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낙태죄는 없다.’
불과 1년6개월 전이다. 여성들은 66년 만에 ‘죄인의 몸’에서 해방됐다고 선언했다. 2019년 4월11일 낙태죄가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온 직후였다. 여성들이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를 줄기차게 외치면서 ‘생명권 대 자기결정권’이라는 견고한 틀을 넘어선 결과였다.
‘여전히 낙태죄는 있다.’
2020년 10월 정부가 여성들의 해방 선언이 섣불렀다며 반격에 나섰다. 법무부의 ‘낙태죄 전면 폐지’ 입장에도 정부가 끝내 ‘낙태죄 유지-허용 범위 확대’를 뼈대로 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정부안)을 입법예고하면서다. 정부는 생명권과 자기결정권의 실제적 조화를 이룰 묘안이라며 임신 14주와 24주, 사회·경제적 이유, 상담과 숙려 같은 ‘허용’ 조건을 내걸었다.
‘낙태 허용을 허용하지 않겠다.’
여성들은 정부의 조건부, 예외적 허용은 필요 없다고 잘라 말한다. 낙태죄를 완전히 지우고 자기결정권의 핵심인 임신중단 권리를 전면 보장하라고 요구한다. 낙태죄 완전 폐지를 주장하며 정부안에 반대하는 네 가지 시선을 <한겨레21>이 담았다. 임신중단 경험자, 변호사, 산부인과 의사, 국회의원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여성들의 시선은 국회로 향한다. 헌재가 정한 법 개정 시한은 12월31일. 법 공백을 만들지 않으려면 국회는 그 안에 낙태죄를 계속 유지하는 정부안과 낙태죄를 완전히 폐지하는 의원법안(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등)을 놓고 선택해야 한다.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임신중단의 비범죄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만큼 ‘임신중단 전면 범죄화’를 주장하는 보수 종교계의 목소리도 거세다. 그러나 이번에도 여성들은 후퇴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낙태죄는 없다’는 선언을 지켜내기 위하여._편집자주
“너무 너무 너무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웃음기 가득한 A의 얼굴에 설핏 긴장이 비쳤다. 그때가 떠오르는 듯했다. 20대 여성인 그가 온 힘을 다해 “다행”이라 표현했던 일은 ‘임신중단’에 관한 것이었다. 2019년 3월 독일에서 임신했고, 독일에서 임신중단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각오도 돼 있지 않던” 그에게 원치 않던 임신은 “손이 달달 떨리는”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편안하게 임신중절수술을 끝낼 수” 있었다. 한국이 아닌 독일에 있었던 덕분이다.
A는 수술받은 이튿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신중단 경험을 올렸다. 이전에 한국에서 ‘낙태죄 폐지’ 운동을 하면서 했던 결심대로였다. “이 경험이 상당히 흔하다는 것을 꼭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우리에게는 낙태죄 폐지 ‘그 이후의 세상’인 독일에서 수술받은 만큼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A의 말처럼 2017년에만 한국에서 약 5만 건의 임신중절수술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될 정도로, 임신중단은 여성들에게 낯설지 않은 경험이다.
“독일이라서 그다음 날 (경험을) 트위터에 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A의 맞은편에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듣던 30대 여성 영화감독 이길보라(존칭 생략)가 부럽다는 듯 말했다. “(수술한 다음날) A가 ‘몸과 마음이 여전히 건강하고 튼튼하다’고 썼는데 원래 그게 최우선이잖아요.”
이길보라도 2016년 10월22일치 <한겨레> 칼럼 ‘#나는_낙태했다’를 통해 임신중단 경험을 알렸다. 당시 불붙었던 낙태죄 폐지 운동에 “어떻게든 함께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이길보라가 한국에서 임신중단 경험을 공개적으로 발화하기까지는 4년이 걸렸다. 그는 2012년 임신중단을 한 뒤 긴 “암흑기”를 보냈다.
“독일에서 (임신중단 과정에) 남자의 책임을 묻기도 하나요?” 역시 A의 경험을 귀 기울여 듣던 60대 여성 정나일선이 질문을 던졌다. 여성 경력 연구자인 정나일선도 2016년 낙태죄 폐지 운동 정국에서 “힘을 보태고 싶어” 결혼생활 중 세 차례 임신중단한 사실을 공개하고 거리로 나섰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임신중단을 경험한 A, 이길보라, 정나일선이 10월13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의 한 책상에 둘러앉았다. 엿새 전인 10월7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낙태죄 관련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정부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1년6개월 전인 2019년 4월11일 헌법재판소는 여성이 임신중단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며 ‘낙태죄 헌법불합치’를 선언했지만, 그 후속 조처로 정부는 ‘낙태죄 처벌 유지-허용 범위 확대’라는 어정쩡한 법안을 내놓았다.
