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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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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어요”

노점 하루 개시 금액을 모아 5년째 기부하는 김태수씨
“2013년 돼지는 열여덟 어른 캠페인 위해 잡았어요”
등록 2014-01-11 05:34 수정 2020-05-02 19:27
2013년 돼지저금통에 모은 돈을 아름다운재단에 들고 온 김태수씨.아름다운재단 제공

2013년 돼지저금통에 모은 돈을 아름다운재단에 들고 온 김태수씨.아름다운재단 제공

해마다 연말이면 돼지저금통을 들고 아름다운재단을 찾아 ‘돼지를 즉석에서 잡는’ 반가운 사람이 있다. 노점상을 운영하며 매일매일 ‘개시’로 벌어들인 돈을 5년째 기부하고 있는 김태수(60)씨가 주인공이다.

김씨는 20년 전만 해도 태양광 설비 대리점을 운영하던 어엿한 사장님이었으나, 부도와 파산 등 여러 시련에 직면한 끝에 노점을 시작한 이후 2004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기부한 횟수만 총 54회, 기부금은 차곡차곡 쌓여 100만원이 넘었다.

매월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것은 물론, 매일 개시 금액을 돼지저금통에 넣어뒀다가 연말에 돼지저금통을 들고 아름다운재단을 방문해 ‘돼지를 잡아’ 기부하는 것이다. 첫 판매 금액을 저금통에 넣는 김씨를 본 아이들은 100원, 200원을 뒤져 직접 넣기도 한단다. 경기는 어렵지만 해마다 기부 금액은 늘어만 간다.

그런 김씨가 기부 외에도 매월 넷쨋주 일요일에 빼놓지 않고 방문해 즉석에서 와플을 만들어 선물하는 곳이 있다. 바로 보육원이다. 보육원 아동들은 그런 김씨를 반기며 때로는 즉석에서 와플 5~6개를 먹어치우기도 한다. 매월 한 번씩 빠짐없이 보육원을 찾아 아이들을 만나던 김씨는 최근 보육원 퇴소를 앞둔 아동과 많은 대화를 나눈 뒤 이렇게 말했다. “보육원 선생님들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하더라도 막상 퇴소 뒤엔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아동들이 무척 불안해 보였다.” 김씨는 보육원 아동들이 만 18살에 모든 짐을 오롯이 짊어지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인 것 같다며 이 아동들에 대한 지원이 좀더 체계적이고 차별 없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2013년 돼지저금통 기부금은 ‘열여덟 어른의 자립정착꿈’ 캠페인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매월 수입이 100만원 남짓으로 넉넉지 않은 살림인데도 ‘혼자 쓰기에 100만원은 다 쓰지 못할 정도로 과분한 돈’이라고 말하는 김씨가 보육원(시설) 퇴소 아동을 위해 ‘잡은’ 2013년의 돼지가 시설 퇴소 아동의 든든한 미래를 위한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참여 문의: www.beautifulfund.org/dream18, 전화 02-766-1004

*무통장 입금 기부 참여: 하나은행 272-910016-30604(예금주: 아름다운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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