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저씨가 쓴 소설을 읽고 있다. 그 아저씬 원래 생물학자였다. 연구실에서 그가 주로 한 일은 개구리와 쥐를 흥분시켜 알과 정액을 얻는 거였는데, 그는 그 일이 싫어서 연구실을 관뒀다. 이후 여기저기 떠돌며 정처 없이 살다가 친구들에게 종종 엽서를 썼다. 엽서를 받은 친구들은 하나같이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좀더 긴 글을 써보는 게 어때?” 그래서 그는 첫 소설을 쓰게 된다. 라는 이상한 제목의 소설인데 올해에 읽은 책 중 가장 웃기고 명민했다. 얼마나 신나게 써내려간 이야기인지 알 것 같았다. 아주 속도감 있게 자판을 두드렸을 게 분명했다. 타닥타닥! 그 아저씨는 글쓰기란 카마수트라 같은 거라고 말했다. 우리를 행복과 쾌락의 절정으로 도달하게 하는 카마수트라처럼 재미있는 일이라고. 나는 진정으로 그 말을 믿고 싶지만 사실은 반만 믿는다.
학교 앞 돈가스집에서 단무지를 집어먹다가 로부터 수상을 축하한다는 전화를 받은 지 1년이 지났다. 22살에 일어난 모든 일들 중 가장 기쁜 사건이었다. 그간 받아보지 못한 격려를 받았고 상금도 기쁘게 다 썼다. 그 뒤 나는 늘 그래왔듯 글방에 계속 다니며 매주 한 편의 글을 써갔다. 대부분 별로인 글을 써가서 욕을 먹고 돌아왔다. 어떤 날엔 너무 구린 글을 쓴 내가 창피해서 울었다. 글로 호평을 받는 날은 드물었다. 글 쓰는 게 마냥 재미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글쓰기가 그리 재밌다고 말한 이탈리아 아저씨의 말은 다 구라인 거 아닐까? 나는 그가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말해버리면 속이 편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그의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재능은 다른 게 아니라 무언가를 정말 많이 좋아할 수 있는 능력 아닐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빛이 난다. 무엇이 됐든 꾸준히 뜨겁게 그걸 좋아하는 건 쉽지 않으니까.
나에게 손바닥문학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쓰는 걸 쭉 좋아해도 된다고 확인받는 계기였다. 글방에서 욕을 먹고 돌아온 날에도 다시 힘내서 다음 이야기를 쓸 힘이 나는 건 그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올해 이 손바닥문학상으로부터 그런 황홀한 응원을 받는 사람은 누구일지 궁금하다.
제1회: 대상 신수원 ‘오리 날다’, 가작 한혜경 ‘인디안밥’
제2회: 큰 손바닥 대상 김소윤 ‘벌레’, 가작 기민호 ‘구민을 위하여’, 작은 손바닥 가작 윤희정 ‘방문’
제3회: 큰 손바닥 대상 김정원 ‘너에게 사탕을 줄게’, 가작 이보리의 ‘인형의 집으로 어서 오세요’, 이도원 ‘가난한 사람들’, 작은 손바닥 대상 전구현 ‘랩탑’, 가작 최호미 ‘나는 외롭지 않다’
제4회: 대상 김민 ‘총각슈퍼 올림’, 가작 윤성훈 ‘황구’
제5회: 대상 서주희 ‘전광판 인간’, 가작 황병욱 ‘민트와 오렌지’, 이슬아 ‘상인들’
대상: 논픽션·픽션 불문 동시대 사회적 이슈를 주제나 소재로 한 문학글
분량: 200자 원고지 50~70장
응모요령: 한글이나 워드파일로 작성해 전자우편(palm@hani.co.kr)으로 접수
마감: 11월9일(일요일) 밤 12시
발표: 12월1일(월) 발행되는 제1039호(12월8일치)
문의: palm@hani.co.kr 전자우편으로만 받습니다.
상금 및 특전: 대상 300만원, 가작 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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