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두 가지 궁금증

등록 2015-02-14 10:16 수정 2020-05-02 04:27
morgen@hani.co.kr">



Ⅰ. 얼마 전부터 (The End of Power)이란 책을 틈틈이 읽게 됐다. 어쩌다보니, 2주마다 앞으로 읽을 책을 정해 공개적으로 알리고 읽고 나서는 같은 책을 함께 읽은 사람들과 토론하는 것을 올해의 계획이라고 밝힌 페이스북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가 첫 번째로 선정한 책이다. 베네수엘라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경력을 지닌 저자는 서문에서 ‘권력’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려 했다고 밝혔다. 아직 책을 완독하지 못한 상황이라 섣불리 단정하긴 이르나, 저자의 문제의식은 권력은 단지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맞춰졌다고 봐야 할 듯하다. 한때 ‘권력 이동’이란 말이 널리 회자됐다. 콘크리트처럼 굳건하게만 여겨졌던 권력이 중심에서 분산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엘리트에서 대중으로, 전통적 미디어에서 뉴미디어 등의 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생각 역시 동일한 속성을 지닌 권력이라는 요소의 소유자가 끝없이 ‘대체’되는 것으로 보는 데 그칠 뿐이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오늘날에는 권력이 획득되고 유지되며 상실되는 방식 자체, 권력의 속성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의 생각이 자칫 ‘권력이란 헛된 것이야’ 따위의 낯익은 언설에 휩쓸려, 권력에 대한 비판과 저항 자체를 무력화하는 권력무용론의 함정으로 흐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청문회를 코앞에 두고 불거진 ‘이완구 녹취록’ 파문을 보며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궁금증이 하나 있다. 정치권과 기업, 언론 등 그 어떤 얼굴을 했건 간에 이들 기성 권력집단의 유착과 과점 구조의 폐해가 단순히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그 구조에 더 많이 뛰어든다고 해서 무너지거나 ‘해결’될 수 있을까?

Ⅱ.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법정 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6부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70여 명에게 인터넷에 정치·선거 개입 글을 올리도록 지시한 혐의(국가정보원법·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원전 원장에게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고, 이를 원 전 원장이 지시한 점이 인정된다”고 법원은 분명히 밝혔다. 1심과 달리 원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 만큼 그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부정선거 논란과 함께 가뜩이나 지지율이 떨어지고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당성’마저 위협받을 소지가 있는 탓이다. 다만, 이날 판결 내용을 살펴보다 문득 전·현 정권을 아우르는 전체 권력 블록 ‘내부’의 분위기가 새삼 궁금해졌다, 알다시피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을 계기로 전·현직 정권 사이에 묘한 갈등 기류가 흐르고 있다. ‘MB맨’ 원세훈 전 원장의 대선 개입이 사실로 받아들여진 만큼, 그 배경이야 어떻든 간에 박근혜 정부의 출범 과정에 전 정부의 ‘지
분’이 있다는 점이 공식 인정된 셈이다. 이번 판결을 바라보는 MB는 뒤에서 슬그머니 웃고 있을까?



은 설 합본호(제1050호)를 내고 일주일간의 휴식에 들어갑니다. 칼바람 부는 공장 굴뚝과 도심 광고탑 위에서, 차가운 도로 위에서 ‘상처받은 자’들이 여전히 세상을 향해 절규를 토해내고 있음을 잊지 않습니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에너지 듬뿍 충전하고 돌아와 다시 현장 구석구석을 뛰어다니겠습니다. 알려드릴 게 또 하나 있습니다. 올해 ‘설 퀴즈큰잔치’는 쉽니다. 대신 3월 중순 창간 21주년 기념 특대호로 훨씬 푸짐한 선물을 준비해 독자님 곁을 찾아가겠습니다. ‘21’의 ‘21’살 잔치,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설 퀴즈큰잔치를 애타게 기다려오신 독자님들, 조금만 참아주세요.^^
한겨레 저널리즘
응원으로 지켜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