세 여성은 두 시간 넘게 한국과 독일, 1990년대와 2010년대, 기혼과 비혼이라는 여러 맥락에서 임신중단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2020년 한국 정부안’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평가는 예상보다 더 살벌했다.
“진짜 어이가 없어요.”
정나일선(이하 정나) “(정부안은) 개악이에요. 여성의 몸이 더 통제받게끔 하니까요.”
이길보라(이하 이길) “지금보다 더 모멸적이고 나빠지는 결정이에요.”
A “진짜 어이가 없어요.”
세 여성은 정말로 분노했다. ‘정부안’이란 말에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형법에 낙태죄가 살아남긴 했지만 임신중단의 허용 범위가 넓어졌으니 정부 설명대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지금보다 더 보장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추가 질문을 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세 여성은 정부의 ‘허용’ 자체를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여성이 자기결정권의 하나인 ‘임신중단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데 국가·의사의 허용이나 동의는 필요 없다고 했다. 낙태죄가 존재하는 한 여성의 몸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느슨하냐 빡빡하냐의 차이만 있을 뿐, 여성이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정나 “결혼해 첫아이를 출산한 뒤 세 번 임신중단을 했어요. 당시 1990년대는 합계출산율이 아마 2명 넘었을 거예요. 정부가 출산을 억제해야 한다고 해서 사실상 임신중단이 장려되던 때였죠. 저는 마음대로 병원에 가서 자유롭게 궁금한 점을 물었고, 양가 부모님이나 남편과도 편하게 상담했어요. 그런 상황이었는데도 저는 억울했고 울분에 가득 찼어요. 그것이 내 몸을 상하게 하고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했으니까요. ‘왜 나에게 이런 (성)교육밖에 못 시켰어?’ 하고 학교를 원망했고, 임신시키고선 나 몰라라 하는 남편도 원망했고요. 게다가 (법적으로는) 국가가 ‘너는 살인자야’ ‘너에게 벌주겠어’라고 하니까요.”
이길 “2012년 임신중단을 했어요. (저출산 대책으로 임신중단을 단속할 때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전화번호를 가지고 겨우 혼자서 (임신중절수술을 하는) 병원에 찾아갔어요. 의사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유산을 유도하는) 약에 대해 상세히 물으니 이상한 사람 취급했어요. 마치 죄인처럼 조용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술받아야 했죠. 내 돈으로 내 몸에 대한 결정을 하는데, 내가 몸이 상했는지, 임신과 출산이 앞으로 가능한지도 알 수 없었어요. 그게 (제 결정권을) 너무 침해했다고 생각해요.”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하게 곤란하다?
정부안을 하나씩 살폈다. 먼저 ‘임신주수’에 따른 차등 규정. 임신 14주 이내 여성은 본인 의사에 따라, 임신 15~24주 여성은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임신중단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현행법은 극히 일부의 ‘일정 사유’(근친상간·강간에 의한 임신 등)일 때만 임신 24주 이내 임신중단을 허용하고 있다.
정나 “정부안이 전체 여성을 16살 미만 미성년자, 16살 이상 미성년자, 심신장애 여성 그리고 나머지, 이렇게 4개로 쪼갰더라고요. 거기서 다시 ‘14주’ ‘24주’로 쪼개서 굉장히 촘촘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을 통제하려는 거로 보여요. 마치 ‘국가가 권리를 다 가졌는데 (일부를) 너한테 주는 거야’ 하는 것처럼요. 분노를 금할 수가 없어요.”
이길 “이렇게 수치로 제한하지 않으면 여성들이 무분별하게 임신중단을 하리라고 생각하는 거죠. 여성을 자기 몸에 대해 제대로 된 결정을 하지 못하는 미완적인 존재로 보는 거예요. 누가 미쳤다고 계속 임신중단을 하겠어요? 자기 몸이 깎여나가는데.”
