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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끝없는 논쟁, 여성도 군대 가라

등록 2021-04-25 12:27 수정 2021-04-27 02:28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치권에서 여성 군복무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4·7 재보선 이후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 잡기일까? 더불어민주당의 젊은 남성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구애를 살펴보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병제 전환과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을 제안하면서 논쟁에 불을 붙였다. 남녀평등복무제는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40~100일 정도 군사훈련을 받고 예비군을 하는 제도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과 김남국 의원은 ‘군가산점제’ 부활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군가산점제는 1999년 헌법재판소의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판결이 내려진 제도다. 폐지 투쟁에 나선 주인공은 남성이다. 어린 시절 폭발물 사고로 왼쪽 손목 절단 사고를 입은 정강용씨는 대학 시절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취업을 앞두고 번번이 면접에서 탈락했다. 몇 년이 지나도 공무원시험에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자 그는 도청을 찾았고, 거기서 다른 남성 응시생들과 달리 평균 5점의 가산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7년의 싸움 끝에 헌법재판소는 군가산점제는 여성, 장애인, 미필자에 대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훼손한다고 위헌판결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젊은 남성의 불만을 얘기할 때마다 젠더, 군복무 이슈를 꺼내든다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이성윤씨는 “20대 남자를 군대라는 수단에 엮어 젠더 간 혐오만 부추기는 정치를 멈추고 진정한 정의와 공정을 위한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쪽 성별에만 의무를 지게 한 병역제도는 고민해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여성현실연구소 소장 권김현영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병역 자원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모병제 전환과 여성복무제 도입 등은 생산적 논의가 가능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편적인 사회복무제 도입을 고민할 필요는 있지만, (박용진 의원처럼) ‘군사훈련’이 유일한 것처럼 제안한 것은 사려 깊은 방식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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