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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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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 앵벌이 행위를 중단하라”

등록 2005-06-09 00:00 수정 2020-05-03 04:24

[김창석의 도전인터뷰]

옛 보수우익 동지들과 전쟁 벌이는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
“임광규·지만원 등은 김정일 좌파 수구 꼴통보다 더 비겁해”

▣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보수우익 세력의 핵심 지도부가 두 동강 날 위기에 처했다. 보수우익쪽 단체가 총집결한 ‘우익의 통일전선체’인 ‘반핵반김국민협의회’(이하 국민협의회)의 현 집행부(6기 임광규 운영위원장)와 직전 집행부(5기 서정갑 운영위원장) 사이의 분열과 대립은 돌이킬 수 있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수입·지출 내역의 인수·인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익운동의 방향을 두고 각 세력들간의 시각과 이해관계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어 쉽게 사그라질 것 같지 않다.

갈등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현 집행부인 임광규 운영위원장쪽에서 지난 4월22일에 이어 5월24일치 <동아일보>에 광고를 내면서부터였다. “서정갑 명의 계좌로 입금하시는 것은 잘못된 것이므로 더 이상 입금하지 마십시오. 국민행동본부는 당초부터 국민협의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조직입니다. 2004년 7월에 제4기 국민협의회 봉두완 운영위원장은 성금 잔액 5900만원을 제5기 운영위원장에게 인계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제5기 운영위원장은 빚이 있다며 통장원장, 증빙서류, 출납장부 등을 아직도 정식 인계하지 않고 있습니다. 종전 국민협의회 운영위원장 서정갑 명의 통장들을 아직도 인계받지 못하였고 폐쇄하였다는 통보도 받지 못했습니다.” 광고문구만 보면 성금과 관련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의혹을 풀기 위해 지난 6월1일 서울 역삼동 서정갑 전 위원장(현 반핵반김북한해방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사무실을 찾았다. 몇번에 걸친 인터뷰 요청이 어렵사리 받아들여진 직후였다. 서 본부장은 “<한겨레21> 같은 곳과 인터뷰를 해야 보수 꼴통 소리를 듣지 않을 거 아니냐”며 반갑게 취재진을 맞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신문광고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자신과 국민운동본부에 대한 음해”라며 “국민협의회는 사실상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초대부터 국민협의회 4기 때까지 경제단체에서 1억원 이상씩 지원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서 “우리에게 의혹을 제기하려면 먼저 자유시민연대 의장단이 경제단체쪽에서 받은 성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인터뷰에는 최인식 국민행동본부 사무총장과 봉태홍 인터넷 신문 <세이21> 대표(전 국민협의회 부위원장)가 배석했다.

진보·보수를 떠나서 치사한 광고

두번에 걸친 신문광고를 보면 “서정갑 명의 계좌로 입금하시는 것은 잘못된 것이므로 더 이상 입금하지 말라”는 표현이 나온다. 어떻게 된 일인가.

오늘 나는 ‘전 국민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아니라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으로서 인터뷰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 국민행동본부는 2001년 1월16일 ‘국민의 정부는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그 정체성을 밝혀라’는 광고를 낸 것이 도화선이 돼 생겨났다. 그 이후부터 신문광고를 낸 게 지금까지 120여회 된다. 이번에 임광규씨가 신문에 한두번 광고를 내면서 애국세력을 음해한 것을 볼 때 공작적 차원에서 국민행동본부를 와해하려는 세력과 연계돼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신문광고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줄 수 없나.

우리가 내부적으로 일일이 대응하면…. 똥 묻은 개하고 계속해서 같이 엉키면 같이 똥 묻는다. 120회 애국광고를 낸 우리로서는 큰형답게 정말 글자 그대로 대승적 견지에서 대응하지 않았다. 똑같이 하면 그동안 우리를 지원했던 애국 시민들이 닭싸움한다고 그럴 것이다. 그런 광고를 낼 돈 있으면 불우이웃 돕는 데 쓰고 싶다. 지난해 12월23일 적법한 총회에서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당시 김병관씨에게 권한대행을 물려줬다. 자, 이걸 찍어라(서 본부장이 제시한 문건은 김병관 대행과 서 본부장이 각각 서명한 지난 1월6일치 ‘업무인계인수서’와 지난해 7월2일부터 12월 말까지 국민협의회 수입지출 내역을 김형좌, 채수연 등 2명의 감사가 확인했다는 내용의 지난해 12월30일치 ‘감사보고서’ 등 2가지임).

이런 게 있는데 왜 계속 문제제기가 나오나.

