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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셀>과 함께 인용지수 높아 과학자들 논문 게재 선호해

네이처가 뭐길래
등록 2012-05-30 21:23 수정 2020-05-03 04:26
과학계에서 영향력이 높은 세계 3대 과학저널은 영문 앞글자를 따 ‘NSC 저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왼쪽부터 <셀><네이처><사이언스>의 표지

과학계에서 영향력이 높은 세계 3대 과학저널은 영문 앞글자를 따 ‘NSC 저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왼쪽부터 <셀><네이처><사이언스>의 표지

남구현(33) 이화여대 초기우주과학기술연구소 특임교수 등 국내 연구팀의 논문을 둘러싼 저자 논란의 이면에는 라는 유명 과학저널이 자리를 잡고 있다. 남 교수가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그의 논문이 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저널에 실렸다는 사실 덕이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대학원생인 전아무개(28)씨가 저자 표기에 이의를 제기한 것도 이 논문이 학계에서 영향력이 높은 매체에 실렸기 때문이다. 도대체 라는 저널은 무엇이며, 어떤 영향력이 있는 걸까?

미국 학술정보 전문기관에서 매해 관리

는 영국의 네이처출판그룹(NPG)이 매주 발행하는 과학 전문 잡지다. 주로 물리학·의학·생물학·화학·우주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논문과 함께 전문가들의 평가를 싣는다. 과학계에서 처럼 영향력을 인정받는 잡지로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와 미국 셀프레스에서 내는 생물학 전문 과학저널인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세 매체의 영문 앞글자를 따 이른바 ‘NSC 저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NSC 저널이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이유는 ‘인용지수’(Impact Factor)가 높기 때문이다. 인용지수는 한 논문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Scientific Citation Index)에 오를 만한 다른 논문들에서 얼마나 많이 인용됐는가를 보여주는 수치다. 미국 학술정보 전문 민간기관 ‘톰슨로이터’가 매해 학술적 기여도가 높은 과학기술 분야 학술지를 골라 뽑은 뒤 SCI를 관리한다. 따라서 인용지수는 매해 경신된다. 보통 10점이 넘으면 권위 있는 잡지로 인정하는데, 최근 의 인용지수는 36.1점, 는 31.4점이다.

이들 잡지가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계기는 바로 2005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다. 당시 황 교수가 에 올린 논문으로 유명세를 탔으나, 에서 황 교수 연구팀의 난자 획득 과정의 윤리성 문제를 지적해 국내외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과학저널 편집자들은 매주 발행하는 잡지 표지에는 일반인에게도 파급력이 클 만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배치한다. 편집자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학자들의 검토 과정도 거친다. 남 교수 연구팀의 논문이 표지를 장식한 데에도 편집자들의 판단이 녹아 있다.

실적 위주 연구비 지원, 연구 환경 해쳐

그러나 최근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이러한 인용지수를 잣대로 연구 성과를 평가하자 연구 환경이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교수의 연구 실적과 연구비 지원, 학위 인정 등을 이러한 기준으로 매기다보니 NSC급 저널에 논문을 싣는 게 논문 여러 편을 쓰는 것보다 낫다고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바이오및뇌공학)는 “유명 저널에 논문을 싣는 것 자체가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이지만, 모든 학자가 여기에 매달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연구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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