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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웨이에서 목격된 15대는 포르셰·페라리·람보르기니 등 최고급 슈퍼카
등록 2009-05-08 02:41 수정 2020-05-02 19:25

취재진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레이싱 장면을 포착한 4월30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는 이 전 회장의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를 모두 15대 발견할 수 있었다.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대부분 최고시속 300km를 넘는 슈퍼카 혹은 그에 버금가는 자동차들이었다. 전세계 슈퍼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페라리(F430 스쿠데리아·F430 스파이더·599 GTB 피오라노) 3대를 비롯해,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도 눈에 띄었다. 포르셰는 8대가 진열돼 있었는데, 모두 최고시속이 310km에 이르는 슈퍼카급이었다. 911터보가 2대, 911터보 카브리올레가 4대였고 911 GT2와 911 GT3RS가 각각 1대씩 발진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 밖에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도 유선형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차값만 2억여원에 가까운 최신형 벤츠 SL65-AMG, SL63-AMG도 보였다.

4월30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 나타난 슈퍼카들. 이건희 전 회장은 이 가운데 벤츠 SL63-AMG, 람보르기니 기야르도 LP560-4, 포르셰 911 터보를 순서대로 끌고 나와 경주로를 돌았다. 사진은 자동차 대기 공간을 찍은 3장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이어붙였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4월30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 나타난 슈퍼카들. 이건희 전 회장은 이 가운데 벤츠 SL63-AMG, 람보르기니 기야르도 LP560-4, 포르셰 911 터보를 순서대로 끌고 나와 경주로를 돌았다. 사진은 자동차 대기 공간을 찍은 3장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이어붙였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초

이날 목격된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모델은 모두 최고시속이 330km대에 이르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이른바 ‘제로백’이 3초대인 전형적인 슈퍼카다. 출력도 모두 400마력을 넘어서 호사가들은 ‘머신’ 혹은 ‘괴물’ 등으로 부른다. 급가속·급감속은 물론이고, 빠른 속도에서도 굴곡을 돌아나가는 코너링이 일반 차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대당 가격은 3억원 안팎이다. 일반인들은 평생 만져보기조차 힘든 차들이다.

그렇지만 이날 스피드웨이에 등장한 슈퍼카들은 그가 타는 차량 가운데 일부일 뿐이라는 게 스피드웨이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스피드웨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스피드웨이 인근 삼성교통박물관에는 전세계 모든 차종, 특히 스포츠카와 슈퍼카는 다 있다고 보면 된다”며 “롤케이지(경주용 차량 전복 때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 차 내부에 설치한 철제 빔)를 장착한 포르셰도 있다”고 말했다.

평소 자동차 마니아로 알려진 이건희 전 회장은 지난해 집중적으로 차량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전문지 등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서울 강남 포르셰 매장을 직접 들러 차량을 한꺼번에 여러 대 샀고, 올해 3월에도 포르셰 분당 매장을 찾아 911터보 등 6대를 사들였다고 한다. 실제로 4월30일 스피드웨이에서 발견된 포르셰 가운데 3대의 차량번호가 ‘20어 70××’로 한꺼번에 사서 함께 등록된 차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목격된 15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8대가 포르셰였다. 이 전 회장이 스피드웨이를 빠져나갈 때 탄 차량도 포르셰 911터보 카브리올레였다. 포르셰 서울 강남 쪽 매장의 한 직원은 “이 전 회장이 들러 여러 대를 사갔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실제 사갔는지는 알지 못하고 알아도 애기해줄 수 없다”며 “고객의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잇단 스포츠카 매입 소문 파다

지난해 10월 은 ‘이건희, 나는 달리고 싶다’라는 제목의 재미있는 기사를 실었다. 이 전 회장이 스포츠카를 잇따라 구입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기사는 “이 전 회장은 최근 서울 한남동 삼성 리움미술관 아래 이태원 쪽 아우디 매장에 들러 아우디의 고급 스포츠카 R8(1억8천만원대)을 구입했다”며 “이 전 회장은 서울 서초동의 한 BMW 매장에 들러 고급 오픈카인 ‘650i 컨버터블(1억7천만원대)도 샀다”고 전했다.

서울 양재동의 수입차 매매시장인 서울오토갤러리 내부 인사는 과의 통화에서 “이 전 회장은 지난해 사람을 보내 고가의 차량을 여러 대 사들였다. 마이바흐(벤츠가 만든 최고급 세단승용차)와 람보르기니 등을 사갔다”고 말했다. 한 외제차 딜러는 “이 전 회장이 근래 들어 람보르기니 차종과 SLR맥라렌(벤츠가 만든 최고 성능의 슈퍼카)을 사간 것으로 안다”며 “이 전 회장의 비서진들이 내게 람보르기니를 사가겠다고 해서 계약까지 했다가 취소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말들을 종합해볼 때 이 전 회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슈퍼카들을 사들이고 이 차들을 스피드웨이에 가져가서 본인이 직접 성능 시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쪽은 “(이 전 회장이 갖고 있는) 차종 및 차량 보유에 대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글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경기도 용인 스피드 웨이에 나타난 슈퍼카들은?
■ 페라리 F430 스쿠데리아

페라리 F430 스쿠데리아

페라리 F430 스쿠데리아

F430의 최고출력인 490 마력보다 20마력 높은 510 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 km/h에 이르는 시간은 3.6초이고 최대 시속은 320 km/h이다. 미하엘 슈마허가 그를 전설로 만들어준 수년간의 F1 주행 경험을 되살리며 430 Scuderia 개발 작업에 참여했다. F430 Scuderia의 차체는 150 km/h(93 mph)에서 75 kg (165 lbs)의 다운포스를 이끌어내며, 최대속도에서는 300kg (660lbs) 이상까지 가능하다.


페라리 F430 스파이더

페라리 F430 스파이더

■ 페라리 F430 스파이더
최고시속이 310 km/h에 이르고, 정지상태에서 100 km/h까지 4.1초 만에 주파한다. 후드 개폐는 처음부터 끝까지 2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3억 6천만원.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

■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
가격은 4억6천만원, 정지상태에서 100 km/h까지 3.7초라는 속도로 주파하며 최고 속도는 330 km/h가 넘는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가격은 2억원대로 4.2리터 8기통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405마력으로 움직인다.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배기량은 5.2L, 출력은 560마력,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4.0초다. 시가 3억8000만원.


벤츠 SL63-AMG

벤츠 SL63-AMG

■ 벤츠 SL63-AMG
벤츠 SL63-AMG는 525마력(64.1kg.m)의 6.3리터 V8 엔진이 올라간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까지 가속 시간은 4.6초에 불과하고 최고 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2억원대.


벤츠 SL65-AMG

벤츠 SL65-AMG

■ 벤츠 SL65-AMG
전세계 350대 한정생산 돼 북미에 200대 유럽 및 아시아에 150대가 판매되었다. 612마력(101.8kg.) V12 트윈 터보 엔진의 SL65- AMG는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을 4.4초에 끝내고 최고 속도는 250km/h이다.


포르셰 911 GT2

포르셰 911 GT2

■ 포르셰 911 GT2
최고속도는 329km/h로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이 3.7초다. 530마력에 가격은 3억원대.


포르셰 911 GT3RS

포르셰 911 GT3RS

■ 포르셰 911 GT3RS
최고속도는 194 mph로 가격은 112,200.00달러.


■ 포르셰 911 카브리올레
최고속도는 310km/h로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이 4.0초다. 480마력에 기본 가격은 2억2천만원.



■ 포르셰 911 터보
최고속도는 310km/h로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이 3.7초다. 480마력이고 가격은 2억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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