(배석한 봉 대표가 설명에 나섰다.) 국민들의 성금으로 낸 광고의 절반을 전임위원장을 헐뜯는 내용으로 채운 것인데 누가 보더라도 진보·보수를 떠나서 치사한 광고다. 조목조목 말씀드리겠다. 광고에 보면 4기 봉두완 위원장이 5기 서 위원장께 인계해줬다고 했는데 이게 허위다. 봉 위원장은 박정수 권한대행에게 인계했다. 박 대행이 7천여만원을 받아서 대행 임기 중에 2천여만원을 쓰고 나머지 5900여만원을 서 위원장께 넘긴 거다. 통장원장, 출납장부 등은 없었고 통장 잔액을 계좌이체로 받은 것으로 인계가 끝났다. 서 위원장도 현재 김병관 대행에게 일체를 인계해줬다. (서 위원장이 보충설명을 했다.) 국민협의회는 임의단체이기 때문에 통장도 개인 명의로밖에 만들 수 없다.

임광규 현 위원장은 변호사다. 그 정도도 확인하지 않고 광고를 냈다고 보이지 않는데.

통장 원장을 달라는데 상식에 어긋난다. 어떻게 변호사를 해왔는지 모르겠다. 국민행동본부를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없다면 어떻게 변호사로서 이런 요구를 하는지 모르겠다. 내용증명·배달증명은 대화하다가 법적 수순을 밟기 위해 보내는 것 아닌가. 어떻게 사실 확인 한번 하지 않고 전화 한통 하지 않을 수 있나.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이럴 수 있나. (임 위원장 사무실은 같은 건물 14층, 서 위원장 사무실은 18층에 있다.) 남에게 주워들은 얘기로 명예훼손적인 내용을 신문광고에 냈다. 경솔하고 경박하다. 이런 사람이 탄핵 정국에서 (국회쪽) 변호 맡았다니까. 야, 굉장히 실망스럽다.

돈 문제로 시끄러운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사실 초대부터 내 전임(4기) 때까지 경제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1억원 이상 지원받았기 때문에 저도 하고 나서 부족하면 경제단체 가서 좀 도와달라고 하려 했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광고 대금이 미결제된 부분이 있지만, (만약 경제단체 돈 받았다면) 1억원 이상 (후임자들에게) 남겨줄 수 있었다. 그런데 임광규 변호사가 소속돼 있는 자유시민연대 의장단이 먼저 경제단체에 가서 싹쓸이했다. 그래서 내가 경제단체에 가서 ‘도와주십시오’ 하니까 ‘가져갔는데…’ 이렇게 된 거다. 만약 이 사람들이 (우리한테) 의혹을 제기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들부터) 경제단체에서 모은 성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먼저 밝히는 게 좋을 것이다.

왜 우리는 통장원본을 공개하지 못하는가

수입·지출 내역은 투명한가.

원래 이전부터 수입·지출 내역을 정리하고 넘겨주고 하지 않는다. 쭉 그렇게 해왔다. 그렇지만 나는 수입·지출 내역을 다 정리했다. (그러면서 서 본부장은 수입·지출 내역 서류를 제시했다. 실제로 날짜별 수입·지출 내역이 적혀 있었다. 컴퓨터를 고친 비용까지 세세한 내역이 붙어 있었다.) 이것도 시간이 많거나 친절해서 그런 게 아니다. 나는 국민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맡은 날로부터 싸움의 현장에 있었다. 취임 초기 전권을 위임받고 게릴라식 집회를 8번 열었다. 격주로 했다. 전임자는 딱 한번 했다. 지난해 10월4일 해방 이후 최대 규모로 30만명이 모인 대형 집회를 열었다. 여러 명이 구속된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든 죄를 씌우려고 하는데 주변을 깨끗이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 거다. 그래서 이 일지도 (현 집행부에게) 가져가라고 하는데 안 가져간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광고 미납금이 남아 있으니까 안 가져간다. 모금함과 컴퓨터만 가져갔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마치 우리들이 인계하지 않았다고 광고를 냈다. 김정일 좌파 수구 꼴통들도 이런 비겁한 음해성 전법은 쓰지 않는다.

임 변호사를 가장 최근에 만난 것은 언제인가.

어제(5월31일) 만났다. 사과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안 하고 “다른 것은 필요 없고 통장 원장만 내놓으라”고 했다. 순간적으로 큰소리를 냈다. 오죽하면 그렇게 했겠나.

통장 원본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라도 있나.

후원자들의 신상정보도 있다. 허위사실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신문광고를 내는 무책임한 사람들한테 어떻게 이런 걸 줄 수 있겠나. 어떤 사태가 올지 불 보듯 뻔하다. 임씨는 총회도 거부한다. 이 사태가 허위임이 드러나면 불신임될까봐 자신 없는 거다. 그렇게 자신 없으면 스스로 빨리 물러나는 게 현명하다. 더 이상 애국시민을 우롱하고 애국운동을 음해하지 말고 물러나는 게 본인의 신상과 전체를 위해 좋다.

