해협에서 해적 행위가 발생하면 국가 이미지 훼손이 적지 않을 텐데, 주변국과 해적 행위 방지를 위한 대책을 어떻게 조율하고 있나?
=우리는 일단 국제적인 커뮤니티를 구성해 대해적 대책, 대해상 테러 대책에 대응력을 높여가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미 지난주에도 랑카위 해역에서 인도네시아와 해적 대응 합동훈련을 했다.
-미국 정부는 말라카해협에서 알카에다의 해상테러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는데, 그 가능성은?
=알카에다의 테러는 정치적 이슈다. 말레이시아나 말라카해협 인근에는 테러 세력이 없다. 말라카해협에서 해상 강도나 해적 행위가 발생했지만 테러는 없었다. 그것은 미국의 일방적 주장일 뿐,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이 반이슬람 정치 행위로 그런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미국이 그렇게 주장하지만, 아직 해상 테러가 말라카해협에서 발생한 적이 없지 않은가. 알카에다 테러는 이라크 등 중동 지역의 문제지 말라카해협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해상 테러리스트를 본 적이 없다. 특히 말레이시아 영해는 아주 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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