A “(2019년) 생리가 일주일 정도 늦나보다 했는데 속이 이상해 검사해보니 임신이더라고요. 이미 임신 7주에서 임신 8주로 넘어갈 때였어요. 그땐 주수 계산 방식을 잘 몰랐는데 ‘마지막 월경의 시작일’을 (기준으로) 하면 생각보다 주수가 높게 나오더라고요.”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자기결정권이 제한된다는 데 동의하는 여성은 없었다. 임신주수가 형사처벌 기준이 될 정도로 명확하다고 보지도 않았다. “(주수 계산에서 기준이 되는) 월경일 확인은 오로지 처벌 대상인 여성의 진술에 달렸고, 그나마도 피의자인 여성이 명확하게 기억할 수 없다면 누구도 알 수 없다”(‘임신중단권 보장을 위한 법·정책 방향’, 김정혜)는 것이다. 임신 확인을 늦게 했거나, 임신 유지·중단에 대한 고민이 크거나, 때로는 수백만원인 임신중절수술 비용을 마련하다보면 얼마든지 ‘14주’ ‘24주’를 넘길 수도 있다.
세 여성을 주수보다 더 화나게 한 대목은 ‘사유’에 관한 것이다. 정부안은 임신 15~24주에 임신중단을 할 수 있는 ‘일정 사유’에 ‘임신 지속이 사회적·경제적으로 임신한 여성을 심각하게 곤란에 처하게 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미친 듯이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 24시간 숙려라니
정나 “사회·경제적인 사유로 이건 되고 이건 안 된다는 것을 국가가 결정하겠다는 거죠. 여성의 결정권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인 거죠.”
이길 “되게 위험하기도 해요. 결국 시민과 비시민을 계속 구분하겠다는 거잖아요. 사회·경제적 사유에는 (태아가) 장애아인 경우도 포함되잖아요. 저는 부모님이 장애인이거든요. 그러면 우리 사회가 이제 장애인을 낳지 않는 방식으로 굴러간다는 거잖아요.”
“경제적 여유는 있었을지 몰라도 더 이상 자녀는 원하지 않았다.”(정나일선) “더 공부하고 싶고 파트너와 진지하게 미래를 바라보는 사이도 아니었다.”(A) “대학생이었다.”(이길보라) 여성 저마다의 처지와 상황이 사회·경제적 이유에 해당하는지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 철저하게 조사·판단하다 여성이 임신중절수술 시기를 놓치는 건 아닌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한다.
여성들이 분노를 넘어 실소한 부분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임신중단을 하려면 ‘상담받고서 24시간 숙려’(강제 대기 시간)하라는 형법 개정안이다. 지금도 독일이 72시간의 숙려 기간을 두고 있긴 하지만, 프랑스는 2016년 폐지했다. 여성에게 부담을 주고 수술을 지연한다는 이유였다.
A “너무 어이가 없는 게 저는 임신 테스트를 한 순간부터 계속 숙려하고 있었거든요. 24시간 동안 미친 듯이 그 생각밖에 안 했어요.”
이길 “꿈에도 나오잖아요.”
A “독일에서 (강제 대기하는) 3일 동안 그냥 ‘빨리 (임신중절수술을) 했으면 좋겠다’ ‘돌아버리겠다’ 했죠. 그곳 페미니스트들이 계속 싸우는 주제예요.”
이길 “지금은 임신중단을 결정하면 어쨌든 낙태가 죄이긴 하지만 임신중절수술을 하는 곳을 암암리에 찾아가서 수술받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앞으로는) 나는 이미 몇 달간 괴로워하며 임신중단을 결정하고 왔는데, 또 상담받고 상담사실확인서를 끊고 숙려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너무 모멸적이에요. 지금보다 더 나빠진 결정이에요.”
A “아니, 내가 착상 세포를 여기(자궁)에 안 넣고 싶다는 건데 왜 그것을 숙려해야 하고 도덕적 딜레마를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정관수술을 할 때도 숙려 기간을 주나요? 맹장 떼고 암치료 할 때는요?”
임신한 여성이 의학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이들은 할 말이 많았다. 방향은 공감하지만 방식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의사에게는 임신중단을 요청한 여성에게 임신중절수술에 관해 설명할 의무가 생기는데, 설명 내용은 수술 뒤 피임 시기와 방법, 계획임신 등에 관한 것이다. 다만 개인의 신념에 따라 의사는 임신중절수술 요청을 거부할 수 있다.
정나 “의사가 ‘네 몸을 보니까 이런 피임법이 적당하겠다’고 조언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요. 남성에 대한 조언도 함께 해주면 더 좋고요.”
이길 “저는 그 시기에 듣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그 정신없는 와중에, 피임을 왜 가르쳐요? 그 전에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주지. 그리고 왜 (남성이 아닌) 나한테만 피임 방법을 알려주는 거예요?”