지만원씨도 현 집행부쪽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 박사는 나한테 9억 내지는 30억원의 비자금이 있기 때문에 통장을 인계하지 않는다고 (주변에) 얘기하고 다녔다. 녹취록도 있다. 5월2일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가 중재자가 되어 양쪽 관계자들을 모두 참석하게 한 날에 지씨는 참석 안 했다. 지씨 후원자 한명이 강원도 고성에서 사실 확인차 왔는데 참석 안 했다. 나중에 둘이 전화로 쌍욕을 하면서 싸우더라. 사이비 애국단체들, 애국을 팔아먹는 사람들, 글이나 써서 국가안보를 팔아먹는 이런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빨리 걷어져야 건전한 사회가 된다. 임 변호사와 측근들이 마음을 비우고 애국심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

지만원씨는 대령연합회 회원 아니었나.

그 사람이야말로 대령연합회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다. 92년에 자발적으로 회원에 가입했다. 2002년에 신문광고 때문에 광주에서 사람들이 올라와서 사무실과 집을 급습했을 때도 내가 담판을 해서 보호해줬다. 애국지사 잡아가지 말라고 신문광고도 냈다. 그런데 얼마나 인심을 잃었는지 육사 동기들도 신경 안 쓰더라. 왜 나를 공격하는가 알아보니까 자기가 광고 낼 때쯤이면 우리가 광고를 하는 게 이유였다. 성금이 모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내가 보니까 가장 지저분한 것이 돈 문제다.

깡패도 급수가 있어… 이건 양아치 수준

국민협의회에 돈이 별로 남지 않은 이유는 집회도 많이 하고 광고 횟수도 많아서인가.

애국하는 사람이 어떻게 맡자마자 통장 얘기하나. 돈 있으면 애국하고 없으면 안 하나. (임 위원장은) 처음부터 통장 찾은 거다. 마이너스니까 인수 안 받은 거다. 인수 안 받아놓고 마치 우리가 인계해주지 않는다 하고 비자금이 9억 내지 30억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지만원 같은 측근을 통해 외곽 때리고 자기는 빠지고. (봉 대표가 보충 설명에 나섰다) 사실 서정갑 명의의 국민협의회 통장 잔액은 50만원도 안 됐다. (신문광고 내용은) 결론적으로 ‘돈 좀 주세요, 저쪽에 주지 말고’ 하는 얘기다. 국민협의회로 장사 한번 하겠다는 것인지, 서정갑과 철천지 원수를 져서 죽이겠다는 것인지, 음해 공작하는 기관이나 단체와 교감이 있어서 앞잡이 노릇을 하는지 모든 게 의심스럽다. 깡패도 급수가 있다. 이건 양아치 수준이다. (최 사무총장이 끼어들며) ‘애국 앵벌이 행위’다. 임광규 위원장이 보낸 내용증명을 공개할 수는 없나.

그 내용까지 공개하기는 좀 그렇다. (최인식 사무총장이 나서면서) 인수·인계라는 게 형식도 없고 실체도 없는 거다. 자기들이 관념 속에서 만들어놓은 것이다. 새 위원장이 뽑히면 자기 이름으로 통장 만들고 전임자에게서 계좌이체로 넘겨받았다. 후원회비 받아 쓰고 남으면 넘기는 거였다. 무슨 금전출납부 같은 게 있는 게 아니다. 비망록으로 그날그날 수입·지출 내역을 정리한 것도 이전에는 없었다. 이 문제가 이렇게까지 된 배경을 잘 봐야 한다. 국민운동본부는 대한민국 우파 국민의 전진기지이고 총체적 본산이다. 국민협의회라는 것도 서정갑 위원장이 지난해 6월 맡게 되면서 모양새를 갖춘 것이다. 그 전에는 운영위원장 자리 안 맡으려고 했다. 서 위원장이 우파 세력의 국민적 대오 형성에 성공하니까 이 과실을 노린 일부 몰염치한 ‘안보장사(꾼)’들이 끼어들어서 그걸 가져갔다. 국민들이 봤을 때 서정갑이 빠진, 국민운동본부가 빠진 국민협의회가 무슨 정통성이 있나. 국민행동본부 서정갑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음해세력이 있다. 역사적 죄과를 책임져야 할 자들이 저쪽에 있다. 심지어 과거 안기부에서 공작을 담당하던 사람들이 그쪽에 있다. 그 사람들이 뭐했나. 역대 안기부나 과거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곳의 수장들이 모여 있다. 우리는 그 문제 때문에 무척 갈등했다. 우리가 함께 안고 가야 할 업보라고 생각했고 문제제기 안 했다. 그렇지만 자기들 스스로가 반성해야 한다. 국민행동본부는 군 출신이 많다. 대령연합회 중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령들은 장군 진급도 못하고 국토방위에 평생을 산 사람들이다. 진정한 애국자들이 많다. 우파 진영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부 갈등이 그럼 주도권을 두고 다투는 것인가.

