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열일곱 살부터 술마셨당. 불순·불온·불안한 친구들과 어울려 격주에 한 번씩 불나방이 됐당. 시내 뒷골목 이모집에서 막걸리 마셨당. 경찰 단속이 뜨면, 이모집 다락방에 올라가 입 틀어막고 킥킥거렸당. 술 취해서 함께 노래 부를 때도 우리는 킬킬거렸당. 제목은 ‘당다라당당’이었당. “말이 없어 탱크 타고 온 사나이, 전두환 × , 전두환 ×. 탱크 타고 물총 차고 광주를 달린다. 당다라당당 당당 당다라당당당.” 여기서 ×는, 그래 맞당, 거시기한 쌍욕이당. 그때가 내 정치 인생의 시작이었당. 세상 마음에 안 드는데 욕이라도 해야 살지 않겠느냐 말이당. 그 시절 내 정치 언어는 쌍욕이었던 것이당.
이제 쌍욕은 안 한당. (앙앙, 미앙, 거짓말이당. 가끔 혼잣말처럼 하긴 한당.) 대신 다른 정치 언어를 알게 됐당. 기사당. 기자도 정치적이당. 사실에 기초해 진실을 전파하는 행위가 이미 정치적이니까 그렇당. 그러므로 기사는 기자의 정치 언어당. 다만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의견만 나불대면 기자가 아니라 기레기가 된당. 기레기의 정치 언어는 억측, 허위, 욕심으로 가득 찬, 기사를 흉내 내는 편파적 의견이당.
은 정파에 복무하지 않는당. 사실에 근거하는 진실에 복무한당. 그리고 모든 진실은 역사적으로 보아 정치적이당. ‘그래도 지구는 돈당’이라 말했던 갈릴레이는 그저 진실에 관심 많은 과학자였지만 그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은 전부 정치 투쟁이었음을 우리 모두 알지 않는강. 진실을 향한 싸움은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당.
그런데도 ‘정치적’이라는 말이 욕설로 쓰이는 세상이당. “그 사람, 너무 정치적이야.” 이런 말을 아무한테나, 심지어 정치인한테 갖다 붙이면서 욕을 하고 염병을 한당. 한 번만 생각이란 걸 해봐랑. 그런 비난부터가 정치적이당. 함께 사는 세상에서 뭔가 도모하는 모든 행위는 그냥 정치적이당. 정치적이라는 말이 비난과 욕설로 쓰이길 원하는 사람들은 정치가 사라지고 통치만 남길 원하는 극소수의 지배 엘리트당.
이쯤 되면 눈 밝은 독자는 알아차려야 한당. 그렇당. 시민의 정치도 있당. 몇 년에 한 번씩 투표라는 걸 한당. 근데 그건 너무 가끔 해서 재미없당. 그거 기다리다보면 열불 터진당. 물총 차고 불나방처럼 막 달려가고 싶은 일이 자꾸 생기는데 정치적으로 굴지 말라고 막아서니까 더 열받는당.
시민 정치의 진짜 언어는 따로 있당. 정당 활동이당. 여기 한국 최초의 프로젝트 정당이자 온라인 기반 시민 참여 정당이 드디어 창당한당. 나는알아야겠당이당. GMO완전표시제법의 탄생을 위해 뭉쳤당. 과 빠흐띠가 도모한 일이 하나의 결실을 맺는 거당. 가슴이 벅차오른당.
서보미·김효실 기자가 공공저널리즘과 내러티브 정치 보도의 결합을 준비했당. 창당 준비 과정, 법안 발의 과정을 생생하게 옮긴 기사도 이번호에 싣는당. 시민들이 마련한 당 강령 초안을 옮기면 이렇당. “입법 과정에 직접 참여한당. 국회에만 맡기지 않는당.”
이런 일 벌이는 당다라당당한 이유가 있당. 여전히 잘나가는 우병우 민정수석, 한 번도 잘나간 적 없는 세월호 특조위, 장막 뒤 약국 불법 조제 등을 제대로 풀자면, 시민과 언론이 힘을 합쳐 자꾸 정치적인 일을 꾸며야 한당. 지금 우리는 사실 보도와 진실 확산이라는 언론의 정치 행위에서 전에 없던 모범이 되고 싶은 거당. 9월5일 저녁 7시, ‘미디어카페 후’에서 나는알아야겠당이 창당하니 놀러와주면 좋겠당. 당다라당당당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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