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평등하지만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은 ‘노동재난’이 되고 있다. 일방적인 해고, 무급휴직, 실업 대란이 노동의 가장 약한 고리인 비정규, 영세사업장 노동자를 거세게 덮쳤다. 하지만 한국의 취업 노동자 2736만 명 중 고용보험 가입자는 1380만 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그친다. 또 680만 명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없고, 특수고용노동자 220만 명 대부분은 아예 4대 보험 대상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상 노동권이 유보된 영세사업장(5명 미만) 노동자,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을 부인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그리고 아예 권리 바깥에 있는 이주노동자가 지금 헌법상의 노동권과 최소한의 노동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런 가운데 몰아치는 해고 광풍은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사회적 죽음일 것이다. 권리와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코로나19는 감염되지 않아도 이미 생존 위기가 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없는 위험노동을 해야 하는 노동자는 감염병에 가장 심각하게 노출돼왔다. 그래서 코로나19는 불평등한 사회적 재난인 동시에 ‘노동재난’이다.
1월20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5개월 동안 경기는 얼어붙고 정리해고와 무급휴직, 실업이 매달 기록을 경신한다. 지금, 긴급재난지원금이 당연히 긴급하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전염병이지만, 누구에게나 똑같이 긴급한 재난인가는 의문이다. 정부는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한 달 만에 지급을 마쳤다. 미국·프랑스·캐나다 등 여러 국가가 긴급 재난력을 따져서 선별지급을 택했는데, 한국은 소득을 불문하고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인데, 정작 긴급성의 문제는 지원 기준에서 배제됐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정말 긴급한 코로나19 재난민, 즉 ‘재난 난민’에게 주어져야 하고 재난 약자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또 이주노동자, 노숙인 등이 배제됐다.
그래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사회적 재난연대기금으로 환원, 조성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소비에만 머물지 말고 코로나19 재난에서 가장 변방의 약자를 위한 재난연대기금으로 환원, 조성하는 캠페인을 제안한다. ‘코로나19 노동재난연대기금’은 코로나19 노동재난을 가장 심각하게 겪는 영세사업장 노동자, 비정규노동자, 이주노동자, 코로나19 국제연대 활동가 재난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
*코로나19노동재난연대기금 참여 방법
1. 링크 신청: vo.la/0TZ0
2. 직접 이체: 국민은행 012501-04-230247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주관: 사회적파업연대기금(sapafun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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