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열다섯 살 되던 해부터 학문에 뜻을 두고(吾 十有五而 志于學) 배움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 정조가 죽은 뒤 반동의 시대를 주도했던 정순왕후가 할아버지뻘이었던 영조에게 시집간 것도 열다섯 살 때의 일이었습니다. 동양에서는 남녀를 막론하고 열다섯 살이면 성년으로 인정받았고, 열다섯 살을 기점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향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딛기 시작했다는 것이겠죠.
구독료 일부 시민사회단체 기부창간 15돌을 맞은 도 어디에 뜻을 두고 새로운 15년을 시작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1994년 창간 이래 어려운 이웃들을 보듬고, 사회 불의를 고발하고, 다양한 대안적인 삶의 방식들을 소개해왔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겠습니다”라는 다짐만으론 뭔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고민 결과 은 우리 사회의 더 많은 개인·단체와 함께 하는 ‘동행’을 화두로 삼기로 했습니다.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맞아 신자유주의의 퇴조를 얘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무한경쟁과 승자독식 논리가 판치고 있습니다. 갈수록 개인들은 파편화되고, 그 개인들 사이에서는 물질 만능주의가 최고의 덕목으로 취급받는 풍조가 만연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절 그 무엇보다 필요한 게 바로 ‘손을 맞잡고 서로를 끌어안는 일’이 아닐까요.
은 이런 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손잡고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동행’(이하 ‘아름다운 동행’)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독자들이 시민사회단체를 통해 의 정기구독을 신청할 경우, 구독료의 20% 이내에서 해당 독자의 이름으로 해당 단체에 회비나 후원금 또는 기부금을 적립해주는 것입니다. 기부금을 받은 단체는 독자에게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드릴 것입니다. 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독자를 한 명이라도 더 늘리고, 시민사회단체는 재정 자립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고, 독자는 의미 있는 곳에 돈을 쓰면서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3월 안으로 공식 블로그(h21blog.hani.co.kr)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아름다운 동행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 블로그에서 독자들은 손쉽게 자신이 후원할 단체를 지정하고 정기구독 신청도 할 수 있습니다. 또 이 블로그에서 배너를 통해 캠페인에 참여하는 단체들의 홈페이지로 갈 수도 있고, 캠페인에 참여하는 단체들 또한 아름다운 동행 캠페인 배너를 단체 홈페이지에 노출시키는 상호연동 작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다만 신규 구독자에 한하며, 기존 구독자가 구독을 중지한 뒤 신청할 수는 없습니다(각 단체의 사정으로 링크 연결 작업이 약간씩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언뜻 보면 이 캠페인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간단한 방법 같지만, 이 이같은 선택을 하기까지는 고민을 거듭해야만 했습니다. 국제 원자재값과 환율 상승에 따른 종이값 고공 행진 등으로 재료비가 부쩍 늘었고 경기 불황에 따라 광고 수주 상황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구독료는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시 제휴 프로그램이야말로 진보적 가치를 확산시키면서도 각자가 경제적 실익도 얻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어려울수록 나눔 속에서 찾는 공존과 희망의 값어치가 더욱 클 것입니다. 은 구독료 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최대한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어려움을 돌파해나가기로 했습니다.
휴대하기 좋아진 ‘콤팩트’ 판형이런 취지에 공감해 3월18일 현재 희망제작소, 참여연대, 민족문제연구소, 인권실천시민연대 등 22여 개 단체가 동참의 뜻을 밝혀왔습니다(표 참조).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명규 연구위원은 “아무래도 현대사회가 경쟁사회이다 보니 공동체보다는 개인만 남고, 그 개인들은 ‘내 것 지키기’에 바빠 나눔과 연대의 문화는 많이 사라졌다”며 “과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진행하려는 아름다운 동행 캠페인의 연대는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캠페인 참여 제안은 계속되고 있으며, 동참의 뜻을 밝히는 단체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동행 캠페인은 참여 단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갈 것입니다. 또한 캠페인이 단순한 이익금 나눠가지기에 머물지 않고 참여 단체들 사이에서 또 다른 내용적 연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이 시민사회 진영을 잇는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부입니다.
15돌을 맞아 이 내용적으로 ‘연대’를 선언했다면, 형식적으로는 콤팩트함을 강조했습니다. 은 지난해 이맘때 세로 길이를 297mm에서 270mm로 대폭 줄이는 지면 개편을 시도했는데, 이번엔 세로 높이를 10mm가량 더 줄였습니다. 키가 작아진 만큼 휴대하기 더욱 쉬워졌습니다. 이번엔 폭도 5mm를 줄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좀더 콤팩트해진 셈입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과 비슷한 높이로 맞추고, 여기에 가로로 펼치는 느낌을 강화했습니다. 휴대하기 편한 만큼, 어디서나 더욱더 손쉽게 을 펼쳐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디자인에서도 많은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작아진 판형에서도 최대한 여백을 강화해 편안하고 시원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잡지를 열면 와이드 TV처럼 가로로 넓게 펼쳐지는 느낌이 드실 겁니다. 또 레드면에 좀더 화려하고 세련된 요소를 도입했습니다.
이번호부터 새로 연재하는 ‘신백두대간 기행’과 연중기획인 ‘지구를 바꾸는 행복한 상상 Why Not’의 블로그도 새로 개설합니다.(상자기사 참조) 자연과 호흡하며 새로운 미래를 찾아가려는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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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바꾸는 행복한 상상 Why Not’은 ‘착한 초콜릿’으로 시작한 의 2009년 화두입니다. 지난 한해 인권을 화두로 삼았던 은 공정과 변화를 새로운 화두로 잡은 것입니다. 착한 초콜릿으로 시작한 공정 시리즈는 이번에 소개되는 국내 공정여행으로 지면에서는 끝을 맺습니다. 이제 바른 먹거리와 착한 먹거리로 주제를 옮길 것입니다. 그러나 블로그에서 공정은 계속 살아 숨쉴 것입니다.
4월부터는 사회혁신기업(사회적 기업)을 소개합니다. 해외의 사회혁신기업을 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해외에서 직접 기업들을 만나고 돌아올 취재단도 선정됐습니다. 4명의 씩씩한 20대들입니다. 이들의 활동도 블로그로 속속 올라올 것입니다. 해외, 특히 유럽에서 공부 중인 유학생들도 현지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기업들을 취재해 기사로 보내 올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국내의 사회혁신기업을 외면할 리는 없겠죠? 기자들이 직접 찾아간 기업들의 생생한 모습이 여러분들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Why Not 블로그는 풍부한 동영상과 많은 사진, 그리고 수많은 글들로 빼곡히 채워질 것입니다. 여기에 단 하나 빠진 것은 독자 여러분들의 방문입니다. 여러분들의 글입니다. 누구든 Why Not 블로그의 기자가 될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더 이상 독자에 머물지 말고 기자가 되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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