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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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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6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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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2-04-25 06:28 수정 2020-05-02 19:26

권채원 국민 괴롭히는 정부는 노 땡큐

지난 4·11 총선 이슈에 상대적으로 묻힌 것처럼 보여도, 이명박 정부는 레임덕에 존재감이 전과 같지 않아도, 불법사찰 파동을 좇는 의 끈질김은 독자를 긴장하게 만든다. 특히 표지이야기 ‘가카는 원래 뒷담화를 좋아해’는 사태의 근본 원인을 짚는다. 사찰 보고서 읽기를 심지어 좋아했다니, 이 대통령의 불법행위에 대한 문제의식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낮은 감수성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고 그저 시절이 의심될 뿐이다. 대선에선 적어도 또다시 국민을 괴롭히는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김자경 베란다 텃밭부터 시작~

특집 ‘지금은 도시농업 시대’를 읽으니 풀내음이 나는 것만 같다. 연둣빛 이파리가 몽글몽글 피어나는 봄, 도시 농부가 돼보지 않겠느냐고 싱그러운 손짓을 한다. 건조한 도시에서 생명을 가꾸고 돌보는 일 자체가 큰 위로가 되고 정신적 치유가 될 듯하다. 내가 살아가는 땅에서 자란 것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니 놀랍기까지 하다. 그 과정을 공유하는 이웃이 생긴다면 동지애만으로도 든든할 것 같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지. 쓸데없이 넓다고 불평했던 우린 집 베란다가 갑자기 기름진 땅으로 보인다. 크크.

이정주 총선이 끝나자 ‘문제’는 끝났다

표지이야기로 다룬 민간인 사찰 파문은 4월11일을 기점으로 신문들의 1면에서 사라졌다. 민주통합당의 기대와 달리 ‘총선 패배’와 동시에 모든 문제가 덮였다. 대의민주제하에서 이 또한 ‘민의’로 해석할 수 있을까. 민주당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불법사찰 문제는 애당초 특검이든 청문회든 방법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선거 전략상 보수세력에 지고 들어간 게임이었다. 패배의 진짜 이유는 50여 년 집권 역사의 보수세력을 만만하게 본 ‘방심’에 있었다.

장슬기 약한 자를 위한 사회는 어디에

성매매는 정말 ‘보이지 않는 감옥’이었다. 대한민국의 성매매 보고서 마지막 회 ‘외국인 여성 성매매’편이 오랜 공백 끝에 나왔다. 기획 연재가 밀려날 만큼 그간 우리 사회의 이슈가 많고 혼란스러웠던 탓인 것 같다. 법은 강자들이 만들어놓은 질서인가. 법이 강자들 편에 서 있다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필연적으로 약자들의 목소리는 담아낼 수 없는 수단일지도 모르겠다. 이자스민 후보가 이주여성을 대표해 국회에 입성한다. 우린 그에게 이 냉혹한 현실을 부탁할 수 있을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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