내부 갈등의 본질을 잘 봐야 한다. 우리는 노 정권에 대해 각을 세워서 단호하게 타도 투쟁을 해야 한다고 했고, 저쪽에는 노 정권과 싸우지 못하겠다는 어용단체들이 끼어 있다.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보훈단체들이 뒤에 있으니까 정부하고 각을 세우는 것을 못하니까 서 회장을 계속 흔들었던 거다. 어차피 같이 못할 단체들하고는 같이 못한다. 좌파 진보진영에도 마찬가지 아닌가. 우파도 마찬가지다.

책임있는 분들은 집에서 쉬셨으면

그런 배경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임 위원장이 자기 뜻대로 조직을 이끌어가면 되지 전직 위원장의 것을 가지고 따지는 것 자체가 우습다. 감사가 공식적으로 보자고 하면 못 볼 일 있겠나. (영수증 붙어 있는 서류를 보여주며) 우리는 1천원짜리 영수증까지 다 모아놨다. 우리는 자기들처럼 애국운동을 그렇게 섣불리 하지 않는다. 저 사람들은 한번도 (영수증 관련 서류를) 만든 일이 없다. 전에는 경비 사용도 방만했다. 전임 위원장 시절 음향시설, 무대시설 설치 등에 6천여만원에 계약했는데 우리는 2800만원에 했다. 그래도 해방 이후 가장 멋진 집회를 하지 않았나. (최 사무총장이 거들었다.) 근본 뿌리가 다르다. 국민행동본부에는 관변 부역자가 없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되는 데 책임 있는 사람들이 보수우익 속에 함께 숨어 있었다. 역사관부터 다르다. 지난번 원로선언 때도 언론이 문제제기하지 않았나. 책임 있는 사람들이 국가 원로라고 해서 시국선언을 한 것이다. 그 똥바가지를 우리가 다 썼다. 그 과정에서 서 본부장이 일부 책임 있는 인사 발언을 한 것이다. 그것을 마치 전체 원로를 공격한 것처럼 해서 서 본부장을 비난하면서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져왔다. 관변단체분들은 우파이지만, 힘든 곳에는 안 나와도 된다. 모든 걸 걸고 열심히 싸우는 동지들에게 비수를 꽂는 비겁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우파라고 다 같은 수구꼴통이라고 매도되는 것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 책임 있는 분들은 시대가 바뀌지 않았나. 집에서 쉬셨으면 좋겠다. 3공화국 때 한 분들이 지금까지 한다. (서 본부장이 다시 받았다.) 우파 보수진영의 가장 잘못된 것은 후진 양성을 안 하는 점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여든살이 넘어도 앞장서려 한다.

서 본부장의 강경투쟁 기조 때문에 재향군인회가 정부와 수의계약 하는 데 방해받아서 서 본부장을 비토했다는 얘기도 있다.

노골적으로 그런 얘기가 나왔다. 재향군인회 이사를 했는데 정부 관계자가 서정갑 해임시키는 게 안 좋겠느냐, 해서 재향군인회 전체를 위해 이사직을 사임했다.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다.

국민협의회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국민협의회는 제가 한 뒤로 소멸했다고 본다. 이미 소멸됐다. 우리는 국민행동본부를 계속할 것이다. 친북 좌익세력 척결될 때까지 계속하겠다.

보수운동의 방향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

젊은 분들이 많이 참여해 재정비가 이뤄져야 한다. 원로분들은 후원세력으로 뒤에서 지원했으면 좋겠다. 흠 있는 사람이나 세력의 은신처가 되거나 자기합리화 창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우리 길을 간다. 이번 달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6·15 국가반역선언 규탄대회가 있다.



당사자들, 노코멘트!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보수운동은 운영의 묘가 떨어진다"

인터뷰에 언급된 당사자들의 반론을 받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임광규 현 운영위원장은 <한겨레21>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노 코멘트하겠다”면서 “신문광고에 나온 그대로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지만원씨는 직접 통화를 여러번 시도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무실 관계자는 “지 소장께서 일체의 언론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구부 자유시민연대 사무총장 역시 “나는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양쪽의 중재자 구실을 하려고 했던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1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까 보수들이 좀 나태해진 측면이 있지 않았나 한다”면서 “또 보수운동 자체가 연륜이 깊지 않아 집합체나 연대기구의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운영의 묘가 떨어진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또 “투쟁노선이 다른 것이라면 건강하고 바람직한 것인데 그런 게 아니어서 좀 그렇다”면서 “열정은 가득한데 아직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성숙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시민단체가 9억원이니 30억원 같은 비자금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반문하면서 “이번 일은 미봉해서는 안 되고 이제 보수운동도 지지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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