A “한국 병원에선 (피임 방법) 되게 많이 듣잖아요. 성병에 걸려서 가도 혼나고요. ‘피임을 좀 잘하세요’ 하고.”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미성년자
여성 연령에 따른 ‘보호자 동의’도 처음 명문화됐다. 정부안은 만 16살 미만 미성년자는 부모를 비롯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고 임신중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학대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면 응급조치결과보고서 등 입증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A “자기결정권이 없을 정도로 미성숙한 사람으로 미성년자를 볼 거면 오히려 무조건 임신중절수술을 하게 해야죠. 그 정도 판단력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한 생명을 키워요. (태아의) 생명이 그렇게 중요하다면서 왜 미성년자가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 위험한 임신중단으로 몸이 망가지고 죽을 수도 있는 가능성을 무시하나요?”
정나 “미성년자는 (임신중절수술이) 무료라는 조항이 반드시 법에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수술 외에 약물로도 임신중단을 할 수 있게 한 부분은 모두 긍정 평가했다. 이외에 안전하게 임신중단 할 의학정보와 의료서비스도 요구했다. 독일이 좋은 예다. ‘22주 미만 낙태 조건부 허용’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적어도 독일은 임신중단을 할 수 있는 여성에게는 안전하고 편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A “독일에서 임신하고 의무적으로 ‘프로파밀리아’라고 하는 정부 운영 기관에 갔어요. 편안한 분위기였어요. 무료로 초음파 검사를 받고 임신주수를 확인했어요. ‘임신유지를 하지 않겠다’고 하니까 종이 한 장을 줬어요. 베를린 권역별 임신중단수술을 하는 병원 목록, 수술과 약물 등 시술의 종류, 각 시술이 가능한 임신주수와 가격이 죽 나와 있더라고요. 물론 이 정보는 당사자가 아닌 사람에게 유출하면 처벌받아요. 그걸 보고선 병원에 전화를 돌려서 가장 빨리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을 예약했어요. 저는 의사에게 (몸에 덜 해롭게) 약물로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미 7주라 (착상 세포가) 엄지손톱만큼 커져서 이걸 약으로 수축시켜 떨어뜨리려면 복통이 엄청 심하고, 그럼에도 실패 확률이 50%라고 했어요. 가격 차이도 우리 돈으로 5만원밖에 안 난다고 하고요. 그래서 임신중절수술을 결정했고 3일 숙려 기간을 거쳐 수술했어요.”
이 기나긴 과정에 A는 “한 번도 내 선택에 대해 도덕적으로 책임을 묻는다든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겠어요?’라는 말을 듣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임신중단 과정에서 내 몸에 대한 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었다. 완벽하진 않아도 A는 임신중단할 권리를 넘어 ‘성과 재생산에 관한 권리’(모든 커플과 개인이 자녀 수, 터울 시기를 자유롭고 책임 있게 결정하고 이를 위한 정보와 수단을 가질 권리 등)를 경험했다.
낙태죄 폐지 운동 단체에 의견 청취 안 해
A “3일, 아닌 3시간만 이렇게 우리와 얘기했어도 정부안이 이 정도로 허술하게는 안 나왔을 거예요. 그런데 시간이 1년6개월이나 있었잖아요. 이번에 (낙태죄 폐지 운동을 했던) 단체들에 물어보니 정부가 한 곳도 (의견수렴 한다고) 안 불렀어요. 정말 우리를 개무시하는 거죠.”
이길 “진짜 화나죠. 여성, 그리고 여성의 몸에 대해 사회적으로 충분히 이야기할 좋은 기회가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이었고 그 기회를 우리가 만들어냈잖아요. 그런데 정부는 한 번도 제대로 된 논의 테이블을 만들지 않았어요.”
정나 “(여성의) 반발 시간을 줄이려던 거겠죠. 이제 국회를 타깃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
11월 중순, 의견수렴을 마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은 국회로 넘어간다. 국회에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낙태죄 전면 폐지’ 법안 등과 함께 심사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를 보장하는 법을 만들라고 명시한 기한은 12월31일. 세 여성은 다시 ‘낙태의 비범죄화’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가고 ‘#나는_낙태했다’는 해시태그를 SNS에 올렸다. 다시, 시작이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표지이야기-임신중단 정부안 반대, 4개의 시선
http://h21.hani.co.kr/arti/SERIES/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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